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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책임 정신장애인에게 덤터기 갑질 학원

아이 도우미 역할 제대로 못해 을에게 모든 책임 전가

부당해고소송에 사기 등으로 고발…국선변호사 등 외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8-31 14:17:26
서울의 한 영어학원에서 49세 된 정신장애 여성(3급)은 58개월 동안 통학버스 승하차 도우미로 일했다. 5년을 두 달 앞둔 채 그녀는 직장을 잃고 말았다. 그녀가 받은 처우는 월급 50만원에서 60만원 정도로 사실상 시급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셈이다.

그렇지만 급여는 최저 임금도 되지 않았다. 아침 9시에 통학버스 도우미 1시간, 오후에는 학교 방과 후 아이들이 시간대별로 학원을 오므로 5시간 정도, 일주일에 23시간을 일했다.

급여가 너무 적어서 학원에 오기 위한 시내버스비 1200원을 별도로 받기로 하고, 근무 시간은 마지막으로 아이가 버스에서 내린 시간이 아니라 다시 빈차로 학원으로 돌아오는 시간 20분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주기로 하였다.

사실 아이를 내려주고 바로 퇴근하는 것이 아니므로 버스에 아이가 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퇴근하지 않은 것이니 당연히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보통 학원에서는 유아의 경우 버스에서 내리면 몇 층으로 안내해 주어야 하는지 변동사항이 있으면 이메일로 그녀에게 알려주는데, 휴대용 컴퓨터가 없으므로 스마트폰에서 확인하여 아이를 교실 앞까지 안내해 주게 된다.

지난 7월 2일 학원으로부터 한 아이를 평소에 안내한 3층이 아니라 5층으로 안내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렇게 하였는데, 잘못 지시를 하여 다시 수정한 지시를 문자로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소진되어 그 문자를 보지 못하였다.

아이는 10분 정도 교실 앞에서 혼자서 공포에 떨게 되었다며 학부모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으며, 안내하는 사람을 교체해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다.

사실 문자로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기 때문에 잘못한 명령인지 확인이 되지 않으며, 제대로 안내가 되었는지 확인하거나 보고하는 절차가 없다.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 소통에서 배터리가 나가거나 고장이 나면 다른 곳으로 안내할 수 있다.

학원에서는 3층으로 가야 할 아이를 안내지시를 잘못한 것으로 부모에게 설명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며 학원은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잘못 지시한 것이 다시 제대로 연락이 되었는지 확인을 하지 않은 잘못이나 명령 시스템의 문제도 인정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명령을 올바르게 이행하지 못한 탓으로만 돌렸다. 학원으로서는 충분히 학부모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설명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잘못으로 하고, 재발우려가 없도록 교체하여 시정할 것이니 안심하라고 말했다.

학원은 그녀를 면담하면서 일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업무를 지시받는 입장이면 배터리 관리도 업무의 하나라는 것이다. 지시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고 만약을 생각하여 두 개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업무가 중요하다면 그 기기는 업무용으로 회사가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배터리가 나간 것도 충전의 에러가 있거나 갑자기 고장이 나는 등 충분히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이 근무태만이나 근무상 과실이라고 하는 것은 통상관례상 맞지 않다.

학원은 그녀에게 오전시간의 근무를 빼겠다고 했다. 그나마 쥐꼬리 급여에 오전근무마저 빠지면 급여는 40만원 정도로 도저히 생활이 어려워 일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그만 두라는 말과 같다고 하자 그럼 그만두면 된다고 학원장이 말했다.

그녀는 곧바로 부당해고라며 노동사무소에 신고를 했다. 학원측에서는 일주일간 무단이탈이니 조속히 근무에 복귀하라는 문자가 왔다. 이 문자는 부당해고가 아니라 그녀가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증거를 만드는 작업이다. 만약 진정 근무복귀를 원한다면 문자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만나자고 전화를 하거나 찾아와서 대화를 했을 것이다.

근로감독관은 문자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무시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 해야 하는구나 싶어 신경 쓰지 않았는데, 두 달이 지나 해고를 한 것이 아니라 복귀를 하라고 하였으니 이탈한 것이 아니냐고 입장을 바꾸었다. 공무원의 말을 국민들은 믿고 의지하지만 공무원은 큰소리를 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녀는 근로계약서가 없다. 그녀가 노동사무소를 찾은 다음 날 다른 근무자들은 처음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없던 문서를 이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 모든 근로조건이나 업무는 구두지시에 의해 이루어진다.

노동사무소를 찾고 노동법을 알아보다 보니 자신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4대보험도 가입해 주지 않았다. 그 학원은 상당한 규모로 운영되는 기업이다. 만약 그녀가 4대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고 건보에 신고라도 하다면 그 학원은 3년간의 보험료와 벌금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세금은 꼬박꼬박 공제를 하였으니 근로자임은 분명하다.

그녀는 연차수당을 받아본 적도 없다. 퇴직금은 매년 중간정산을 하였는데, 보통 중간정산은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를 하여 지급하는 것이고, 인상된 급여만큼 매년 퇴직금도 인상되어야 하지만, 그녀는 매년 동일 금액으로 받았다.

퇴직금은 최종 근무년도의 급여액에 근무연수를 곱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장기근속의 인상금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중간정산을 한 것이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해당 연도 중간정산시에 최소한 그해의 급여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녀는 부당해고를 당했으나 고용보험을 들지 않았으므로 실직연금도 받을 수 없다. 받지 못한 몇 백만원의 돈을 받겠다고 신고를 하였는데, 심각한 문제들은 이때부터 연이어 생겨났다.

먼저 학원측은 그녀를 사기와 횡령으로 고발했다. 학원과 집은 버스로 다섯 정류장 거리에 있어 교통비를 주었는데, 학원이 이전을 하여 한 정류장 거리로 가까워졌는데도 교통비를 받았으니 부당청구한 것으로 사기라는 것이다.

학원을 옮긴 것은 그녀가 아니고 이전한 사람이 거리가 달라진 것은 미리 안 것이었으며, 서울과 경기도도 아니고 같은 시내이면 가깝든 멀든 교통수당은 동일하게 지급하는 것이 맞다. 다섯 정거장도 걸어다닐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마치 다어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급량비 수당이 부당청구라는 말과 같다.

그리고 또 매일 근무시간을 20분 추가로 허위기재를 하여 부당청구를 했다고도 했다. 통학버스 운행 상황은 학원측이 잘 파악하고 있는 상태이고, 마지막 아이가 하차한 시간 외에 차가 학원으로 돌아오는 시간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기로 구두로 약속한 것을 부당청구라고 한 것이다. 만약 부당청구라면 5년 간 몰랐을 리 없다.

장애인으로서 그녀가 박봉에 열심히 살았는데, 고생한 보람도 없이 억울한 처우를 받은 것을 안 동생이 학원 근처에서 항의를 하고자 1인 시위를 하였다. 모자를 쓰고 입에 마스크를 쓰고 시위를 하자, 학원은 내용증명으로 경고장을 보내왔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한 것은 아이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에게 위협을 하는 것도 아니고 피켓만 들고 항의시위를 한 것이 군사정권 시대도 아니고 위화감 조성이라고 처벌받게 하겠다니 그래도 겁이 나서 모자도 벗고 마스크도 벗었다.

그렇지만 학원은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시위를 한 건으로 그녀의 동생도 경찰에 고발하였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욕설로 모욕을 준 것도 아니고, 따라다니면서 겁을 주거나 협박을 한 것도 아니고 심야에 전화로 괴롭혀 수면을 방해한 것도 아닌데 법으로 보장된 범위에서 한 시위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라고 한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모든 시위자들이 범법자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녀는 돈이 없다. 그래도 장애인이라 법률구조공단에서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찾아갔으나 신청은 기각되었다. 장애인단체를 찾아가 법률자문을 받고자 하였으나 발달장애인의 권리옹호와는 장애유형이 다르다며 거부를 하였고, 인권변호사들도 바쁘고 번거로운데 이슈는 되지 않는다며 외면을 하였다.

앞으로 노동사무소 소송과 민사소송, 경찰조사를 그녀의 형제들은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구두로 된 계약은 언제든지 학원에서 부정을 하거나 조건을 번복하여 말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녀의 흠을 잡아 압박할 문서는 학원장만 가지고 있고, 취업규칙 하나 없이 그녀는 의지할 곳도 없다. 그렇다고 변호사를 구할 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드라마에서 갑질은 잘도 대응하지만 그녀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

입사 당시 너무 작은 급여이지만 장애인임에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감사함이, 이제는 법을 어겨가며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노동착취를 당했다는 사실과 해고가 부당하며 누명을 씌워 책임을 자신에게만 전가한 것이라는 배신감, 패배감과 좌절감에 그녀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초라한 모습으로 조사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온 몸이 벌써 떨리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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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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