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도움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평소 도움 받은 경험이 부족한 친구들은 선뜻 도움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사회 기술 훈련에서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활동하는 게임을 할 때에 어려운 과제를 접하게 되면 해결방안을 잘 찾는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으로 나뉘게 되는데, 해결방안을 잘 찾은 아동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럴 때 보통 이렇게 말을 한다.

“내가 해볼게” 혹은 “내가 해줄게”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은 아동들은 ‘나만’ 못했다는 사실에 짜증이 높아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 ‘도와줄래?’라는 표현보다는, 해주겠다는 아동에게는 신경질을 부린다.

“내가 할 거야, 왜 잘난 척 해?”

도와주고 싶어 나섰지만, 화를 내는 친구의 반응에 감정들이 격해져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럴 경우, 필자는 ‘해주는 것과 도와주는 것은 다르다’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한다.

해주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 한 사람이 행동을 대신 실행 하는 일이고, 도와주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상대가 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위의 상황에서 잘못된 행동은, 상대방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때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고, 상대가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도움이 아니라, 대신 시행 하려한 점이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였으나, 의욕이 앞서서 상대방이 도움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인지 아닌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경도 발달장애 아동은 생활 속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부딪히기 쉽다. 이러한 경우 믿을 수 있는 친구나, 주변에 도움을 구해야 한다. 도움을 구하는 것은 어려움을 벗어날 수도 있고, 새로운 도전이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도움을 받는 것은 상대방이 내 일을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는 것이다. 또한 도움을 줄 때는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하고, 도움을 받을 때는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할 태도일 것이다.

특히 학교에서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내야할 때 혼자서는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가능한 친구에게 도움을 구하고 도움 준 친구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며 도움과 감사를 나누는 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집에서 간단히 연습할 수 있는 협동게임으로는 ‘신문지 기차’가 있다. 이것은 한 신문지를 넓게 펴서 구멍을 뚫은 다음 기차를 타듯이 2인 1조가 되어 달리는 게임이다.

앞사람은 방향을 제시하고 뒷사람은 앞사람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여 신문지가 찢어지지 않도록 달리는 게임이다.

서로 자리를 교체하여 앞사람과 뒷사람의 입장을 각자 느껴볼 수도 있고 여러 그룹으로 만들어 달리기 게임으로 시합해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문지가 찢어지지 않도록 서로 도우며 달리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어떤 때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언제가 도움주기 좋은 때인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 도움을 주고받는 법, 함께 어울리는 법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도움을 주는 사람의 경우 장애아동이라서가 아니라 대상에 상관없이 도움을 주려는 경우가 많다.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들로 인해 잘 할 수 있는 것도 못하게 만드는 과도한 도움은 권하지 않는다.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며 누구나 흔쾌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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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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