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통대)는 국민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국가인재양성을 목적으로 1972년에 설립되었다.

국민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민교육의 수준을 향상하며, 사회교육을 확대발전시키며, 분야별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방통대는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국민 모두에게 평생교육을 제공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국내 최대의 학생을 보유한 국립대학이다.

일반 대학의 편의시설 부족과 교육에서의 교재 접근성,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의 부재, 직업을 가진 장애인의 교육기회와 여건 미비 등으로 장애인들은 방통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롭고, 학습 접근이 용이한 이유로, 또 수업료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도 장애인들이 방통대를 많이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방통대에는 400여 명의 장애인이 재학 중이며 그 중 시각장애인은 100여 명이다.

방통대는 한국복지대학보다 장애학생수가 많으며, 장애학생수가 많은 대학 순으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장애학생의 이용 정도가 매우 높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야간에 안마업에 종사하다 보니, 낮에 일반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하기에는 오전에 잠을 취해야 하는 등 여건이 맞지 않고, 학내 이동이 어려우며, 교재가 시각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자료로 제공되지 않아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가족의 학습도움이 가능한 가정에서 방통대 수업을 선호하고 있다.

방통대는 2003년부터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하여 전 교재를 시각장애인 교재로 제공하고 있는 유일한 대학이다.

다른 대학의 경우 장애인도서관(점자도서관)에 점자자료 제작을 의뢰하거나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을 받는다 하여도 일부 교재에 한하여 도움을 받는 정도지만, 방통대는 전 교재를 대학출판부가 장애인을 위해 지원하는 셈이다.

방통대는 이제 정보화 시대를 맞아 사이버대학의 하나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렇다면, 방통대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장애인을 위한 웹접근성은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을까?

방통대 사이트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모든 하위 페이지에서 본문의 처음 제목과 인트롤이 화면낭독 프로그램 음성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현재 읽어주는 화면 내용의 제목이 무엇인지, 어떤 메뉴 하위에 속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마치 책의 표지나 제목 목차가 없이 한 페이지를 그냥 읽어주는 독서생활을 시각장애인은 인터넷 방통대에서 해야 하는 셈이다.

본문 제목과 인트롤이 화면 낭독 음성으로 확인되지 않음. ⓒ서인환

홈>학교소개>조직도 및 연락처 페이지로 이동하여 단과대학 중 인문과학대학의 학과 수를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

조직 중 3개의 덩어리 중 1개에 대한 제목이 인식되지 않았다.

예로 '대학원', '경영대학원', '단과대학' 등이 몰려있는 부분의 제목인 '교육조직'을 음성으로는 말해 주지 않아 화면의 부분을 가리고 컴퓨터 작업을 하는 듯한 장면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시각장애인은 화면의 일부만 음성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로 읽어주는 정보가 전부라 생각하게 되고, 엉터리 정보를 가지게 된다.

화면의 일부만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화면. ⓒ서인환

홈>홍보관>홍보갤러리>웹툰 페이지로 이동하여 제3화의 내용을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

웹툰 내 'TIP'에 있는 내용만 음성으로 제공되어 접근이 가능했다. 대화 내용이라든지 등의 내용들은 모두 음성은 지원되지 않았다.

팁만 읽어주어 내용은 시각장애인은 알 수 없는 화면. ⓒ서인환

그 외 다른 부분들은 비교적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테이블, 풀다운 메뉴, 도식 그라픽에서의 대체텍스트, 웹툰의 대체텍스트 등의 부족은 방통대 나름으로 웹접근성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할 결과일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웹접근성을 갖추어 장애인도 동등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하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를 의무적으로 획득하거나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니 매년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를 심사받은 사이트와는 차이가 난다.

처음 홈페이지 설계에서는 웹접근성을 고려하여 제작하였다고 하더라도 운영 과정에서 세월이 지나면 웹접근성은 서서히 나빠지게 되고, 제공자가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므로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를 획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장애인들은 이 마크를 메인화면에서 확인하고 접근 가능한 곳인지 사전 정보를 가지고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진정 장애인도 동등하게 차별하지 않고 사이트를 이용하게 하려면 사이트 운영자가 자기만족에 의해 웹접근성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공인 기관의 웹접근성 품질인증마크 심사를 거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방통대가 약간의 점검과 고려 부족으로 장애인들에게 학습권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국민의 교육권 확대와 사회교육 강화를 외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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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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