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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장애인콜택시 좀 타면 안 되나요

암 투병 중인 3급 지체장애인의 마지막 간절한 소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9-18 11:11:51
A씨는 지체장애 3급이다. 나이는 59세로 58년 개띠라고들 부른다.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되어 결혼은 하지 못하고 여러 형제들과 살아왔다. 특히 누나들이 돌아가며 반찬도 해 주고, 생활비도 보태어 주었다.

A씨는 대장암 말기를 판정받았다. 암세포가 온 몸에 퍼져서 수술로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의사는 최대 6개월 정도 이 세상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몸이 자꾸 마르고 혈변을 보게 되어 병원을 찾아 들은 말이 6개월 선고였다.

요즘 장애인 건강권 관련 법안이 제정되어 장애인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접근성을 높인다고 하던데, 이 법이 조금만 더 빨리 시행되었다면, 아니 장애인이라 취업을 포기하지만 않았더라도 암은 조기발견이 되어 더 살 수 있었을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6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이니 젊은 나이에 요졸하는 것도 아니고 장수는 하지 못했지만 한 많은 세상 그래도 장애인으로서 중간 정도는 살지 않았나 하는 위로를 스스로 해 보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이제 남은 인생, 먹고 싶은 것 잘 먹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편하게 살라고 하였지만, A씨의 형제들은 그래도 형제의 인연으로 정들여 살아온 인생, 적극적으로 더 살아보도록 발버둥이라도 쳐야 하지 않겠느냐며 항암치료를 원했다.

A씨는 형제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고, 이제 살만큼 살았다 싶기도 하지만, 이제 죽으면 더 이상 형제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구나 싶다가도 형제들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면 형제들에게 한과 슬픔만 남기니 형제들의 권고대로 하루라도 더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형제들에게 한을 덜 남기고 사랑하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A씨는 적극적으로 항암치료에 응했고, 20차에 걸친 치료에도 잘 견디어 내었다. 이제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숨을 쉬고 있다. 단지 소아마비로 불편했던 다리가 이제는 완전히 힘이 빠져 전혀 일어설 수 없게 되었다는 점과, 음식을 잘 먹지 못하여 일주일에 두세 번 병원을 찾기도 하고, 때로는 한 달 정도 장기 입원을 해야 하였다.

당장 숨이 넘어가는 응급환자도 아니면서 119를 타고 병원을 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일반 택시를 타려고 하면 택시에 승차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려 택시는 승차를 거부하고 가버리기 일쑤였다.

그런데 장애인콜택시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1급이나 2급이어야 한다. 호흡기장애나 뇌병변 장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정신적 장애의 경우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보호자가 반드시 동반해야만 탑승 가능하다.

A씨는 병원에 암치료를 받으러 가면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면 좋겠는데, 이용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어떤 장애인은 병원에 가는 장애인을 가장 우선적으로 탑승시켜 주는 것을 악용하여 병원에 간다고 하면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장소와 가장 가까운 병원입구에 하차하여 다른 곳으로 간다고도 하는데, 정말 병원에 가는 자신이 이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소외감이 느껴졌다.

지금은 다리에 힘이 빠져서 일어설 수도 없으니 장애인 판정을 새로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친구들이 말했다. 장애인판정은 1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다시 의료진단을 받아야 한다. 어쩌면 A씨는 장애인판정을 받아 등급이 조정되고 한 번도 이용을 하지 못하고 세상을 하직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병원에서 정해준 세상살이의 마지막 날을 넘기고 있으니 하루하루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암선고를 받은 환자에게 장애인 등록을 받으라는 것이 서운했다.

장애인등록을 한다고 하여도 등급이 상향 조정된다는 보장이 없다. 대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여 수집기를 옆구리에 차고 살고 있으니 장루, 요루 장애인으로 장애 유형을 추가하여 등급을 올리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았다.

암은 장애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장암의 80% 이상이 에스결장의 이상에서 온다. 장루장애의 경우 5급의 경우에는 하행이나 에스결(직장 바로 윗부분) 장루를 가지면 인정되므로 암환자는 장애가 아니지만 에스결장루로 하여 등급 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도 같다.

장루장애의 판정 기준은 변형이 있거나 장루 주변의 피부가 헐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수술 등으로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있어야 한다. 수술이 가능한 경우라면 수술 후 1년이 경과한 후 재판정을 받아야 한다.

암도 하나의 변형이기에 장루장애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암치료를 받고 있으니 복원이 될 수도 있다면서 1년 후 판정을 하자고 하면 죽은 후 판정을 해 주겠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암은 변형과 별개로 다룬다며 아예 제외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

장애등급을 올리고자 신청을 한 후 이를 인정받지 못하면… 암환자로서 투병을 하고 있는데, 혹시 사회가 주는 실망감으로 투병의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형제들은 우려한다.

다음으로 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니 등급을 상향 조정해 달라고 신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휠체어를 타야만 하는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제장애의 판정 기준은 근육의 마비로 기능상실을 하였거나, 관절의 이상으로 70퍼센트 이상의 움직임의 상실이 있어야 하는데, 관절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관절장애는 아니고, 그렇다고 절단장애도 아니니 결국 근육의 마비로 장애 판정을 받아야 한다.

물론 엑스선 검사를 하면 근육은 말라서 왜소한 것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근전도 검사를 하면 근육은 반응을 보인다. 오랜 기간 암투병으로 힘이 쇠약하여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는 마비는 아니다.

소아마비의 정도가 더 심해진 것이 아니라 그 마비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쇠약한 체력과 합쳐져서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장애 판정은 움직이지 못하느냐가 아니라 마비를 기준으로 한다.

통증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장애로 인정받지 못한다. 손의 경우 종이 한 장만 들어도 마비는 아니다. 다리의 경우 발가락 하나 움직여도 마비는 아니다. 그러니 현실은 다리를 전혀 사용할 수 없고, 일어서지 못하여 병원을 장콜을 타고 가고 싶지만, 대상이 되지 못한다.

자신도 중증이 되었고, 암선고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맞고 있지만, 중증장애인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자신도 죽기 전에 장콜을 타고 병원에 치료 받으러 가고 싶다.

시한부 암환자에게 반영될지도 모를 장애인 등급 재판정을 다시 받으라고 하는 것이 너무 혹독하고 비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장애판정이 너무 원인을 따지고 불편함이나 제약이 아니라 정해진 편협한 잘못된 언터리 조건놀이만 하는 것 같다.

이제 A씨의 마지막 소원은 단 하루를 살아도 장애인으로 대접을 받아보는 것이다. 장애가 6등급이고 3등급이면 중증인데, 중증에게 주어지는 서비스는 2급이라는 턱을 만들고 있다. 죽기 전에 저도 장애인인데 장콜 타고 치료받으러 가면 안 되느냐고 A씨는 울먹이며 호소한다.

병원가는 고통은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고 이동편의 서비스는 대상이 아니라며 이러한 고통을 제거하는 치료를 거부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이 저에게는 마지막 날일지도 모르는데, 장콜 한번 타면 안 되나요. 마지막 날이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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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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