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통령 후보 TV토론이 한참인 때가 있었다. 나라가 시기적으로 불안정 할 쯤이라 국민 모두 예민하게 반응을 하며 연설에 관심을 기울였다.

연설의 방법은 한 후보가 이야기를 시작 하면, 반대의견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해를 위해 후보들은 설명을 해보지만 타 후보들의 억지와 추측이 난무하여, 결국 2017년부터는 새로운 방법으로 [팩트 체크-각 언론사에서 사실여부를 확인하여 사실인지 아닌지 방송 중에 알려줌]를 통해 사실여부를 파악했다.

TV토론에서는 적어도 팩트 체크라는 방법으로 억울함을 해결해주거나, 중재자가 있어 다음이야기로 넘어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생활 속 아이들에게는 이와 같은 장치가 전혀 없다.

비난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공격적인 토론의 모습 ⓒ김지연

다시 대통령 후보의 토론으로 돌아가, 한 후보가 마구잡이로 억측을 하기 시작하면, 공격을 받은 사람은 곤란해 하거나 당황해한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상대를 자극하여 타 후보의 평소 보여주지 못했던 나약함을 보이려한다.

이와 같이 비난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자극을 상대방이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다.

말로써 공격과 비난을 하여 신체적인 결함이나 별명들을 지어내고, 나쁜 소문을 퍼트려서 따돌림을 받게 만든다. 또는 자신의 의견이 무조건 옳은 주장이라 우기기도 한다.

아무리 그릇된 주장이라 생각되어도, 상대의 흥분한 행동과 큰 목소리에 주눅이 들어 인정을 하고 넘어가버린다.

예를 들어보자.

공연이 시작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두 친구가 건널목 앞에 있는데 신호등이 지금 고장 나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

방법은 우선, 멈추고 침착해야한다. 다음, 친구와 의견을 나눈다.

예를 들어,

[많이 기다리더라도, 차가 없었을 때 건너자] 와

[시간이 없으니 손을 들고 차에 신호를 주며 건너자] 로 의견이 나뉜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

둘 다 나쁜 방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자의 입장에서는 후자가 위험해 보일 수 있고 후자의 입장에서는 전자가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은 지금 누구의 의견이 틀린 의견인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인 것이다.

이때는 서로를 비난하고 언성을 높일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말이 맞는지 자신에게 한번 더 물어본다. 그 후 앞서 제시한 두 방법 중에 선택을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목소리 큰 사람이 종종 이긴다.

목소리 큰 사람은 상대를 비난하면서 틀렸다는 식의 대화법을 쓰게 되고, 자신의 말이 옳음만 주장한다. 이렇게 조급한 상황에서는 나약한 사람이 대충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비난을 받았다고 화를 내거나 대충 넘어가는 것은 결코 좋은 대처방법은 아니다. tv토론에서처럼 정확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나’라는 존재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들은 결국 나이가 비슷하거나 같은 나의 또래일 뿐이다. 그들이 비아냥거리고 비난을 하더라도 침착하게 그 사람이 나의 무엇 때문에 비난하는지를 생각해 보아야한다.

나의 작은 목소리, 자신감 없어 보이는 자세, 초점 없는 눈, 그와 다른 생각 등 어떤 것이 지금 영향이 끼치는지 나 스스로 팩트 체크가 필요한 것이다.

이후 그 사람의 말이 맞는지 자신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본 뒤, 적어도 나의 의견이 틀리지 않았다면 더욱더 우호적으로 설명을 해본다. 나의 의견이 틀렸다고 판단된다면 사과하는 것이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설명을 듣지 않으려 하거나,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때에는 확고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눈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한다.

“나는 지금 틀린게 아니라, 네 생각과 다른거야”

이때에 용기가 더욱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좋다.

친구가 뒤에서 소리를 지르든, 비난을 하든 상관없이 나의 단호함으로 끝까지 주장해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연설문 중 이런 말이 있다.

[내 생각이 옳다면 남의 생각도 옳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남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그를 미워하는, 속 좁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한 가지 일을 완성하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다. 각 사람마다 본인에게도 그 책임의 일부는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실수한 결과를 보고 비난하기보다는 한걸음 물러서는 넓은 생각과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각자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을 뿐, 상대방을 틀린 생각이라고 단정 짓는 어리석음을 지양해야 할 것이고 아이들에게 ‘어른’ 인 우리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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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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