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린드(Baumrind)가 말한 3가지 양육태도가 있다. 첫째는 권위주의적 태도, 둘째는 민주적 태도, 셋째는 허용적 태도이다. 많은 부모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태도를 가지고 양육에 임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각자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성장한다.

우선 권위주의적 태도로 아이를 양육하는 경우 대체로 규율과 규칙, 예의와 예절 등에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는 허용범위가 매우 좁고 제한되어있는 것들이 많아, 무언가 해보기도 전에 부모의 제제로 자녀 스스로가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패를 해보는 경험도 적다. 이미 부모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시도를 해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떠한 의견을 내세우더라도 부모님이 규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판단이 되면 더 이상 ‘나’(자녀)의 주장을 내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장한 아동은 도전의식이 적고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정반대의 양육태도로 최근 우리나라 부모들이 주로 취하는 과잉 보호적 태도 또한 결과는 비슷하다.

권위주의적 태도의 부모와는 달리 모든 것을 부모가 다 허용하고 제공 해주지만, 그 역시 지나친 간섭으로 인해 ‘나는 무엇이든 잘 못하는 아이’ 라는 인식이 굳어지게 된다. 이 또한 도전의식이 적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아동으로 성장하게 된다.

두 가지 양육방법은 정 반대의 태도이지만 그 결과는 비슷하다. 너무 많은 것을 제공하거나, 많은 것을 못하게 하는 이 두 가지 양육태도는 스스로의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고 부모의 의견에 따른 결과만을 받아들이게 하여, 심리적으로 위축되어있게 된다.

당연히, 이는 사회에 나가서도 좋지 않은 작용을 한다. 친구들의 말에도 크게 주장을 내세우지 못하고, 또래 관계에서도 무리의 중심에 있기보다 눈치를 보거나 주변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동에게는 모든 상황에서 적절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아직 발달과정에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것들에 관한 부모의 염려와 걱정은 충분히 이해해 할 수 있는 부분이나, 위험과 불필요하다는 생각 또한 아이들 스스로 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무엇이 위험하고 어떤 것이 규칙에 어긋나며 그로 인해 어떻게 결과가 달라지는 것인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사회적인 관계 내에서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안녕상자. ⓒ김지연

동화책 [내 생각 먼저 물어봐주세요.] 로 생각의 중요성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엄마는 청소를 하고 있다. 하지만 늘 어지럽게 정리되지 않은 주인공 별이의 방을 보고 결국 엄마가 청소를 하기로 한다.

자신의 물건이 정리되어져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 하다가 결국 별이는 중요한 물건까지 버려지는 것을 보고 화가 나게 된다.

별이는 “안돼! 나한테 물어보고 치워야지!” 라고 말한다.

보통 이렇게 화를 낼 경우 권위주의적 태도의 부모는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물어보긴 뭘 물어봐! 네 방 청소는 네가 했어야지! 어지럽게 되어있으면 앞으로 버린다!]

아이들은 단지 물건을 치우는 것에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버리는 것, 나의 의견은 물어보지 않은 것에 화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은 나의 감정을 공감 받지 못했다고 느끼기도 한다.

다행히 이 동화책에서는 엄마가 별이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그리고 함께 방법을 찾아 결과가 달라진다.

별이의 엄마는 “그렇구나, 그러면 이건 버려도 돼?” 라고 물어본다.

그리고 어떤 것을 버려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소중한 물건을 함께 정리하기로 하고 쓸모없는 것을 버리게 된다. 버리는 것에는 ‘안녕상자’를 만들어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이는 자신의 감정을 공감 받았고 의견도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엄마 또한 원하는 방 정리를 하게 된다. 이것이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부모의 시각적인 평가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방법을 해결해보는 것이다.

이것은 또래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부모와의 관계는 작은 사회집단이다. 이 사회집단에서의 연습과 경험들이 밖으로 나아가 친구들과의 부적절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나’의 생각은 매우 중요하다. 권위주의적 태도의 양육법을 적용하고 계시는 부모님들 또한 스스로의 가치와 이념이 맞다 생각하여 행동하는 것처럼, 자녀들 또한 스스로의 생각이 맞다 생각하는 주장이 있을 것이다.

그 의견에 귀 기울여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가 아닌 작은 일에도 도전하며 자신의 생각을 펴낼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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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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