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8요일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미라클 벨리에>에 이어 이번에도 프랑스 영화 <제8요일>을 소개해보려 한다.

이 칼럼을 연재하면서 새삼 프랑스 영화 중에 장애를 다룬 영화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국가마다 영화를 소비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할리우드가 처음부터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 제작 방식이라면, 마찬가지로 한국영화 산업도 크기가 커지면서 상업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반면 유럽 영화는 독특한 예술 감각과 문화에 대한 진보적 접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므로 상업적으로 다루지 않는 소재들의 영화를 많이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장애에 대한 소재도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다룬 영화로 <오아시스>, <말아톤> 이후로 꼽을 만한 작품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이후 작품들 속에도 종종 장애에 대한 소재가 등장했지만, 신파적 효과나 극적인 갈등 구조로 소비될 뿐, 이들의 삶을 본격적으로 조명하려는 상업 영화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8요일>은 프랑스 영화의 매력이 살아있으면서도, 장애인의 삶에 집중하고자 한 작품이다.

‘장애’가 어떤 능력의 결핍이라고 정의 했을 때, 주인공 아리와 조지는 둘 다 삶의 결핍(장애)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아리는 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가족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적 삶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다. 조지는 다운증후군이라는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지만, 하루하루를 풍족하게 사는 법을 알고 있는 남자다.

영화를 접하지 못한 관객들은 독특한 제목 <제8요일>에 궁금증을 가질 것이다. 주인공들이 일주일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8요일은 신이 내린 선물 같았던, 이 두 남자의 우정의 시간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조지는 요양원에 살면서 태양, 땅, 바다가 주는 자연의 촉감부터 레코드, 텔레비전으로 배우는 간접적인 삶의 체험에 모든 감각을 열어두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다. 반면 아리는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토스트를 먹고, 꽉 막힌 출근길에 오르고, 회사에서는 반복적인 세일즈 강의를 한다.

영화는 정반대 방식으로 살던 두 남자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함께 서로의 가족을 찾는 여정을 담았다. 날마다 다르게 느끼는 조지가 환상이 아닌 현실에 부딪히는 과정, 매일 같은 요일처럼 살지만, 마지막 인간적인 면모는 되찾고 싶은 아리의 가족 찾기 여정은 그렇게 시작한다.

그들의 노력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자신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거절당하고 상처받은 그들은 서로에게는 둘도 없는 존재가 된다. 그들 각자에게 제8요일은 어떤 의미일까? 제8요일은 현실에 없는 요일이다. 신이 창조해 주었으면 하는 요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조지는 제8요일에 신이 내린 선물을 ‘인간’이라 하였고, 아리는 ‘조지’라고 했다. 조지는 요양원에서 억제될 수밖에 없던 인간적인 감정들, 이를테면 연인과 친구, 가족들을 직접 마주하고 싶었다. 또, 아리는 그동안 무시했던 감정들과 일주일의 하루하루를 다르게 사는 법을 조지를 통해 깨닫게 되었기 때문에 조지는 그에게 선물 같았던 친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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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 대학에서 미디어 문예창작학과를 전공하였고, 방송과 영화 관련 칼럼을 주로 써왔다. 칼럼을 통해서는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에 주목하여 서로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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