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서에 보면 이런 말들이 많다.

자녀들이 게임이나 시험에서 지고 돌아오면 감정을 공감해주시고, 괜찮다고 타일러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 자녀들을 위로하기 전에, 부모님의 감정이 더 좋지 않다.

가령 ‘또 시험결과가 좋지 않네.’ ‘지난번에 선생님이 조심하라고 알려 주신 건데 또 실수했네..’ 등 부모의 감정이 먼저 나오는 모습이다.

공감의 기술이 당연히 먼저 나와야 하지만, 가슴에서 공감이 가지 않아 표정에서 드러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표정을 빨리 읽기 때문에 큰 위로로 다가오지 않는다.

학교라는 집단생활에서는 승자, 아니면 패자로만 나누는 경향이 있다. 사실은 그러하지 않지만, 사회로부터 비롯된 그릇된 생각들이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1등은 한명 뿐, 패자가 되기는 싫은 마음에 감정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장애아동들은 자존감이 높은 경우가 많지가 않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패배했을 때에 상실감과 속상함이 더 크게 작용을 한다. ‘또 졌다’라는 것이 더욱 분하게 작용하여, 화를 내거나, 게임에서 이탈하는 등의 모습등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 중에서도 굳건히 견뎌내어, 아무렇지 않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 아이들은 위에서 언급한 자존감과 관계가 있다.

자존감이 높은 친구들은 승패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이 상황 외에도 많은 게임과 시험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번엔 아쉽지만 빨리 감정을 털어내고 다음 상황을 생각한다.

또한 잘 못해도 상관이 없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분명함으로 상황을 인정하고,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더욱 힘을 쏟기로 마음을 먹기 때문이다.

패배를 인정하는 박수 ⓒ김지연

패배에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이전에 언급했던 결과 수용하기와 흡사하다. 결과를 인정하지 못해 패배에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다.

패배에 대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모두 이길 수는 없어. 이번에는 이기지 못했지만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다음, 선택할 수 있는 것들 중 다른 사람을 돕거나,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등 감정을 이완시킨다. 이후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여 다른 상황으로 이동하여 현 상황을 벗어난다.

매번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가 될 수가 있다. 이때에 감정에 크게 동요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스스로의 대화가 필요하다.

장애아동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에게 마법의 주문을 거는 것으로 낮은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가령 ‘이기지 못해도 괜찮아.’, ‘지는 것이 최악은 아니야’ 등과 같은 말로 스스로를 다독여보는 것도 유용하다.

또한, 패배에 대처하는 방법 중 능숙한 방법으로는 깨끗이 수용하기가 있는데, 이것은 각 모둠과 단체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스스로가 타인에게 긍정적인 이미지가 되고, 사회적으로 좋은 모습으로도 보여 질 수 있다.

깨끗이 수용하는 대화로는 게임에서 진 것을 인정하는 말들로, “너 정말 잘하는 구나”, “축하해”, “졌지만 재미있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패배에 대처하고 깨끗이 수용하면, 우리에게 다가온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해 볼 수도 있다.

많은 아이들이 이기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처를 잘못해 소외되고 또래관계가 어긋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의 감정에 치우쳐, 각 상황들이 불편해지고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아직 감정처리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기에 많은 연습을 통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더하자면, 어른들의 감정으로 인해 아이들의 감정을 좌지우지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어른들의 의연한 대처가 더욱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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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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