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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장애인이여!! 하루에 한 시간은 서자

근로자를 위한 운동바우처 등 프로그램도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12-09 14:36:18
내년 초에 머리안의 종양제거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리 위험한 수술은 아니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솔직히 뇌수술의 두려움 보다는 장장 7시간을 마취 등으로 의식 없이 지내야 하고, 그 와중에 여기저기 욕창이 생기는 것이 솔직히 더 두렵다. 지난 2월초에 병원 진료도중에 욕창이 생겨 한 달이나 고생한 것이 더 큰 트라우마로 작용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수술동안 엎드려 있어야 한다는데 문제는 엎드려 있는 자세가 오랜 휠체어 생활로 잘 안 된다. 무릎과 골반 등의 변형이 생겼다. 그 때문에 잠시만 엎드려 있어도 무릎이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

몸 전체로 골고루 압력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분에 집중적으로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침대가 필요하고 에어매트도 필요하고 잠자는 동안 한 자세가 아닌 수시로 체위를 변경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척수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어려움이다.

오랜 시간을 엎드려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몸을 다시 튜닝해 보자는 심정으로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재활전문병원에서 상담을 하고 골반과 무릎에 여러 장의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척추부분에 40센티 가량의 쇠막대는 3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건재하다고 하고, 무릎연골은 없어졌고, 고관절도 철분성분이 협착이 되고 변형이 되었고, 대퇴부의 근육도 거의 퇴화가 되었다고 하신다. 그런 이유로 바로 누우면 다리가 다이아몬드처럼 벌어졌나보다.

하지 완전마비로 강직이 전혀 없는 필자는 다리근육이 그야말로 방치가 된 상태였다. 의사말로는 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신다. 골다공증도 예방하고 대장 등의 장기에도 좋은 운동이 된다고,

허벅지근육과 엉덩이근육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허리질환 및 무릎과도 깊은 연관이 있고 최근 연구에서는 골격근량(smi)이 적은 사람일수록 대장종양 유병률이 높다고 발표가 되었다. 이런 전문적인 연구결과가 아니어도 직립보행을 해야 하는 인간으로서 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30년 전 병원 퇴원 시에 가지고 나온 다리 브레이스를 차고 10년간은 나름 열심히 운동을 했다. 하루에 1시간정도는 서서 기구를 잡고 몸통을 이리저리 돌리는 단순하지만 기립운동을 했었다.

이후 점점 회사생활을 하면서 운동이 우선순위에서 멀어졌고, 어느 순간에는 이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이사할 때 브레이스를 과감히 버렸다. 상체운동은 열심히 했지만 하체운동은 그만큼 소홀했다.

협회에 들어와서는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느라 그나마 하던 운동도 못하게 되고 건강이 많이 황폐해졌다. 복부비만으로 체중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불규칙한 배변으로 늘 불쾌함이 있다. 건강은 나빠지고 이러려고 이렇게 열심히 사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어느 모임에서 이런 어려움을 이야기 하니 생활체육이 최고라고 운동하러 오라고 한다. 평일에 근무시간에 두 번씩이나 모이는 모임에 어떻게 갈 수가 있을까? ‘참 팔자 좋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열심히 살지 않고 대충대충 살아도 살 수는 있으련만, 필자는 산재연금도 못 받고 그 흔한 장애연금도 못 받는다. 기초생활 수급권자도 아니고, MH(맨땅에 헤딩) 장애인이라 먹고 사는 문제로 여유가 없다.

척수장애인의 기립을 도와주는 다양한 장비들(오른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수동 스탠딩휠체어, 전동휠체어, 틸팅 테이블, 웨어러블 로봇, 로봇보조보행장비). ⓒ이찬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척수장애인의 기립을 도와주는 다양한 장비들(오른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수동 스탠딩휠체어, 전동휠체어, 틸팅 테이블, 웨어러블 로봇, 로봇보조보행장비). ⓒ이찬우
직장 생활하는 장애인에게 더욱더 운동의 필요성과 건강의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운동은 개인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비장애인보다 취약한 환경을 고려하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뉴스를 보니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직장 주변의 실내체육관(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는 인원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들이나 중증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기도 하다.

직장으로 안마사물리치료사를 파견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제도를 장애인근로자가 근무하는 곳까지 확대시켜야 한다. 헬스키퍼제도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회사를 단일기준으로 하지 않고 여러 회사를 모아서 하는 방법도 고려할만하다. 이룸센터에도 이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직장 내에서도 근무시간 중에 스탠딩 휠체어를 이용하여 선채로 근무를 하도록 배려를 할 필요도 있다. 당연히 스탠딩 휠체어가 보급이 되어야 한다. 전동휠체어 사용자를 위해서는 스탠딩기능이 있는 전동휠체어를 보급해 주어야 한다.

운동바우처를 제공하여 주중이나 주말에도 운동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근무가 없는 주말에 가정으로 운동치료사나 물리치료사, 안마사 등을 파견하여 운동방법을 알려 주거나 건강지도를 도와주는 제도도 필요하다.

이러한 당사자 중심의 제도가 장애인 건강권법이라는 그림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직장인 문제는 고용공단이 알아서 하라고 떠밀 것이 아니고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해야 한다. 고용공단도 장애인 근로자들의 근로의 질을 향상을 위해 타 부처와 융합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건강을 잃으면 많은 것을 잃게 되고 그 만큼 정부도 관련예산이 투입된다. 장애인건강 평생관리제도를 통하여 가르치고, 유인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황에 맞도록 맞춤형 건강처방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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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 (elvi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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