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의 복지카드. ⓒ서인환

2006년 언론에 소개된 희소병 부녀의 사연으로 유명해진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했다. 이 사건을 두고 두 얼굴의 야누스, 의혹투성이, 연쇄살인, 계획된 범죄 모의, 최대의 미스터리, 이해할 수 없는 초유의 사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적장애는 주로 선천성이지만 ‘어금니 아빠’는 그렇지 않다. 장애인등록을 2년 전에 했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상실이 있다고 하였으나 뇌병변으로 지적장애 3급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평소 생활과 사건을 보아 오히려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지적장애 등급을 받을 때에 고도의 기술과 꾀병으로 통과된 것이다. 지능은 지능검사를 통해 측정되므로 응답을 연극을 할 수 있다. 천재라면 말이다. 측정도구와 판별기준에 허점이 있다.

‘어금니 아빠’는 정신장애 3급이기도 하다. 그러나 망상을 가지고 있거나, 헛것을 보거나 듣는 것도 아니고, 정동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함박웃음을 띠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으며 사회성도 문제가 없다.

이 씨는 장기적으로 불면증 치료제 졸피덴(zt10)을 복용한 사실이 있다. 졸피덴은 단순한 수면제가 아니라 강력한 마약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약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구입할 수 있다. 이 약은 정신적 질환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정신장애인 등급을 받은 것은 이 약품의 결과일 뿐이다. 이 경우 환자이기는 하지만 장애인으로 보기 어렵다.

지난달 5일 이 씨의 아내 최모씨가 자살을 하였다. 언론은 여기에도 의혹을 가진다. 살해를 하였다면 자살 동기가 가족의 희소병으로 힘들었다고 쓰게 하거나 위조했을 것이나, 그런데 남편의 변태적 성접촉(유사성행위)로 힘들었다고 썼다.

이 씨는 세계 10명, 국내 2명밖에 없는 거대 백악종 환자였다. 이 희소병은 잇몸과 뼈 사이의 백악질에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성장기에 종양이 계속 자라나는 유전병이다. 어떤 언론은 이 종양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니 안면장애라고 말한다. 그러나 안면장애는 얼굴의 기형이 아니라 화상자국과 같이 얼굴 피부의 협착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이 씨는 성장기가 지나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다. 2006년 딸이 27개월 되던 때에 수술비 마련을 위해 언론에 소개되었고, 모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침마당, 취재현장 등 여러 언론을 타게 되었고, 관심을 받아야 먹고 사는 쇼윈도우병(심리적 노출증)에 중독되었다. 처음에는 아내의 통장으로 나중에는 딸의 통장으로 후원금을 받게 된다.

자칭 ‘어금니 아빠’가 되고, 딸에게는 ‘천사도 질투한 예쁜 얼굴‘로 표현한다. 그 후로 유튜브, 까페, 싸이월드에 홍보를 하다가 직접 홈피를 운영한다. 그리고 2006년도에는 전국 자전거 국토대장정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모금활동을 한다. 일정한 직장이 없던 이 씨는 영사관에 편지를 보내어 도움을 받아 비자를 받게 되고, 짱구 인형의 탈을 쓰고 이벤트를 한다.

이 씨는 매우 우수한 모금 기획자이다. 1만원 후원자 7만 명으로 7억원 모금 프로젝트를 한 것이다.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할 때에는 순수했으나, 돈을 줄 수 없으니 사랑만 줄려고 한다고 홍보할 때에는 이미 모금선수가 되었다.

갑자기 손쉽게 돈이 생기자 앞으로 영원히 이런 돈이 생길 것이라 생각되어 계획과는 달리 수술비나 생활비가 아닌 다른 곳에 돈을 사용하게 된다. BMW 자동차 구입이나 고가의 애완견 키우기, 고가의 문신하기 등이 방탕한 생활로 이어진다.

17번의 딸 수술은 하트하트재단 등 여러 곳에서 지원해 주고 있었다. 이벤트의 맛을 알게 된 이 씨는 25명의 희소병 아동에게 선물보내기도 하고, 동화책과 자서전적 책을 출간하기도 한다.

이 씨는 희소병으로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다. 그리고 잦은 병원생활로 학업이 뒤쳐져 중학교 진학을 하지 않았다. 20세에 16살의 아내를 만나 다음해에 딸을 낳게 되었고, 유전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과는 달리 딸도 같은 희소병을 갖게 되었다.

이 씨는 무직이지만 밤의 세계나 유흥업소에서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신 문신을 하고, 어금니만 남은 입을 벌리며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어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오히려 질병을 이용하게 된다. 전과 18범이라 하니 보험 사기나 밤의 세계의 행적은 경찰이 수사해야 한다. 사건과 무관하여 수사하지 않으면 이 씨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오판할 수 있다.

이 씨의 아내는 매우 불행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희소병 남편을 만나 17세에 희소병 딸을 얻었고, 후원금을 전용하는 것을 봐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 씨가 성기능 장애를 가지게 되자 변태로 변해갔다. 계부 시아버지와 관계를 하고 동영상을 찍어 오라는 이 씨의 요청에 대판 부부싸움을 하고 자살을 했다.

2009년 미국에 가면서 부인과 딸을 영월에 있는 부모 집에 맡겼는데 이때에 계부 시아버지로부터 며느리인 최 씨가 현재까지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 씨가 고소장을 경찰서에 접수하였는데, 아내를 억압하기 위해 문신을 전신에 새긴 이 씨의 행적으로 보면 문신 역시 성적 변태행위나 아내의 속박을 위해 한 행위로 보인다.

딸이 범행 공모를 했거나 친구가 공모를 했다는 의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언론이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 이 씨의 친구 박 씨(카센터 직원)는 사채유기를 위해 차를 빌려 달라는 말을 듣고 이에 응했으니 죄가 있고, 딸은 13세를 넘겼고 사체유기 현장에 동행했으니 죄가 있다.

그러나 사전공모로 보는 속단은 금물이다. 이 씨는 자살해 버린 아내가 밉지만 과장하고 홍보 이벤트에 숙달된 이 씨는 사채에 입을 맞추고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찍어 장례비와 딸의 수술비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아내는 평소 딸 때문에 책임감으로 현실을 떠날 수 없었고, 늘 우울하고 웃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가학성 성 도착증을 가진 이 씨는 자살한 아내가 미웠고, 아내가 평소 좋아했던 딸의 친구를 범행 상대로 골랐다.

살해 동기는 성폭행 흔적은 없지만 알몸으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졸피덴을 마시게 한 후 유사 성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항하여 살해를 하였는지, 범죄 증거를 없애려고 살해하였는지, 아내가 미워 대리 한풀이로 죽였는지는 수사 대상이다. 딸에게 학대를 한 친구를 불러 살해했다는 것은 지나친 추론이다.

억압된 가정, 천재 기획자의 통제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딸은 이 씨가 시키는 대로 딸을 집으로 초대했고,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게 했다. 그리고 이 씨의 지시에 의해 밖에 몇 시간 동안 나가 있었다. 이 씨의 형은 범행 후 자살 유서를 인터넷에 업로드 하는 일을 이 씨의 부탁으로 올렸는데, 이 씨의 헤픈 씀씀이로 평소 후원금의 혜택을 같이 누렸고, 또 하나의 이벤트이겠거니 하였을 것이다. 이 씨와 딸의 수면제 복용은 자살이 아니라 평소 약물남용을 하는 습관이 있었거나, 나중에 처벌을 받았을 때에 정상참작을 받기 위한 기획일 수 있다.

사채를 버린 장소는 평소 부모 집에 다니던 길이였고, 사채유기를 위해 알리바이를 만들고자 바다에 가서 아내를 추모하는 영상을 찍었고, 블랙박스를 제거한 후 범행한 차를 버렸다. 사건은 피해자 부모의 실종신고로 CCTV 추적으로 범인이 드러난 사건이다.

이 씨는 운전면허와 선박면허를 가지고 있다. 지적장애는 의사의 소견과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것이므로 이 씨를 심신미약으로 볼 수는 없다.

경찰은 계좌추적, 약물 추적 등은 수사 외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원금이 넘쳐나서 방탕을 하였는지, 계속 돈이 들어올 것이라 여겨 탈선을 하였으나 후원금이 계속해서 기대만큼 들어오지 않아 비행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계좌추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왜 엽기적 행동을 하였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평소의 졸피덴 약물중독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병행하여야 한다.

이 씨의 이벤트와 치밀한 기획, 불행한 삶과 변태 연극은 중단되지 못하고 파국에 이르렀다. 풀리지 않는 의혹은 없다. 사실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수사를 하면 된다. 공모 의혹, 살해의 동기 등은 수사를 하면 되는 것이다.

언론에서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관심을 부풀리는 것은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왜곡되게 할 뿐이다.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이 아니라 후원 효과를 극대화한 기획에 몰입된 셀럽병(연애인병) 환자의 변질된 연극일 뿐이다.

이런 결과는 개인의 불행을 국가가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은 데에서 출발하여 수단이 목적을 잡아먹은 불행인 것이다. 언론도 이 씨의 변질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복지제도와 건강보험제도, 그리고 눈물의 연기에 약한 원시적 기부문화의 합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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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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