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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의 애매함

냉정하게 당사자의 주차문화 개선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1-20 14:56:21
올 해 들어 교체가 시작된 장애인자동차 주차가능 표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장애인 마크가 수동적이니 역동성이 떨어지니... 역설적으로 장애인마크 때문에 불법주차가 성행하고 있을까?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다. 주차대수는 한정이 되어있고 장애인 자동차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이다. 장애인의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보행상 장애’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그냥 알아서 주차하라는 무책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언어, 안면 장애인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장애유형에게 주차를 허용했다. 물론 급수로 조절은 했지만 말이다.

이런 규정을 만들 당시만 해도 장애인 차량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법주차 단속은 강력히 하지 않고, 모호한 기준으로 주차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30층짜리 고층 아파트이다. 우리 동에만 4면의 장애인전용주차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 마음 편히 주차한 적이 별로 없다. 늘 장애인자동차 주차가능표시가 붙은 자동차가 주차해 있다.

이들은 필자처럼 휠체어를 타고 있지는 않다. 운전석 문짝 하부에 휠체어에 긁힌 상처가 하나도 없는 것도 그렇고, 이곳에 3년째 살고 있는 데 단 한 번도 마주쳐 본 적이 없다.

간혹 의족을 착용한 것 같은 걸음의 장애인은 한번 마주쳤다. 몇 개월째 장애인주차공간에 미동도 하지 않고 있던 SUV차량도 있었고 보호자용 주차표시를 달고 당당히 내리는 가족도 있었다.

필자의 기준으로는 ‘보행상 장애가 있는 자’는 결단코 없었다. 이사 초기에는 장애인 단체에 근무하는 책임감에 마크도 일일이 확인하고 휠체어 탄 장애인에게 양보하라고 안내문을 개인적으로 만들어 붙이는 등의 읍소도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까지 안달을 하지 않는다. 그냥 일반 주차공간에서 매우 불편하게 승하차를 하고 있다.

장애인주차공간은 참 매력적인 곳이긴 하다. 출입구에 가깝고 공간도 넓어서 누구라도 주차를 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장애인들은 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는 당당함이 조금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다. 장애인 사이에도 말이다.

그럼에도 더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양보할 마음은 없는 것일까?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는데 그 가족이 당당히 주차를 해야 할까? 스스로의 양심과 자율성에 맡기기에는 그 달콤함에 너무 길이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장애인주차공간이 굳이 출입구 가까이에 없어도 된다. 조금 떨어져 있어도 자동차 문을 활짝 열어서 휠체어를 편히 내리고 실어도 옆 차의 문짝에 상처를 내는 문콕 사고의 두려움만 없을 정도면 만족하겠다.

최근 들어 보급이 시작된 휠탑퍼(wheel topper, 자동차 지붕위에서 휠체어를 실고 내리는 전동장치)는 충분한 주차공간이 없으면 사용이 불가능해서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게 양보하세요.’라는 이룸센터 지하주차장에 있는 안내가 오히려 더 직설적이고 인간적이기도 하다.

당장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차대상을 줄이는 독한 방법도 있겠다. 주차 기득권자들의 엄청난 반발이 있겠지만 ‘보행상 장애’의 범위를 줄이고 휠체어나 보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우선으로 줄 세우기를 하면 된다.

누구의 장애가 더 중하고 경하고의 논쟁을 불러일으킬 생각은 추호도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양보하는 자세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나보다 더 보행상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장애인들을 위해 양보해주는 미덕이 필요할 때이다. 그러면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보호자 운전차량의 얌체주차도 줄어들지 않을까?

그래야 비장애인의 불법주차에 더 강력한 단속을 해도 우리들은 당당할 것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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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 (elvi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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