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기내용 휠체어(사진 우)와 팔걸이도 안전벨트도 없는 이상한 기내용 휠체어(사진 좌). ⓒ이찬우

최근 제주 앞마다에서 전복된 돌고래호 사고로 또 다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사회의 여론으로 시끄럽다. 대한민국을 거세게 흔들었던 세월호사고의 악몽이 채 씻기도 전에 우리는 또 충격과 함께 자책을 한다.

우리는 언제 이와 같은 반복되는 안전 불감증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작년 9월, 제주도의 한 척수장애인이 아시아나 항공기를 탑승하는 과정에서 기내용 휠체어의 팔걸이와 안전벨트가 없어 바닥으로 떨어졌던 사고가 있었다. <에이블뉴스 2015년 1월 26일자 '척수장애인, 아시아나와 치료비 놓고 갈등' 참조>

이에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장애인용 보장구(기내 휠체어 등)에 대한 점검과 준비로 안전사고에 완벽히 대비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보도가 나간 이후 지지부진하던 항공사와 피해자와의 합의도 마무리가 되었고 항공사도 정신을 차리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바랐는데 아직도 그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필자가 지난 일요일(9월 6일) 일본출장을 다녀오는 도쿄발 인천행 아시아나 비행기(OZ105편)에서 년 초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의 기내 이동을 돕는 기내용 휠체어에는 팔걸이도 없고 다리를 고정하는 벨트도 없는 아주 이상한 모양의 휠체어였다. 바닥은 플라스틱 재질로 딱딱하여 방석 없이 앉아가는 내내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인천에서 동경으로 나갈 때는 기존에 많이 보던 기내용 휠체어로 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에 설마 이런 휠체어를 사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승무원에게 이런 위험한 기내용 휠체어는 승객에게 매우 위험하고, 당연히 항공사도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당부를 해주고 연초에 있었던 사고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었다.

승무원은 구형의 기내 휠체어가 어떻게 실렸는지 모르겠다며 주의하겠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미심쩍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이는 습관이 바뀌지 않는다. 왜 다리를 묶고 팔걸이가 필요한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와 같은 눈높이를 하고 자세를 낮추기 전에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필요하고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대형사고가 나고 사람이 상해를 입고 언론에 보도가 되어야 개선되는 척하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로 돌아가는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은 언제나 고쳐질까 걱정이다.

인간은 실수를 통해서 늘 발전하고 개선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고유한 다양성에 기인하여 실수를 한다. 그래서 실수를 하는 것이 인간이고 본질적으로 또 그 실수를 용서하는 것이 인간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 개선되지 않는 그 실수로 인하여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한다면 더 이상은 용서되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사람들 아시아나 항공의 전향적인 기내용 휠체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점검,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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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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