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 알파고의 승리를 통해 우리사회는 큰 충격과 함께 미래사회의 고용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인공지능의 우수성으로 인한 신선한 충격은 미래 산업에서 대부분 사람이 머리로 할 수 있는 직무가 컴퓨터로 대리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된다.

구체적으로 법률과 의료, 회계 등 전문분야의 사무직은 컴퓨터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으므로 인간의 고용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였고 육체노동직, 대면직종 등은 거의 마지막에 대체될 직종으로 가늠하였다.

자본주의 속성상 고용은 자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즉 자본으로 개발된 기술은 고용의 안정이나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보다는 더 심한 자본축적과 부의 불균등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 고용의 역사적 가치도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적으로 희석되었다. 노동을 강조하는 산업사회로의 전환은 장애인을 노동이 불가능한 인간으로 취급하였고, 노동의 가치하락은 장애인을 사회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대상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생각해보자! 미래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리할 때 인간의 가치는 하락되고,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미래의 노동시장에서도 자본의 속성은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이고, 기술혁신의 변화에 따라 노동의 구조변화는 빠르게 진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러한 물음이 전혀 엉뚱한 것이 아니다. 즉, 미래에는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보다 인간과 자본의 속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장애인의 고용의 의미를 자본의 속성에 대한 재개념화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고용의 의미를 생산과 효율이라는 경제성 원리에 적용한다면 장애인은 지속적으로 실업상태에 빠질 위험이 다른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다.

다행히도 고용정책에 힘입어서 취업이 되더라도 해고의 가능성이 높으며, 낮은 임금과 열악한 고용환경에 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노동가치가 변화하듯이 자본의 속성을 사회적 형평과 기여의 가치로 비중을 둔다면 장애인의 고용은 기계에 대치하여 우리의 노동 가치를 공유하는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지금, 장애인 고용의 문제와 의미를 다시 돌이켜보면 장애인의 고용의 의미를 보다 개량적인 사고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자본의 축적보다 공유의 수단으로, 잉여의 자본은 인간이 가진 본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환된다면 우리사회에서 장애인 고용의 문제는 별도로 존재하는 것보다 전체사회가 극복하고 함께 이겨내야 할 과제로 전환되지 않을까 싶다.

※칼럼니스트 최영광님은 현재 RI KOREA 직업분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기획조정실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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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 KOREA(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전문위원회)'는 국내·외 장애 정책과 현안에 대한 공유와 대응을 위해 1999년 결성됐다. 현재 10개 분과와 2개의 특별위원회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전략 이행,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국내외 현안에 관한 내용을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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