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커다란 순무. ⓒ김지연

[커다란 순무] 라는 동화책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한 할아버지가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이 자라나 뽑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동화책이다.

혼자서 순무를 뽑기에 힘들었던 할아버지는 가족들과 애완동물들의 힘까지 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때에 아이들은 [협동]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협동에 대해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대체적으로 ‘함께’ 혹은 ‘힘’ 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해석을 나열한다. 구체적으로 협동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마음과 힘을 하나로 합하는 것이다.

협동이라는 기술은 가장 많은 경험을 요하는 기술이다.

상대방과 의견을 합의하여 움직임을 맞추고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을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함께 어울려서 부딪쳐보고, 도전도 해보고, 실패도 해보는 과정을 통해 깨닫게 된다.

가정에서 다양한 상황 (친구들과의 만남, 혹은 단체생활 등) 을 만들어주어 협동을 경험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우선 어른들이 나서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시연 해준다.

각종 보드게임도 좋고 스포츠도 좋다. 단, 장애아동의 특성, 의사소통 능력, 성격 등을 고려하여 짝을 정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경험은, 성공을 여러 번 한 후에, 실패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특성이 서로 맞지 않은 아동과의 경험은 잦은 실패를 맞게 되어 의욕을 저하 시킬 수 있다.

보드게임으로는 보통 [젠가] 나 [텀블링 원숭이]같은 게임이 있다. 소근육 활동에 해당되는 이 게임들은 개인플레이로 연습을 통해 성공을 경험하게 한 후 팀플레이를 하도록 진행하는데, 협동하는 젠가 게임으로는 두사람이 서로의 검지손가락을 하나씩을 이용하여 블록을 집고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법이 있고 짝과 함께 협동하는 경험이 될 수가 있다.

다른 활동으로는 스피드 게임이 있다.

언어능력이 우수한 친구들은 단어를 보고 언어적 설명을 통해 짝이 맞추게 할 수도 있고, 언어능력이 부족한 친구들은 행동으로 단어를 설명하여 맞춰보게 할 수도 있다.

‘뱀’ 이라고 하는 단어카드를 보고 한사람은 몸을 꿈틀거리며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 등을 보여주고 또 다른 사람은 답을 찾아보는 것이 예가 되겠다.

피라미드 컵쌓기. ⓒ김지연

마지막으로 4인 이상 도전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놀이로는 [피라미드 컵 쌓기] 게임이 있다.

아래에는 10개의 컵을 쌓고 위로 올라갈수록 한 개씩 줄여 컵을 쌓는 방식으로 ,

10.9.8 .... 2 의 개수로 마지막엔 한 개의 종이컵을 올리는 피라미드 모양의 컵 쌓기 게임이다. 이 과정을 통해 흔들리고 무너지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지만 성공이라는 달콤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흥미를 유발하고 협동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협동을 하는 것은 힘을 합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마음] 또한 하나로 합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마음으로 이기고자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문제점에 도달하기도 한다.

그 과정 속에서는 실패 했을 때에 비난을 하는 아이, 방해가 됐을 때 짜증을 내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함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었음을 흥분된 상황 속에서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비난 하는 말 속에 상처를 받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며 서로의 탓을 하여 협동이 잘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간혹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내가 싫은가보다’ 라고 오해를 하며 참여를 점점 하지 않고, 나는 방해되는 아이라며 자리를 피하는 친구들도 있다.

상황을 마무리하고 서로의 감정을 느껴볼 때에는 알아차릴 수 있으나 활동 과정 속에서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잘 이끌어주는 친구가 많지 않다.

협동하는 과정 또한 놀이의 일부이다. 놀이 과정 중 나의 뜻과 맞지 않고 좋은 결과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친구가 아닌 것은 아니다. 친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야기 하는 방법, 또 지금 선택한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는 것이 협동의 목적이다.

협동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진행이 된다. 협동을 하는 과정에는 많은 성공과 실패가 공존한다. 좌절할 때에 보듬어주고, 성공했을 때에 함께 기뻐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경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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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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