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을 생각할 때 바탕이 되는 생각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장애를 사회적으로 보는 입장과 연관되며 사회와 예술, 사회와 장애예술을 설명할 때도 유용하다.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생각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실천적 관점에서 그것은 예술 비평으로 나타난다.

현대 공산주의 이론을 정립한 칼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시작되는 마르크스주의 비평은 한 사회의 사회 경제적인 토대가 그 사회의 예술과 문화를 결정한다고 본다.

예술은 사회의 계급관계를 반영하며 지배계급의 예술적 가치는 피지배계급에게서 착취된 노동 가치와 같다고 본다.

그러므로 한 사회의 예술적 가치는 계급투쟁과 해방에 기여해야 하며 그 사회에 한해서만 가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러한 정통 마르크스주의 비평에서 한 단계 나아간 넓은 의미의 사회주의 비평을 볼 수 있는데 마르크스주의 비평의 좁은 관점을 거부하면서도 예술이 사회적 생산물이며 사회관계의 반영이라는 기본전제에는 일치한다,

예술과 사회를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은 이론적 관점이다.

그것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매개체로서 사회를 말하며 반대로 사회 현상으로서의 예술을 설명하기 위하여 예술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예술제도론을 꼽을 수 있다. 예술제도론은 예술은 사회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합의하여 만든 제도이며 예술작품은 예술제도가 인증한 사회적 산물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예술가 개개인의 창의성이나 독창성도 사회제도의 일부이며 자율성과 미적가치 같은 가치의 문제를 사회제도의 합리성으로 바꾸어 버린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회현상으로서의 예술을 논하는 예술사회학은 사회과학의 엄밀한 가치 중립성아래 예술을 분석함으로서 유용한 가치의 생산이라고 하는 예술 본연의 임무를 도외시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사회학은 예술이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 있고 사회의 기본 가치들을 예술적 가치와 일치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예술과 사회는 서로에게 유용한 정보와 가치들을 공유한다. 그러한 점에서 필자는 장애예술도 사회적 예술 비평으로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이미 페미니즘 비평에서 달성된 특수 사회계급 비평의 실천이다. 그러나 비평 또는 이론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그 우선조건은 축적된 정보다. 체계적으로 조직된 자료를 의미하는 정보는 비평과 이론의 성립의 선결 조건이다. 장애예술 정보의 체계적 구축이 시급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조건은 관계망의 구축이다. 그것은 인적 네트워크의 구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와 정보의 관계망은 정보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며 유통된 정보들의 재생산을 촉진한다. 이러한 정보의 재생산은 이론의 성립을 촉진하고 비평으로 실천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장애예술을 예술의 범주에 넣기를 망설이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장애인에겐 나름대로의 정체성이 있고 사회가 있으며 제도가 있다.

독자적 문화의 성립단계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페미니즘이나 탈식민주의를 논하듯이 장애예술을 논할 수 있다.

장애와 예술, 예술과 사회, 예술사회학과 예술비평이 모두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것이 장애예술에 있어 예술과 사회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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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며 선사랑드로잉회, 뇌성마비작가회 날 등에서 장애인 문화예술행사와 전시기획을 해오고 있다. 칼럼에서는 장애인예술을 현대미술이론들과 동시대 담론들을 통해 조명하고, 역할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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