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특징을 말하라면 “불편해 보인다” 였다. 겉으로 보이는 장애나, 겉으로 보이진 않더라도 정서적으로 앓고 있는 장애 모두, 불편하고 달라보였다. 그래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하루는,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라는 그림책을 본적이 있다. 이 그림책은 나의 선입견을 깨닫게 해주고 나는 다른 사람과 달리 불편한 아동을 잘 이해한다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음을 알고 반성한 계기가 되어준 책이다.

이 책은 오빠가 여동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피아노를 칠 줄 알지만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노래는 못 부르는 여동생.

하지만, 피아노의 우릉우릉 거리는 울림이 좋아 음악적 표현을 섬세하게 하는 그런 여동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춤도 출수 있고, 줄맞춰 걸을 수도 있으며, 뛰기도 하고 구르기도 좋아하며 구름사다리도 좋아했다. 하지만 위험을 알리는 소리는 들을 수가 없는 여동생 이였다.

그렇다. 이 여동생은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였다. 보통 청각장애를 가졌다 하면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단정 짓는다. 수화를 통해 대화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한 TV프로그램은 또다시 내가 놓친 부분을 인식시켜주었다.

효리네 민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손님이 있다. 어려서부터 잘 듣고 살다가 후천적으로 청력을 상실한 이 손님은 이제껏 들어온 소리의 기억으로, '독순술-입술을 보며 상대방의 말을 읽는 방법'이 가능했다.

듣지는 못해도 독순술로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청력을 잃기 전 말했던 방법을 더 열심히 연습해 평상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도 나와 있었다. 동생은 손가락과 입술로 말하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 여동생은 선천적인 장애라 말하는 법도 몰라 능숙하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공’이라는 단어에도 '고오오오옹' 이라며 입모양을 따라하며 소리를 내기위한 노력이 가능했다. 또한, 작은 움직임까지 느낄 수 있어, 라디오를 손으로 만져보고는 켜져 있고 꺼져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분을 전할 때 말로 다 전달할 수는 없지만 각종 감정들을 얼굴과 어깨로는 누구보다 더 많이 말할 수 있으며, 각종 감각기관이 더욱 발달해서 듣지 못하는 것 외에는 다르지 않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장애는 보통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장점을 가진 것을 의미했다.

대화의 이미지 ⓒ김지연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착각을 한다. 오히려 더 많은 감각이 발달한 이들에게 불편 할 것이라며 단정 짓고, 예의나 규칙 혹은 기본적인 매너 또한 더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모를 것이라며 함부로 평가하며 행동하기도 한다.

비아냥거리는 말이나, 차별대우가 섞인 말로 듣지 못할 것이라며 착각 속에 빠져 잔인하게도 소리 없는 총을 겨누기도 한다.

대화를 하기 위해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 공통의 화제로 이야기를 하거나, 혼자서만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장애를 가진 이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모습이다.

특별함으로 인해 반응이 조금 느리지만, 위처럼 청각장애라도 입으로 대화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친구들은 더욱 집중하여 상대방의 말에 관심을 기울인다.

사실, 스마트 폰에 빠져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이 더 편하다는 보통의 현대인들이, 오히려 더 대화매너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더 대화매너에 관해 다루자면 초등학교 , 중학교 입학한 친구들에게 더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패스트푸드점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에서 친구들과 행동하며 자신을 관찰해보면 스스로의 부족함을 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몇몇 특징으로 관심 끌기 위한 엉뚱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

저급한 이야기나 화제에 벗어나 재미있어 보이는 소재로 혼자 웃음을 보이는 행동 또한 매너에 어긋난 행동이다. 함께 나누지 못하는 대화는 단체생활에서 부정적인 시선과 결과를 초래하므로 큰 소리로 말하지 않고 주제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

관심 끌기 위한 행동이나 화제를 흩트리는 친구에게는 ‘타임아웃’을 적용하여 대화에서 배제 시킨 뒤 친구들의 대화에 귀 기울여보고 참여가 가능 할 때 풀어주는 형식으로 접근 하는 것이 좋다.

신체가 다르고, 생각이 달라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같은 인격체이다. 신은 어느 한 부분을 다르게 만들었을 지라도, 결국 특별함을 더 해줘 모두가 공평하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이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기본적인 예의까지 남다르게 행동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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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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