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이현수.

아직 추운 겨울이다. 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지난겨울, 지지난 겨울에도 춥고 몸이 아리고 가슴이 아팠다. 그 이유는 장애아동 학대와 학교폭력, 지역주민의 특수학교 설립 반대, 학부모의 특수교사 고발 등 아직도 추운 겨울로 지내고 있다.

특수교육 현장에는 학생도 부모도 교사도 그 자리에 서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존중과 배려보다는 학교폭력과 학대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사랑보다는 불평이 더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 특수교육 현장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관계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겼고 작은 문제만 생겨도 서로 불신이 크다.

서로가 두려워하는 학교 현장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어떤 이유가 있건 우리는 아이들 때문에 그 현장에서 장애아이들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서로가 서로를 밀어주고 서로서로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특수교육 현장을 만들어나가자.

서로가 주장하는 인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간에 대화를 자주하고 의견이나 행동을 존중해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보호이다. 사실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는 장애아동들이 생활하고 있는 일차적인 인권보호 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장애 아이들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에 머무르게 해서는 안된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미래의 시민’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리를 움츠리게 했던 많은 일들도 이제는 지난겨울에 묻어놓고 깨끗한 새 옷 차림으로 2016년을 맞이하자. 우리는 가끔 사는 게 힘들어서, 사는 게 언짢아서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고 한다. 지난 일들을 뒤돌아보면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스스로 채찍질하며 서로에게 상처내고 아파하기도 했다.

우리는 삶속에서 감사함보다는 불평이 더 많았다. 얼마 전 교우 중에 뇌출혈로 쓰러진 분을 뵈었는데 그 분은 ‘그동안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는 것, 두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왔다’라고 했다. 지금 그 교우분의 소원은 단순하고 간단했다. ‘옛날처럼 스스로 걷을 수 있고 스스로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렇게 항상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살고 있는데 감사함보다는 자신에 대해 키가 작아서, 눈이 작아서, 다리가 너무 두껍고 짧아서, 쌍꺼풀이 아니어서, 긴 얼굴 때문에, 몸짱이 아니라서, 얼짱이 아니라서, S라인이 아니라서, 학력이 낮아서,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어서, 가슴 아픈 일을 겪어서, 자녀가 장애라서 등의 이유로 삶이 내게 준 선물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닉부이치치와 오토 다케는 '삶은 희망이고 행복이다'.라고 했다. 희망은 즉 행복을 뜻한다. 부족하고 가진 것은 없지만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을 찾고 장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원년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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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특수교사 20년의 경력과 장애아동의 인권 활동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인권보호 활동과 장애아동 학교폭력 예방 지침서 개발, 장애아동인권학회 사무총장, 장애아동인권정책연구원 원장 등의 활동을 하며 장애아동 인권보호 활동과 특수교육 전문가이다. 따라서 특수교육의 문제 제기, 장애아동 인권 문제와 정책 대안, 장애아동 관련법과 입법 방향 등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한 차별적인 구조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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