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은 ‘도핑 청정국가’로 평가 받았지만 올해 들어 ‘마린보이’ 박태완 선수, ‘얼짱 배구선수’ 곽유화 선수 그리고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프로야구의 최진행 선수도 도핑테스트 결과 양성으로 밝혀져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그간 쌓은 명성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이클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랜스 암스트롱은 한 때 고환암을 극복하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 투르 드 프랑스 우승을 차지해 인간승리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2011년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나 모든 상을 박탈당하고 사이클계에서 영구 제명되었다.

최근에는 한 프로축구선수가 무작위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메틸스토스테론이 검출되었고, 이 이유로 15경기 출전정지와 해당 구단에도 경고가 내려졌다.

어이없는 것은 콧수염이 나지 않아서 바른 발모제가 그 원인이라는 실로 황당하다. 이 사건으로 국가대표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프로 운동선수라면 가벼이 먹는 약 하나 복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했었고,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사용할 약품을 구매하면서 어떤 성분이 들어있을지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 이는 문제가 된다.

선수들을 관리하는 관리자들도 세심한 주의와 교육이 필요하다. 작은 실수로 명예가 실추된다면 이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핑문제가 비장애만의 문제일까? 이런 일이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훈련을 하고 국위를 선양하려고 하는 척수장애인 선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특히 2016년에 개최예정인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감각기능이 마비된 척수장애인은 소변배출을 위해 하루에도 여러 번 자가도뇨를 실시한다.

자가도뇨란 소변이 나오는 요도에 얇은 호스(도뇨관, 카테터)을 삽입하여 강제로 소변을 배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2014년 9월에 자가도뇨 운동선수들을 위한 도핑 테스트에 관한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 WADA)의 긴급 통지가 모든 일본 운동선수들에게 보내지게 되었다.

일본반도핑기구(Japan Anti-doping Agency, JADA)측에서는 자가도뇨를 하는 운동선수들을 위한 카테터 제공이 불가하게 되면서 운동선수들은 자신들의 카테터를 직접 가져오도록 지침을 받았다. 일본반도핑기구에서 전달한 긴급 통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카테터 소독액은 글리세롤/글리세린 [글리세린 BC 용액] [하야민 글리세린 용액] [인진 글리세린 용액] 등 금지된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자가도뇨시 소변과 섞이게 되며, 결국에는 도핑 검사에 양성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카테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규정에 의하면 카테터를 사용하는 운동선수들을 위해 아래의 카테터 사용이 허가되었다.

(1) 운동선수 자신이 가지고 온 일회용 카테터 (사용되지 않은 일회용 타입)

(2) 운동선수 자신이 가지고 온 재사용 카테터

(2)번 같은 경우, 운동선수들은 도핑컨트롤센터(Doping Control Center, 이하 DCO)에 왜 (1)을 사용하지 않는지 설명하여야 한다. DCO측에서 그 설명이 적합한지 판단되면 선수들은 (2)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친수성으로 안전이 검증된 콜로플라스트사의 1회용 도뇨카테터인 스피트캐스. ⓒ이찬우

통상적으로 콜로플라스트나 포켓캐스(일본 제품)에서 만들어진 스피디캐스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일회용 넬라톤 카테터 제품들 같은 경우 글리세린이 들어있지 않은 소독액 사용이 필요하다고 새로운 규정은 말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의 경우 관련 기관에서 모든 선수들에게 반도핑 검사와 관련된 정보를 미리 전달하여 추후 발생 할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배운 것처럼 일이 다 터진 후에 부랴부랴 수습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미리미리 알리고 대비하는 유비무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그 어떤 선수도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지 않도록 선수는 물론 관계자의 현명한 준비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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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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