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중증장애인 사회복귀프로그램 ‘일상홈’의 해외연구를 위하여 16명의 단원이 6월 26일부터 7월 4일까지 8박 9일간 스웨덴 스톡홀롬의 척수장애와 관련된 관계기관을 방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10회에 나눠 연재하고자 한다.

척수장애인으로 산지 30년이 된 필자의 궁금증 중에 하나는 ‘왜 우리나라는 척수장애인에 대하여 퇴원 후 사후관리를 안할까?’ 이었다. 만일 체계적으로 관리를 한다면 건강문제나 사회적응문제도 효율적으로 진행이 될 터인데 말이다.

한국적인 현실인가? 하도 많은 병원을 전전하니 어느 병원으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헛갈려서 그런가? 아니면 척수장애인이 병원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인가?

물론 보훈이나 산재 같은 경우는 다양한 혜택이 있고 병원비에도 부담이 없으니 알아서 찾아가지만 기타의 척수장애인들은 병원도 자주 가지 않고 10년, 20년, 30년을 지내면서 척수손상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그 누구도 친절히 가르쳐 주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퇴원하면 그 뿐이고 장애인들이 생활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다시 병원으로 오겠지 하는 생각인 듯하다. 그 어느 병원도 스쳐간 척수장애인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다. 차라리 척수협회와 연계를 하면 척수협회가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고 중간역할을 해 줄 터인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이곳 스웨덴 척수장애인관리시스템은 달랐다. 평생을 관리해주는 시스템은 한국에서 꼭 도입하기를 희망한다. 먼저 척수재활센터에서 본인의 상황에 맞게 숙박을 하면서 중점적인 훈련을 하여 사회복귀의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

척수재활센터와 같이 사용되는 스피날리스 클리닉은 병원의 분위기가 전혀 나지를 않는다. 거실과 부엌과 복도는 가정집과 흡사하다. 이곳에서 척수장애인들의 사회복귀의 꿈이 익어간다. ⓒ이찬우

거실 벽에 설치된 미니 도서관. 척수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로 발행된 책들로 공부를 한다. 책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찬우

척수재활센터안의 레스토랑. 이곳에서 식사와 사교를 통해 일상의 삶을 꿈꾼다. 출퇴근 치료를 받는 장애인들도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찬우

퇴원이후에는 스피날리스 클리닉이라는 곳에서 지역사회의 초기정착과 외래 참가자를 담당하고 평생관리를 한다. 먼저 지역사회의 적응을 위하여 8주 동안 데이케어(Day care)서비스를 한다. 주 3회씩 8주 동안 집과 재활센터를 장애인콜택시와 개인 차량을 이용하여 왕래하면서 지역사회로 연착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때에도 재활코치들이 집을 방문하여 가정에서의 문제들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사후관리 재활코치들은 외래 관리를 담당한다. 당사자의 시각으로 실수담과 효율적인 노하우들을 전수하는 것이다. 이로써 혼자 독립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와 독려를 한다.

이후에도 정기적인 check-up을 통하여 평생 사후관리체제로 들어간다. 이후에 발생할 보장구문제와 활동보조인 문제, 생활체육과 레저 등의 각종 정보를 이곳을 통하여 접하도록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 스피날리스 클리닉은 매일 70~80명의 장애인들이 출퇴근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아침, 저녁시간이면 이들을 실어 나르는 장애인용 택시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년이면 800명 이상이 출퇴근 재활치료와 데이케어 서비스를 받는다.

부지런히 척수장애인들을 실어 나르는 다양한 모양의 장애인 택시. 타고 내릴 때는 택시의 뒷부분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차체가 낮아져서 안전하게 타고 내리도록 되어있다. ⓒ이찬우

생활 체력을 기르기 위한 피트니스 센터의 모습. ⓒ이찬우

매일 일정한 시간에 내부 참여자와 외부의 참여자가 모여 에어로빅을 한다. 즐겁게 사회적응을 하는 활기찬 장소이다. ⓒ이찬우

그리고 늘 그러하듯이 척수장애인들의 최고 관심사는 통증, 강직, 성, 임신, 대소변이라고 한다. 그리고 방광관리와 어깨문제는 늘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언제라도 이곳으로 와서 상담을 하고 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초기 치료가 가능하도록 철저히 관리를 한다.

특히 한국에서 척수장애인들 사이에 이슈가 되고 있는 어깨통증은 이곳 척수재활센터의 재 참가를 통해 치유하고 있었다. 먼저 예방에 집중을 한다. 휠체어 스쿨을 통하여 올바른 휠체어 사용법을 교육하고 정기적으로 Shoulder Program을 운영하고 견갑골 자리 잡기 등의 초기 치료를 통하여 건강한 어깨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에도 문제가 생기면 치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면밀히 구분하여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그 전에 2~3달 치료와 운동처방을 통해 최대한 보호를 하고 이후에 수술을 한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같은 평생관리 시스템에도 롤모델(Role Model)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재활코치(RI)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당사자는 물론 가족과의 갈등에도 재활코치가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동료상담을 통해 철학적이고 심리적 안정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제공하고 당사자는 물론 타인에게도 장애감수성을 전파한다.

평생관리란 Re-재활이다. 퇴원 후에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활습관과 태도, 신체적과 정신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여 삶의 질을 높이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스웨덴은 현재 전국적으로 6개의 척수전문병원이 지역별로 관리를 하고 있다. RSS(척수재활센터)는 스톡홀롬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의 계획은 1~2개의 재활센터를 더 만들어서 척수장애인을 전국적으로 동일한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평생관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곳 척수재활센터는 외국에도 이러한 선진 시스템을 전파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는 보스니와에 재활시스템을 파견하여 재활센터 설립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네팔에도 다녀왔다고 담당자인 인카(Inka)씨가 설명을 하였다.

누군가가 척수장애인인 나를 위해서 무엇이든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든든한 힘이 되는 것이다.

보스나와에 재활센터 설립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인카씨의 유익한 설명을 듣는 모습. ⓒ이찬우

척수재활센터를 중심으로 촘촘한 Care-chain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스피날리스 클리닉은 지역사회의 초기 정착과 외래 참가자 담당하고 평생관리를 한다.(스웨덴에서 한 메모위에 보조설명으로 편집)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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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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