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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패럴림픽 자원봉사자 활동에서 느낀 씁쓸함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3-22 12:55:25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 ⓒ유희준
에이블포토로 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 ⓒ유희준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자원봉사 이후 잠깐의 휴식을 거치고 패럴림픽 자원봉사자로 다녀왔다. 아직 노독이 풀리지 않아 살짝 피곤한 상태로 글을 쓴다.

강릉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했던 건 유니폼에서 올림픽 마크를 떼어내고 패럴림픽 마크를 부착하는 일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별개의 기구로 존재를 하고 역사의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에서 씁쓸하게 느껴졌다.

올림픽은 현재 여성, 남성, 혼성으로 경기를 가려서 메달을 겨룬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여성 선수 출전이 가능했으므로 이 기준도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다. 하지만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는 나름의 기준으로 경기를 곧잘 나누고 있는데 왜 장애인들을 위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던 걸까? 별도의 기구가 마련되어야지만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현실이 유감스럽다. 대회 기간과 메달 수가 늘어나더라도 언젠가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하나의 축제로 운영되길 바라본다.

패럴림픽은 올림픽 이후 후원사와 방송국 직원들이 여럿 빠져나가 버린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관중들의 열기는 여전한 데 비해 중계 시간은 현저하게 줄었다.

올림픽 때 지상파 3사가 같은 경기를 중복으로 중계해서 과하지 않냐는 비난을 받았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표현한 이희범 조직위원장의 개회식 연설은 요란하게 전파를 탔지만, 메달을 처음으로 획득한 신의현 선수의 15km 크로스컨트리 경기는 중계되지 않았다. 미디어 언급 빈도 역시 올림픽보다 줄었다. 어쩌다 한 번씩 올라오는 패럴림픽 관련 기사의 댓글 창에는 중계를 늘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장애인 편의의 경우 올림픽보다는 한결 나아졌지만, 여전히 저상버스의 수가 적어서 대기시간이 길었고 도로통제로 인해 관중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봉사자들은 장애인의 대조표현으로 서슴없이 일반인, 정상인 등을 남발했으며 안내할 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수어를 할 수 있는 봉사자 또한 드물어서 전문 인력이 배치되어야 했지만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자블록이 있는 곳엔 엘리베이터가 없었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엔 점자블록이 없었다. 다양한 종류의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폐해이다. 올림픽 때부터 있었으면 좋았을 시설들이 패럴림픽이 되어서야 생기기도 했다. 보여주기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에는 대통령 내외가 직접 경기를 보러왔다는 점이 특별했다. 김정숙 여사는 거의 매일같이 경기를 직관했다. 중계를 늘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언사에 방송 3사의 재편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하키센터에도 대통령 내외가 방문하여 운 좋게 만나 뵐 기회가 있었는데 권위의식 없는 모습으로 봉사자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진 요청에도 흔쾌히 승낙하는 대통령의 마음씀씀이에 아버지와 같은 푸근함을 느꼈다.

문 대통령은 패럴림픽이 끝난 뒤,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패럴림픽을 계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관련 대책을 다시한번 점검해주기 바란다”며 “특히 패럴림픽의 감동이 일회적인 일로 끝나지 않도록 장애인체육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덕분에 장애인 체육시설을 늘릴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관중들. ⓒ유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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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때는 부착되지않았던 점자스티커. ⓒ유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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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유희준 (ekkri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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