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에 대한 대학 특례입학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지나 지금은 이들을 포함하여 8천여 명이 넘는 많은 장애학생들이 대학교육을 받고 있다.

이 제도가 장애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장애학생의 입학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보상의 논리이고 다른 하나는 다양성의 논리이다.

보상논리는 소수자인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잘못에 대해 보상하고 바로잡기 위해 우대하는 절차로 본다. 장애인을 차별했던 과거의 오류를 보상하는 의미에서 정책적으로 그들을 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입장은 다양성 논리로서 장애인에 대한 교육적 차별 여부와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즉 교육적 측면에서 배경이 유사한 학생들만 모여 있는 것보다 다양한 학생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비장애학생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 처하기 쉬운 장애학생들을 교육시켜 공직 등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한다면 개인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 된다.

우리나라 대학은 장애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대학들이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사실 이 센터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소통과 함께 지원의 역할을 담당하는 창구이다. 그러나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휠체어를 타는 학생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거나, 시각장애 학생에게 파일로 된 자료가 제공되지 않거나, 청각장애 학생에게 문자나 수화통역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다른 학생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장애학생들의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 장애학생지원센터이다.

그러나 이 지원센터의 책임자나 담당 직원이 기본적으로 장애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장애학생이 무엇인가를 요청하면 잘 모른다거나 규정에 없다는 등 적절히 대응지 못하거나, 할 수 없어서 학생들이 외면하게 된다.

한마디로 장애학생들을 위한 지원센터가 무책임성과 비전문성으로 인해 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실정이다.

이와 함께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의 내용이 각 대학마다 차이가 크다는 점도 문제이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한국시각장애인 대학생회를 통해 조사를 한 결과(2014년)에 의하면, 장애학생 입학을 많이 받고 지원을 잘 하는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학들의 지원은 제각각이다.

더욱이 장애유형에 따라서도 대응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대학마다 차이가 너무 커 학생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좌절감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에 있어서도 이러한 차이를 줄이도록 최소한의 기준과 같은 표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차별에 대한 보상이든지 아니면 다양성에 기초한 교육이든지 이 학생들에 대한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지원센터의 모습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학에서는 기본적인 편의시설이나 설비뿐만 아니라 장애학생들이 소통하고 기댈 수 있는 창구인 이 센터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학에서는 비록 한 사람의 장애학생일지라도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수업 및 학교생활과 관련하여 필요한 지원을 보장해 줄 수 있어야만 교육 기회의 제공이라는 본래 의미를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성에 기반 한 교육, 나아가 장애주류화 교육의 구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권선진님은 RI KOREA 조사와홍보 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평택대학교 재활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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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 KOREA(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전문위원회)'는 국내·외 장애 정책과 현안에 대한 공유와 대응을 위해 1999년 결성됐다. 현재 10개 분과와 2개의 특별위원회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인천전략 이행,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국내외 현안에 관한 내용을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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