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른 넷, 길 위에서’, ‘네 바퀴와 함께하는 외출’, ‘미드나잇 썬’. 출처 : 장애인영화제

[성우 내레이션: 어린이와 개그맨 정종철은 3라디오에서 2007년 방송한 ‘장애인 1교시’에서 장애인 문제를 쉽고 재밌게 전달했다. 이번에도 호흡을 맞춰 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살펴본다]

어린이 : 지난번에 알려준 세 편의 영화를 다 보았는데, 장애인이 등장하지만 장애라는 굴레에 억눌리지 않은 점이 보기 좋았어요.

정종철: 그렇지. 오늘도 그런 영화들을 살펴보자

어린이 : 제가 본 영화가 있어요. ‘서른 넷, 길 위에서’라는 영화에요

정종철 : 제목이 주제를 잘 보여주는 영화지.

어린이 : 예.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서른 네 살 동갑내기 두 여성의 이야기에요.

정종철 : 동갑내기 두 여성, 진희와 애린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장애를 가진 30대 여성의 삶이란 어떤 것일지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어린이 : 두 사람은 같은 장애를 갖고 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이네요. 병치된 두 사람의 일상을 통해, 차이를 넘어 연대의 관계를 빚어내는 시선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영화라고 다들 입을 모아요.

정종철 : 영화보는 안목이 많이 늘었구나. 그래서 ‘서른 넷, 길 위에서’는 다큐 영화지만, 극영화 못지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긴단다.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가 또 있지.

장애인 이동권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네 바퀴와 함께하는 외출’이 그렇단다. 시내로 외출하고, 친구의 병문안을 가는 평범한 일과도, 휠체어를 이용하게 된다면 사정은 전혀 달라지지.

이 녹록치 않은 여정에 카메라가 나란히 동행하며 묵묵히 그들을 응원해. 영화를 보고나면 관객들도 응원을 하게 되거든. 그게 이 영화의 미덕이야.

어린이 : 영화적 시간이 짧은 영화가 없나요.

정종철 : 있지. 하룻밤에 사건이 일어나고 인물이 갈등하는 영화야. 바로 강지숙 감독의 ‘미드나잇 썬’이란다.

어린이 : 어떤 내용인가요?

정종철 : 청각장애인 남매의 어떤 하룻밤에 관한 내용이야. 남매는 호기심과 설렘으로 세상에 발 내딛기도 하지만, 차별과 편견의 시선에 상처입기도 하지.

어린이 : 영화는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나요?

정종철 : 영화는 청소년기에 있거나 이제 막 그 시간을 통과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어.

어린이 : 특별히 주목할 만한 씬이나 대사가 있나요?

정종철 : “세상 사람들이 다 못 들었으면 좋겠어”라는 희수의 말이 그것이지. 답답한 그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울리지만, 마주잡은 두 손과 긴 밤이 지나고 찾아온 아침이 작은 위안을 건넨단다.

어린이 : 여운이 있네요.

정종철 : 그래서 보고나면 먹먹하고 눈물이 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찾고 싶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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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아시스를 비디오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보았다. 인터랙티브 영화제, 아이디어창업·시나리오·블로그·수기 공모전 등에서 수상한 경험을 글과 영상에 녹여내 오아시스에서 더 깊은 물을 퍼내려고 한다. 지금 서 있는 이 곳이 벼랑 끝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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