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유엔인권위원회에 호소하고 있다. 곧 유엔인권위원회에 접수되어 안건으로 다루어질 전망이다. 일을 봐 주는 사람이 있고, 아직도 권력은 살아 있으니 부럽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의 주장은 구치소는 더럽고 지저분하며, 추운 방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조명불을 밤새도록 밝혀 두어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식사의 질이 좋지 않아 영양상태도 매우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이었고, 수많은 국민들이 지지하여 표를 얻었고, 지도자이자 국가의 영도자로 여겼던 분이었는데, 아직 재판을 받고 있을 뿐 무죄추정주의에 의해 죄인은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비난을 하기에는 이른지 모르겠으나, 이미 국민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고, 국민에게 조금의 미안함이나 대통령을 했던 사람으로서의 자존심이나 권위, 존재감, 양심을 발견할 수가 없어 국민들은 신음하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라며 인권보고서가 제출된 것에 대하여 법무부는 바닥에 그냥 잠자는 것이 아니라 매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여 보온을 하고 있으며, 수감자들의 사고예방을 위하여 불을 켜 두지만 이는 관리용으로 복도에 아주 어두운 조명에 불과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면 적어도 공주를 위한 특급 호텔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서운했는지 모르겠다.

법무부의 대답은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7명 정도의 인원이 한 방에 지내고 있으나, 박근혜는 그 공간을 독실로 사용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바닥에 담요를 깔고 잠을 자고 있어도 박근혜는 매트를 제공받고 있으므로 오히려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고급 침대를 여러 대 구입하여 사용하였고, 외국에 출장을 가면 숙소에 벽지를 새로 바르고, 시트는 새로이 구입한 것으로만 사용을 하였다고 하니 결벽증이 있어 특별히 청결을 챙기는 사람으로서는 보통의 국민들이 사용하는 것들은 더럽고 지저분한 것들로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제소자나 수감자 누구도 유엔에 인권침해라며 말하지 않는데, 박근혜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직도 특권을 누릴 것이 남아 있다는 뜻일 게다. 박근헤는 오직 국민들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특권 발 아래 엎드려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언론 앞에서 국민을 생각하는 척 연기만을 한 배우를 대통령이라 생각한 국민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인가! 청와대의 공무원들은 국민이 낸 세금을 가지고 온갖 권력을 휘두르면서 범죄잡단으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국민들을 슬프게 한다.

2007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국회에서 비준하기 위한 논의가 있었다. 이때에 권리협약과 선택의정서를 모두 비준해 줄 것을 장애인들은 요구하였으나, 당시 유시민 장관은 유엔에 가서 서명을 하면서 선택의정서는 서명을 하지 않았고, 국회에서 선택의정서를 비준하는 것에 대하여 노무현 정부도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입법은 삼권분립이 되어 있어 국회에서 다루지만, 정부가 이행할 수 없다거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극구 반대를 하면 비준하거나 제정하기가 어렵다. 행정부 수장이 정당의 당대표였고, 국회에서 의원으로 있었으며, 집권당이 국회도 장악하고 있고, 정부가 거부한다면 법은 제정될 수가 없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선택의정서까지 한 번에 비준을 받도록 부분 비준을 거부하고 끝까지 투쟁을 할 것인가, 우선 급한 대로 권리협약을 먼저 비준하고 차차 선택의정서도 비준을 받도록 할 것인가 두 갈래 길에서 장애인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였다.

명분이냐, 실리냐의 문제였다. 국회에서는 청문회를 통하여 두 가지 의견을 가진 장애인을 대표를 불러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사위에서 청문을 하고, 장애인계에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여성권리협약도 먼저 협약을 비준하고 2년 후에 선택의정서를 비준한 바 있으니, 장애인권리협약도 먼저 본문만 비준을 하자는 것이었다. 반드시 몇 년 후 국회에서 선택의정서도 비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하였다.

그런데 이 약속은 이명박 정부로 넘어와서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 와서도 장애인들의 간곡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비준은 국회의 몫이지만, 정부에서 비준을 청원해 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정부가 필요한 법률을 청원하면 국회에서는 안건을 상정한다. 국내법의 제정이라면 의원발의로 제정을 위한 검토가 시작되겠지만, 특히 국제법이고, 유엔과 연관된 법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청원요구가 필요하였다.

장애인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해 달라고 한 것은 선택의정서가 없이는 권리협약은 하나의 선언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권리가 있다고만 하였지 그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활동을 막아두었기 때문이다. 선택의정서는 피해를 입은 장애인이 유엔에 인권문제를 진정할 수 있고, 유엔은 이에 대하여 조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용한다는 약속이었다.

장애인의 권리에 대하여 비준하였다는 생색은 내면서도 실제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방법은 막아 두었던 박근혜 정부가 이제 문재인 정부로 옷을 갈아입었다. 5년 후 다시 문재인 정부도 무관심한 나쁜 정부라고 다시 글을 쓰는 일이 없도록 현 정부는 선택의정서를 비준해 주기 바란다.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선택의정서마저 외면해 버린 권력자가 자신을 위해서는 인권을 논하고 있으니 인권을 말할 기회조차 없는 우리들은 참담할 뿐이다.

희롱 당하고, 무시되고, 버림받고, 억압당하던 국민들은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참고 속으로 울고 있는데, 가해자가 인권을 주장하니 인권은 역시 군림하는 자의 것이고, 헌법 위에 떼법이 있음을 법률 전문가들도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이제 국민들, 특히 안전망이 필요한 장애인들은 더 이상 기망 당하는 것을 그만 하고 싶다. 책임을 지고 안고 간다고 했으면 책임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리고 전 정부에서 하지 못했던 장애인 권리협약의 선택의정서 비준, 2년만 보류해 두자고 했으나 이미 10년이 지나버린 비준을 현 정부는 해결해 주기 갈망한다.

장애인이 인권을 침해받아 유엔에 진정을 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하여도 전직 대통령이 유엔에 진정하는 것보다 덜 수치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끝없이 기망당하는 인권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태 장애인 10년 의장국으로 벌써 5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선택의정서 비준안조차도 상정해 주지 않으면서 개발도상국 원조니, 국제 인권 협력이니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은 아는데, 정부만 모르는 것 같다.

버려진 헌신짝은 아무런 말이 없는데, 헌신짝을 버린 자는 왜 새 꽃신을 주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국민은 신발이고, 대통령은 공주의 신분인가? 그렇지 않다면 조속히 선택의정서를 비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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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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