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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장애인 사회복귀훈련, 선택이 아닌 필수

‘장애가 있어도 일상의 삶을 사는 것’은 권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8-08 13:01:27
척수장애인과 같은 중도장애인을 위한 전문적인 초기사회복귀훈련이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연히 있어야 되는 것 아니야?’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은 많다.

사회복귀훈련은 중도에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가지게 되었을 경우에 장애를 잘 수용하여 장애 이후에도 일상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척수장애인이 가지게 되는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인 종합적인 문제를 갖게 되는 경우라면 더더욱 필요하다.

한순간에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마비가 되어 걸을 수 없고, 그래서 휠체어를 꼭 타야하고 소·대변 문제를 안고 살아야 하고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통증과 욕창, 방광 등 이 모든 문제로 평생을 걱정하며 살아야 한다면...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여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면 그 자존감의 하락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3중의 장애(중도, 중증, 중복)를 안고 이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천형에 가깝다.

그래서 척수장애인의 삶은 고되다. 장애 이후에 32%가 자살시도를 경험하고, 장애 이후에 이혼의 경험이 75%가 된다. 사고 후에 무직이 되는 비율이 70%가 된다. 이런 참담함에도 불구하고 척수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은 없다.

재활난민생활과 희망고문으로 2년 이상씩이나 하는 병원생활도 치료위주의 재활서비스 뿐이고, 당사자의 고민을 염두 해 하지 않는 공급자 위주의 지원정책도 커다란 문제이다. 당연히 척수장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재활전문가들도 부재하다.

사회복귀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많이 다르다. 조기퇴원? 다양한 외부활동? 아니다. 천편일률적으로 붕어빵 찍어내듯이 일관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당사자의 처지와 환경을 고려한 맞춤식 프로그램이 아니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일부 병원에서는 사회복귀의 성과를 조기퇴원으로 규정하고 환자들을 종용하기도 한다. 준비되지 않는 퇴원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데서 오는 결과이다. 척수협회도 초기에는 신속한 사회복귀를 주장하다가 최근에는 준비된 사회복귀를 주장하고 있다.

가장 좋은 사회복귀훈련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휠체어를 타야하는 하지·사지마비의 척수장애인이 되어도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지 않고 당당함을 갖게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원하면 가능한 환경이 되어 장애이전의 삶을 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입원초기부터 다학제간의 팀접근 방식이 필요하고 척수선배와 동료들의 지원은 절대적이다. 기초적인 생활 체력도 키워야 하고 가족, 친구, 활동보조인들과도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어느 정도 손의 사용이 가능한 척수장애인이라면 한두 가지 요리는 기본이 되어야 하고 청소와 세탁은 필수 기술이 되어야 한다. 양말과 신발도 신을 줄 알아야 하고, 머리도 혼자 감을 줄 알아야 한다.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어야 한다.

가정주부는 가사 일을 무리 없이 해야 하고, 직장을 다녔던 장애인들은 다시 직장으로 보내고, 학교에 다녔던 장애인들은 다시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하고 반문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 매우 어렵다. 병원생활 어느 부분에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초기에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게 되는 것이라고 위로하려하겠지만 그만큼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병원초기부터 준비하고 정성을 쏟는다. 외국에서는 척수장애인을 환자로 취급하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장애인으로 규정하고 그렇게 대접하고 훈련을 시킨다. 환자복도 입히지 않는다. 독립적인 존재로 만드는데 애를 쓴다.

그래서 그들은 몇 개월 만에 사회로 나가고 활동적인 존재가 되고 세금 내는 존재가 된다. 인재가 되고 사회통합의 주역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않다. 나약한 존재로 만들고 의존적인 존재로 만든다.

어떤 방법이 옳은가? 과감한 초기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되는 것이 중도장애인을 위한사회복귀 훈련이다. 시스템의 문제니 예산문제이니 이제는 그 어떤 핑계로도 이유가 될 수가 없다.

척수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상홈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집중적인 훈련이 갖는 그 성과는 입증이 되었다. 정부는 효율성을 이야기하고 가성비를 이야기 한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제도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어 주기를 바란다.

수가를 신설하여 병원 내에서 완벽한 훈련을 통해 지역사회로 나오게 하던지, 바우처제도를 통하여 지역사회에서 재활훈련을 받게 하던지 해야 한다. 척수재활전문복지관을 지정하여 하는 방법도 있다.

더 이상 초기 재활훈련을 받지 못해 시간은 시간대로 소비하고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의 삶의 질을 하락시키는 현재의 방법은 고쳐져야 한다.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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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 (elvi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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