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모들은 직장생활로 인한 늦은 귀가로 인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면, 지친 체력도 문제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놀이의 부재로 컴퓨터나 모바일 게임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정된 짧은 시간 안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게임을 통한 재미는 공유할 수 있으나, 아이의 최근 생활과 생각들은 나눌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이 또래와 무엇을 하며 노는지 관찰해 본적이 많이 없을 것이다.

필자는 직업 특성상 기회가 되어 종종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을 접할 수 있는데, 대부분 핸드폰으로 같은 게임을 하거나, 게임에 관한 대화를 하는 등의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앞서 말한 집에서 잠깐씩 비춰지는 아이의 놀이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것에 중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관련된 정보만을 공유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점점 더 노는 법을 모르게 되어 가고 있다.

몸으로 하는 놀이나 대화를 통한 놀이를 경험해 본 적이 별로 없고, 잘 모른다.

아이들이 가상의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한 부모에게 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의 바쁘고 피곤한 하루, 귀찮은 마음 때문에 자극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놀이들을 시시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부모가 스킨쉽을 통한 놀이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다. 놀이를 배우고 생각을 나누는 것을 자주 접하지 못한 아이들이기에,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 몸을 부딪치며 노는 것이 크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 것이 가상공간에서의 각자의 모습일 수는 없다. 현실에서 상대를 만나 감정을 읽고 나와 비슷한 감정들을 찾아 함께 나누는 것이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 일련의 과정인 것이다.

함께 놀며 배우는 친구들 ⓒ김지연

[친구가 되고 싶다면]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감정과 놀이는 서로 함께 나누는 것’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 친구가 되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져 있다.

예를 들어, 개미와 친구가 되고 싶다면 뛰어다니며 손으로 잡고 흔드는 것이 아니라, 가만가만 손을 내밀다 보면 개미가 손위로 올라 올 것이라는 것.

나비와 친구가 되고 싶다면 곤충채집을 하며 잡으러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나비처럼 팔랑 팔랑 춤을 춰보는 것.

강아지와 친구가 되고 싶다면 꼬리잡기를 하며 귀찮게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강아지가 따라 올 수 있도록 함께 달리기를 하는 것. 등 이라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는 나눌 수 없는 감정들을 혼자만 느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친구가 하는 행동과 놀잇법들을 관찰하며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정서적인 문제를 유발하는 각종 장애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술래잡기를 하는 친구들을 관찰해 보고, 함께 어울리고 싶다고 말하며 함께 어울려도 보자. 대화도 놀이도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을 쌓기 위해 친구가 하는 놀잇법들을 잘 관찰해 보자.

가장 먼저, 친구가 되고 싶다면 나의 즐거움만 내세우기 보다는 친구의 즐거움을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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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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