보통 아동이 만3세경이 되면 “내꺼야!” 혹은 “내가 할 꺼야!” 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듣게 된다. 정서 발달 단계상 이 시기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동에게 양보를 강요하면 부모와의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다.

양보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에 가능한 행동인데 자기중심적인 만3세에서는 어려운 숙제이다.

하지만, 부모의 칭찬에 목마른 친구들은 양보를 함으로 되돌아오는 부모의 칭찬에 계속해서 양보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성장하여 초등학생이 된 한 아동의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늘, 양보를 잘하는 이 친구는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자기 물건을 잘 나눠주곤 했다.

하지만, 그 아동의 부모는 자녀의 이 나누는 행동을 크게 못마땅해 했다.

타인에게 나눌 줄만 알고 자기 것은 잘 못 챙긴다는 이유였다.

영유아기에는 양보를 잘 모르는 아동에게 양보를 강요하더니, 성장 후에는 양보를 한다고 비난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 결정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 할 수 있을 때에 가능해진다. 또래관계가 형성되고 감정의 표출이 원활하게 될 때, 스스로 양보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 부모의 강요 혹은 양보했을 때 돌아오는 칭찬을 바라며하는 행동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양보를 가르치는 것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감정코칭이다.

영유아기에 양보가 하기 싫은 아이의 감정은 받아주되, 도덕적인 훈육은 지속적으로 하여 양보의 의미를 저축하듯이 쌓아주자. 그 후 잘못된 행동을 일러주며 행동의 한계를 설정해주는 것이 좋다.

비늘을 나눠 줄 수 있는 마음 ⓒ김지연

[무지개 물고기]라는 나눔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 있다.

반짝이 비늘을 가지고 있는 무지개 물고기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예쁜 반짝이 비늘에 반해 나눠달라고 하는 파란 꼬마 물고기의 말에

“내가 가장 아끼는 건데? 네가 뭔데?” 라는 말로 상대를 비난한다.

나눔을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나눔과 양보의 기쁨을 정확하게 모르는 무지개 물고기는 감정적으로 화를 내게 된다.

만약 이때, 좋은 부모가 있었더라면, 적절한 감정코칭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네가 가장 아끼는 거라 나눠주기 싫었던 모양이구나, 하지만, 거절하는 방법이 잘못됐던 것 같아. 나눠주기 싫은 마음은 표현해도 좋지만, 비난하는 말로 하면 서로 상처를 받게 돼” 라고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을 바르게 잡아주는 것이다.

동화에서 결과적으로, 친구들은 무지개 물고기와의 자리를 피하게 되고 무지개 물고기는 홀로 지내게 된다.

나눔으로써, 바닷속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는 되지 못하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문어 할머니의 말에, 무지개 물고기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마음을 결정한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는 비늘 하나를 파란 꼬마 물고기에게 나눠주게 되는데 그러면서 뿌듯하고 기쁜 마음을 알아가게 된다.

그렇게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에게 하나의 비늘밖에 남지 않을 때까지 친구들에게 비늘을 나눠준다. 예쁜 비늘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으나 기뻐하고 고마워하는 친구들을 보며, 더욱 행복한 감정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나눔과 양보를 이해하는데 까지는 감정이 성장하고 연령이 지나야가능해 진다. 자신의 감정도 정확하게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는 아이들이, 타인의 감정까지 예상하고 이해하며 행동을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평소 감정단어를 사용하며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감정을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부모의 강요보다 더욱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사회성이 자라나는 시기에,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감정을 자라게 하고 그 결과를 직접 느껴보는 훈련을 적극적으로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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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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