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장애인의 건강문제는 장애인은 의료접근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여 생기는 의료 취약계층이라는 점, 장애로 인한 합병증이나 만성질환에 시달리기 쉽다는 점, 운동부족 등의 이유로 비만 등에 쉽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다루어져야 한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운동량이 부족하기 쉬운 중증장애인의 경우 비만으로 인한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늘 그렇게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프레드 윌리 증후군(PWS)의 경우는 비만에 대하여 평생 주의해야 한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은 1956년에 처음 보고된 질환으로 1995년에 와서야 염색체 이상임이 규명되었다.

15번 염색체의 장완(긴부분) 부분 결함으로 부의 염색체를 받지 못하거나 모의 염색체를 두 개 가지는 질환이다.

저체중으로 태어나 스스로 젖을 빨지 못할 정도로 생동력이 떨어지지만, 성장하면서 대퇴 시상하부의 기능장애로 인하여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식탐이 과하여 비만에 걸리게 된다.

그러나 프레드 윌리 증후군이 염색체 결손을 보이거나 돌연변이라는 것을 발견했을뿐, 그 원인은 현재까지도 정확히 알고 있지는 못하다.

그리고 유전성 질환이라고 하지만 현재의 질환자가 모두 유전으로 인한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경증의 경우 유전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가임이 불가능하다. 유전성은 맞지만 대부분 발병이 유전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은 비만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 유전자가 비만인자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은 대부분 저신장, 성기 발육부진, 비만, 지적장애를 동반하는데, 비만의 경우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뇌혈관 질환 등의 질환을 발병시켜 적절히 비만을 조절해 주지 못하면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의 발병 빈도는 인구 2만 명당 한 명 정도로 이 비율이라면 우리나라에는 2500명 정도의 인구를 가진 희귀성 질환이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의 근원적인 치료제는 아직까지 없다. 신장발육을 위하여 성장호르몬(한국화이자제약사의 소마트로핀을 성분으로 한 지노트로핀 등) 주사약이나 비만치료제를 프레드 윌리 증후군의 치료제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 호르몬은 부작용이 있고, 비만치료제 역시 비만이라는 합병증 하나만 치료하는 것일 뿐이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의 경우 식사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음식에 대한 과욕이 있어 이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다는 실패감이나, 어떻게든 먹으려고 하는 본능적 속성이 가족과 음식에 대한 전쟁으로 이어져 사회성 결여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비만을 치료하는 약으로는 1997년에 BASF 자회사 Knoll이 개발한 리덕틸(시부트라민)이 FDA 승인을 받았으나 이는 향정신성 약물이다. 1999년에 로슈사의 제니칼(오르리스타트)이 FDA 승인을 받았는데, 이는 지방흡수 억제 기전제이다. 2010년에는 리덕틸이 안전성 우려로 유럽과 미국에서 퇴출되었다. 제니칼은 효능이 부족하고, 지방변 등 불편감이 있다.

미국에서는 비만 과체중 인구가 전체인구의 65퍼센트로 증가하자, 조속한 신약 개발을 위하여 비만치료제 승인 안전성과 효능 기준을 완화하였다.

2012년 아레나 사의 벨비크가 FDA 승인을 받았는데, 같은 해 비버스 사의 큐시미아 역시 비만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2014년 9월 10일 Orexigen 사의 콘트라브가 FDA 승인을 받았으며, 2014년 12월 23일 Novo Nordisk 사의 삭센다가 FDA 승인을 받았다.

큐시미아(Qsymia, 팬터민 + 토피라메이트(식욕억제제)는 기존 약품의 복합제이고, 콘트라브(날트렉손 + 부프로피온) 역시 복합제이다. 당뇨약(주사제)으로 쓰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Saxenda(Liraglutide)는 비급여로 빅토자 펜이 있기는 하지만 비만치료 용량인 3mg 주사형은 아직 국내에 판매가 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광동제약에서 KD101(프로젝트명)를 진행하여 신기전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으며, 종근당은 프레드 윌리 증후군 비만치료제 벨로라닙(Beloranib)을 미국 자프겐(Zafgen)사에 의뢰하여 개발 중이다.

3상 임상실험 중인 신약제로는 Empatio(Zonisamide + bupropion), Tesofensin(가장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로 알려지고는 있음), Cetilistat(제니칼과 비슷한 보조제) 등이 있다.

살 빼는 약 중 현재 국내 시판되는 약으로는 한미약품의 리피다운, 휴온스의 살사라진, 삼성제약의 훼더에스정, 우리들제약의 로페트정, 페티노정, 종근당의 락슈미, 대화제약의 마르나F정, 광동제약의 아디펙스, 동아제약의 슈랑커(시부트라민), 일동제약의 벨비크, 대웅제약의 엔비유 등이 있지만, 지방제거 유전자물질 ATS-9R 펩타이드 개발에 이어 종근당의 벨로라닙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은 프레드 윌리 증후군의 비만 치료제로 먼저 개발하여 고도 비만 치료제로 확장한다는 접근방식 때문이다.

약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약을 통한 비만관리보다는 식이요법을 통한 관리가 더욱 효과적이지만, 그것으로 조절이 매우 힘든 프레드 윌리 증후군의 경우는 약물을 이용한 해결책이 필요할 수 있다.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이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프겐사의 발표 논문에 의하면, 벨로라닙은 프레드 윌리 증후군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획기적인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 논문으로 인하여 자프겐사와 종근당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 약이 개발되면 연간 1조 5천억원 매출을 올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제약파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가능성도 보인다.

D. D. Kim etc. Efficacy and safety of beloranib for weight loss in obese adults. Zafgen. 2015.

일시적인 체중 감소인지, 지속되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실험 결과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FDA 허가를 득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2017년에는 시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알약이 아니라 피하주사약이라는 것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어쩌면 프레드 윌리 증후군이 과체중으로 사망하는 일도 막을 수 있고, 합병증 우려도 해결하고, 먹지 못하게 싸우는 가족의 스트레스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프레드 윌리 증후군을 위하여 개발하는 벨로라닙이 그들의 가족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

최근 발달장애 학생의 문제행동이 학교폭력으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처럼 프레드 윌리 증후군 장애인이 더 이상 먹는 것이 죄가 되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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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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