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해 9월 24일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였다.

이 교육과정 개정의 추진 배경은 문·이과 칸막이 없는 학교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하여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교육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려고 하는데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현재의 경쟁중심의 학교교육을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능하도록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 좋다. 문제는 특수교육 교육과정을 이번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개정의 취지에 맞추어 개정하여야 한다는 점이며, 이에 더하여 총론은 일반교육 교육과정과 특수교육 교육과정을 통합고시를 전제로 개정하는데 따른 여러 가지 면에서의 준비부족이 노출된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학년기 장애학생의 70% 이상이 일반학교에 통합되어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일반학교 교육과정의 총론에는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의 교육요구에 부합하는 적절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그 어떠한 문구표시도 없었다.

이들에 대한 교육과정 상에서의 교육적 배려에 언급은 곧 교육지원에 대한 책무성의 언급이다. 따라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 분야의 관련 전문가들의 치밀한 사고를 요한다.

지금까지 일반교육 교육과정의 개정과정 모두에서 많은 혼란이 노출되었지만 특수교육 교육과정의 개정은 일반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종속적으로 개정하게 됨으로써 더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특수교육 교육과정은 인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기본교육과정과 이러한 문제를 가지지 않은 장애학생을 위한 공통교육과정, 그리고 직업교육과 관련된 전문 교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수준에서의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한 복잡한 영역이다. 따라서 몇 가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특수교육 교육과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담 연구기관이 필요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같은 교육과정 전문연구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특수교육계의 현실에서 복잡한 교육과정 특성을 체계적인 연구기반도 없이 일반 교육과정의 개정에 맞추어 총론과 각론 연구팀을 한시적으로 조급하게 구성하여 운영한다는 것은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마련된 검증 없는 교육과정은 부실한 교과서 및 지도서, 그리고 보완자료 집필로 이어지게 되어 결국 연쇄적인 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독립된 특수교육 교육과정 연구기관의 설립을 통하여 교육과정에 대한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연구기반을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개정된 교육과정의 현장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교사 연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개정된 교육과정 기반의 체계적인 학생지도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의 학습경험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들의 학습 적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에 대한 일반교육교사와 특수교육 교사의 협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학교 교육과정 운영위원회에 특수교육교사를 반드시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의 통합교육 학습과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모든 이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과 이에 따른 모든 이를 위한 학습연구(Universal Design for Learning)가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칼럼니스트 신현기 님은 RI KOREA 교육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단국대학교 특수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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