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각 분야에서 고심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계에서 심각하게 고민해볼 것이 있다. 트럼프 같은 장애인 수용 태도를 가진 지도자를 우리는 과연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트럼프는 유세장에서 오른쪽 손을 꺾어 가슴에 붙이고 흔들면서 더듬 더듬거리며 “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요”라고 말해 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것을 미국 CNN방송은 ‘Trump mocks reporter with Disability(트럼트가 장애인기자를 조롱하다)’고 즉각 방송하였다.

이 얘기의 주인공인 러시아 출신 뉴욕타임즈 기자 세르지 코발레스키는 뇌성마비 장애로 리포팅을 할 때 오른쪽 팔을 흔들면서 어눌하게 말하는데 그가 트럼프의 거짓말에 대해 지적한 것이 거슬렸던 것이다.

자기가 한 거짓말을 인정하지 않고 기자의 장애를 흉내 내며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유권자 앞에서 변명을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기본적 예의조차 없는 인물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이다.

이를 본 플로리다 뇌성마비 소년 제이제이 홈스는 트럼프 후보가 플로리다에 유세를 하러왔을 때 ‘트럼프는 장애인을 조롱했다’고 시위를 했는데 이를 본 트럼프는 힐러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며 그를 내보내라고 소리쳐서 장애소년과 그의 엄마가 유세장에서 쫓겨난 사건도 있었다.

이제 겨우 12살이고 장애가 심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약하디 약한 장애소년마저도 정치적 판단으로 쫒아내는 트럼프를 보면서 미국 사회에 휘몰아칠 반장애인 정서가 걱정이 된다.

미국 친화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따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장애인을 가볍게 생각하는 대통령을 맞이하게 될까봐 두렵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장애인복지법이 제정된 이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누가 가장 장애인 친화적인 대통령이었는지는 장애인정책, 장애인 인재 등용, 장애인행사 참여 빈도,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질적 연구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평가되어야 말할 수 있다.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대통령의 장애인 수용 태도에 대한 곡선은 완만하게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미국 장애인들은 반장애인 정서를 가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허용해주었지만 대한민국 500만 장애인들은 트럼프처럼 장애인을 흉내 내고 장애소년을 쫒아내는 반장애인정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절대로 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면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장애인복지 공약을 개발하고 장애인과 친화적인 정서부터 갖추어야 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반장애인정서를 가진 사람은 결단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칼럼니스트 방귀희님은 현재 RI KOREA 조사와홍보 분과 위원이며, 숭실사이버대학교 방송문예창작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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