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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척수인생 28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8-26 08:37:51
올해 8월 15일은 광복 70주년의 뜻 깊은 해이다. 실로 다양한 외부행사와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여러가지 TV프로그램 방영으로 한껏 역동성이 있는 주간이었다.

그 다음날인 8월 16일은 필자가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지 28주년이 된 날이다. 이날은 28년째 그랬듯이 늘 차분하게 나의 척수인생을 되돌아보곤 한다.

올해는 작은 딸이 ‘2’자와 ‘8’자 모양의 초가 꼽힌 케이크를 사와서 나의 척수인생의 의미를 더하게 했다. 다른 해와 다르게 다가온 올해는 광복 70년이라는 커다란 의미가 나의 척수인생 28년이라는 것과 묘하게 오버랩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광복 50년과 광복 60년에도 필자의 척수인생 8년과 18년이 오버랩이 되었을텐데 그때의 기억은 사실 없다. 아마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지도 모른다.

통계청에서 발행한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사회의 변화」라는 책자에 관한 보도자료를 보게 되었다. 참 많은 변화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였다.

관심이 가는 주요 내용 중에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 현재 1,485조원으로 1953년 477억원에 비하여 31,000배 증가하였으며, 1인당 GNI는 1953년 67달러에서 2014년 2만 8,180달러로 증가하였고. 기대수명은 1970년에 61.9세에 비해 2014년 81.8세로 지난 44년간 약 20세 증가했다고 한다.

1949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0.22명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2.18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 의료기관수는 1955년 5,542개소에서 2012년 59,519개소로, 10배 이상 증가, 해방 직후부터 최근까지 승용차등록대수는 15,750배가량의 폭발적인 증가를 보다는 긍정적인 통계가 있었다.

한편 자살률은 1983년 인구 10만 명 당 8.7명에서 2013년도 28.5명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범죄율은 1981년의 인구 10만 명당 935건에서 2012년의 2,039건으로 2.2배 증가하였고 한국인의 주관적 건강상태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등의 암울한 통계도 있었다.

2015년 8월은 광복 70년, 척수인생 28년이 되는 해이다(사고전과 후의 모습). ⓒ이찬우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5년 8월은 광복 70년, 척수인생 28년이 되는 해이다(사고전과 후의 모습). ⓒ이찬우
이것을 보는 내내 우리 장애인들의 삶은 어떤 변화와 굴곡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장애유형과 개인의 형평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필자의 척수인생과 견주어 보면 가장 피부적인 사건은 LPG연료지원중단이다. MH(맨땅의 헤딩의 악자로 아무런 보상도 없이 살아가는 척수장애인을 뜻함)인 필자에게는 지금도 아쉬운 제도이다. 대신 늘어난 저상버스라도 한번 타려면 주변의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직도 척수장애는 유형분리가 안 되어서 형평성의 차별을 받고 있으며, 전국 200여개의 장애인 복지관 중에 척수장애와 관련된 복지관은 하나도 없다. 사회복귀의 필요성은 의료 수가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서도 손을 놓았다.

활동보조인에게도 인기가 없는 장애유형이고 보장구도 10년째 전동은 209만원, 수동은 47만원의 굴레에 묶여 있다. 자가도뇨 카테타 요양비 지원은 후천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휠체어를 타는 특성상 건강검진 등에도 소외를 당한다.

사고 전의 각종 경험과 능력들은 사장되어가고 일자리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계층(보훈, 산재, 교통, 수급권자, MH)간의 위화감은 소득의 양극화만큼 점점 벌어지고 상대적인 박탈감이 재활의 의지를 꺾고 있다.

그래도 변화(?)는 있었다. 호흡기를 사용해야 하는 최중증 척수장애인은 보험적용이 가능하게 되었고, 보장구의 자부담율을 20%에서 10%로로 줄어서 전동은 20.9만원, 수동은 4.7만원 여유가 생겼다(사실은 이보다 수십 배의 자부담을 부담하고 있는데).

정부는 ‘광복 70년 미래 30년‘이라는 슬로건으로 향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있다. 척수장애인에게도 희망을 있겠지?

정부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 가족지원과 65세 이상 지원도 고민하고 있고, 도뇨카테타 요양비 지원도 가능성을 내 비치고 있고, 복지부내에서는 이런저런 사안에 대한 연구로 분주하다.

희망을 가져도 되나 싶다. 희망을 가져야 되겠지? 광복 100년이 앞으로 30년 후인데, 척수인생 58년의 맞이할 때 눈에 확연한 척수장애인의 변화를 확인하고 싶다. 건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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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찬우 (elvi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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