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었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을 하였다. 아이들은 반 배정을 받고 새로운 친구도 만나게 된다.

친구끼리 관계 맺음에 있어서 이제까지는 알 수 없었던 각종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서서히 깨달아가게 된다.

지금은 서로 익숙해지고 살펴봐야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자녀의 기질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친구 만들기에 조급해 하신다.

이 조급함이 자녀에게 전해져 아이들은 친구 사귐에 겁을 내거나, 마음이 불안해져서 반대로 친구가 좋아하지 않을 만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반에는 꼭 인기 있는 친구가 한두 명 있다. 이런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많다.

인기 있는 아이의 특징을 살펴보면, 관계 맺음에 있어 적극적이고 상대에 대한 허용범위가 넓다는 공통점이 있다.

허용범위라 함은 친구가 실수해도 이해해주는 것, 친구가 서툴러도 받아주는 것, 잘 들어주고 친절히 말하는 것 등을 말한다.

이런 친구들처럼 내 자녀도 인기 있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당연하다.

그래서 지난 칼럼에서는 잘 어울리기 위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나, 용서하는 마음 등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와 관련하여 이번에는 조금 더 적극적인 친구사귀기 대화법을 소개한 동화책을 살펴보려 한다.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다. ⓒ김지연

[늑대도 친구가 필요해] 라는 동화책이 있다.

주인공 늑대는 겉모습은 험상궂지만,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어 하는 마음여린 늑대이다. 하지만 늑대라는 선입견 때문에 다른 동물들은 도망가기 일쑤다.

어느 날, 돼지 삼형제가 놀고 있었다. 늑대는 그들을 보자마자 황급히 달려갔다.

먼저 늑대는 “얘들아, 같이 놀자.”라며 이야기를 하고, 그들이 응답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타인의 입장에서 나와 함께 하고 싶은지 아닌지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늑대는 무조건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본 돼지들은 늑대가 공격하는 줄 알고 놀라서 도망을 가버릴 수밖에 없었다.

또 염소네 집 앞을 지날 때였다. 숨바꼭질을 하는 염소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에 갑자기 끼어들며 “내가 찾을게!”라고 외쳤다.

하지만 늑대를 만난 염소들은 무서워 모두 도망을 가버린다. 친구와 함께 어울리고 싶다면 우선 친구들의 놀이를 관찰해야한다.

나와 함께 어울릴 상황인지, 놀이가 진행되고 있는 중은 아닌지, 새롭게 놀이에 들어가도 친구들이 거부감이 없을지에 관해 생각해야 한다.

ADHD아동들이 친구 사귐에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이 늑대와 같은 행동요소가 많다는 것도 있다.

기다리거나, 지켜보거나 관찰하는 과정을 잘 이행하지 못한 채 보이는 갑작스런 행동으로 인해 친구들은 피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는 스스로 ‘친구들은 나와 놀기 싫어해.’라는 결론을 내려버린다.

스스로 자존감을 떨어뜨리며 타인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살펴보며 반복되는 잘못된 행동 요소를 찾고 수정해야한다.

이 동화책에서 늑대는 우연히 빨간모자를 만나게 된다. 빨간모자는 친구와 어울리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친구들은 늑대의 겉모습에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관찰하지 않고 무조건 뛰어 들어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행동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이다.

다음날, 늑대는 돼지 삼형제와 일곱 마리 염소가 축구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늑대는 빨간모자에게 배운 대로 우선 기다렸다.

끼어들지 않고 동물 친구들이 축구하는 것을 보며, 규칙을 파악한 후 돼지가 공을 잘 차는 것을 보고, 늑대는 “우와~ 정말 잘한다. 멋져~ 너희들 대단하다~”라고 말한다.

모르는 아이라도 나를 칭찬하고 호의적으로 봐준다면, 그 대상이 누구든 간에 긍정적인 이미지로 보이게 된다. 이후에 나도 함께 놀아도 되는지 물어볼 수 있다.

위의 상황에서는 축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골키퍼 필요하지 않아? 같이 하고 싶은데 나도 해도 될까?” 라고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경기를 즐기며 규칙을 잘 지키고 친절한 인상을 남긴다면 다음에도 함께 놀자는 친구의 제안을 듣게 될 것이다.

나에게 딱 맞는 친구는 처음부터 없다.

익숙해지는 시간과 관계를 맺는 과정들을 통해 나와 맞는 친구를 발견하는 것이 모든 아이들의 숙제이다.

인기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단 한명이라도 스스로 사귀어본 친구가 있다면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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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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