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2일 “세계 자폐인의 날”에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회장 윤종술)가 주축이 되어 전국 회원들이 집결하여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촉구를 위한 집중 결의대회’를 연다.

이날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전국의 200여명의 부모님들이 기껍게 ‘삭발’을 자원해서 결의대회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며칠 전, 우연히 SNS에 올라온 글을 읽고, 에이블뉴스 애독자분들과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소개한다.

다음 글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종로지회장을 맡아 여러 해 동안 부모활동가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수정 씨의 글이다.

2016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습. ⓒ김은정

4월2일 발달장애인 부모 200여명이 ‘삭발’을 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앙집행부, 각 지역 집행부 전원을 시작으로 지회장들과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결의하여 속속 자원하고 있다.

지방의 한 회장님은 이번이 세 번째! ‘삭발’이다. “지난 정부 때도 법안을 3개나 만든 우리인데, 이번 정부도 우리가 힘을 모으면 무엇인들 못할까” 하며 담대하게 나섰다고 전해온다.

지난 2016년 뜨거운 땡볕아래 시청 광장에서 삭발한 분들이 다시 자원을 한다. 그 밤송이 같던 머리가 삐죽삐죽 자라 이제야 단정한 단발로, 세련된 숏 컷으로 자리 잡은 그녀들이다.

그 당시 삭발 명단에 넣었다가 정책이 타결되어 순서가 되지 않았던 그 당시 자원자들도 기꺼이 다시 나서고 있다.

암이 재발되어 수술 날짜가 정해져 어쩔 수 없이 삭발 자원을 포기한 분도 있다. 2주후 자궁절제 수술을 앞두고도 삭발을 결정한 사람도 있다.

내 머리카락은 내 의지로 자른다며 가족 동의 없이 ‘삭발’을 마음먹은 사람! 나는 그들의 엄마이고 아내이니 가족의 동의를 기다리며 ‘삭발’을 마음먹은 사람! 엄마가 안 나서면 누가 외쳐 주겠냐고 쿨한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삭발’을 마음먹은 사람!

그렇잖아도 부모 운동에 동동거리는 아내를 마뜩찮아 하던 남편의 심한 반대에 가슴 앓고 몸살이 나서 누워있는 ‘삭발’을 마음먹고 싶은 사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종로지회장 김수정씨. ⓒ김은정

절절하기도 하고, 단호하기도 하고, 결연하기도 하고, 때론 징징거리며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보이지만 ‘삭발’을 하든 안하든 결국 우리가 바라는 목표는 같다.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발달장애인도 인간답게 살 권리와 국가의 책무를 요구한다!

더 이상 가족의 희생을 담보로 하지 말고,

더 이상 비극적 죽음을 재촉하지 말고,

더 이상 발달장애인을 시설에 가두지 말고,

인간답게 살 권리 보장을 요구한다!

조금 더 기다려라? 제발 이런 말은 그만하시길. 언제까지 가족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하는지...얼마 전에도 발달장애를 가진 자식을 망치로 때려죽인 부모가 있다.

다른 방식의 요구를 먼저 해 보고 마지막 보루로 ‘삭발’등을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묻는 이들이여! 안, 해, 보았겠는가! 내가 모른다고, 내가 그 자리에 없었다고 진실이 그러하지 않을 진데...

언제나 투쟁만 일삼는가라고 묻는 이들이여! 그,러,한,가! 프로그램이나 인식개선만으로 정말 우리 사회가 바뀌고 삶이 달라진다고 희망하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강서구에서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설명회장 입구를 막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교육 받을 권리’조차 어미가 무릎 꿇어 호소해야 하는 이 현실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우리들의 절박한 모정과 부정의 외침이 사회에 울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수정 씨는 현재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종로지회장을 맡아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위해 동분서주 활동 중입니다. 자폐성장애와 뇌병변, 시각의 중복장애가 있는 24세의 아들은 사설 치료연구소에 취업해 꾸준히 자립 연습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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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칼럼니스트 발달장애화가 이규재의 어머니이고, 교육학자로 국제교육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본능적인 감각의 자유로움으로부터 표현되는 발달장애예술인의 미술이나 음악이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적 가치로 빛나고 있음을 여러 매체에 글로 소개하여,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며 장애인의 예술세계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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