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장애 재활 정책이나 제도를 발전시키는데 있어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전문성 확보와 그러한 인력이 배치되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전달 시스템의 구축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말하는 효율적인 시스템 혹은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 역시 필요하지만 그보다도 우선 시스템 내에서 전문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인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장애인 재활은 일차원의 선형적인 과정이라기보다는 장애인의 장애, 개인적·환경적·사회적인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다차원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장애인 재활은 단순히 의료재활이나 심리재활과 같이 특정의 한 재활 영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심리, 교육, 직업, 공학재활 등 여러 분야와 영역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한 장애인이 재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모든 재활 영역이 포함된 총체적인 재활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장애인 재활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미국에서는 1950-1960년대부터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전문성을 중시했으며, 제도적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교육하여 실제 장애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미국에서 재활 인력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미국재활상담사자격위원회(Commission on Rehabilitation Counselor Certification, CRCC)를 통한 공인 재활상담사 자격증 제도와 미국재활교육위원회(Council on Rehabilitation Education, CORE)를 통한 대학 수준의 재활 교육과정을 검정·승인하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미국재활상담사자격위원회(CRCC)에 의해 시행 중인 재활상담사 자격은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최소한의 학문적·실제적인 소양을 검정하는 과정으로써 장애 분야에서 종사하는 대다수의 인력들이 취득하는 자격증이다.

이러한 자격 시스템을 통해 재활 분야에서 종사하는 인력들이 기초적·필수적인 장애 관련 지식이나 경력을 소지하도록 유도하며 궁극적으로 재활상담사라는 인력으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들이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장애인에게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 비전문가를 최소화하고 장애인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아 신속하고 정확하게 재활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재활교육위원회(CORE)는 대학 및 대학원 수준의 재활 교육과정을 규정·검정·승인하는 전문가 단체로써 미국 내의 재활과 관련된 대학·대학원 수준의 교육과정의 전문성을 검정하여 승인하고 있다.

즉, CORE는 대학들이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하는 과목, 영역, 최소 이수 학점, 실습 시간 등을 규정하여 미국 내에서 재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모든 대학들이 동일한 수준의 과목과 내용을 개설하도록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CORE의 검정·승인하는 역할을 통해 미국 대학들은 상이한 교육 내용을 최소화하여 장애인 재활과 관련해 표준화된 기본적·필수적인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CORE는 세계 각 국가의 장애인 재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대학 과정의 전문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제적인 CORE 재활교육 레지스트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대학들과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에서 미국의 재활상담사 자격 과정을 벤치마킹하여 한국형 재활상담사 민간 자격을 구성하여 운영하는 것은 국제적 수준의 장애인 재활 전문가 검정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기존에 우리나라 장애인 재활·복지 영역에서는 사회복지에 대한 일반적인 자격만 있을 뿐 장애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전문 자격 시스템이 없었으나 국제적 수준의 재활상담사 자격이 도입된 것은 우리나라 장애 전문 인력의 역량강화와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장애 등급제 폐지, 재활 서비스 전달 체계의 개선, 장애인 인권 보호 강조, 발달장애 서비스의 증대 등과 같은 장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재활 인력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기준을 도입한 전문 재활상담사 자격 제도의 도입은 시기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글로벌 재활상담 석사 과정을 개설하여 CORE의 교육과정에 기초한 국제적인 전문 재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재활교육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재활상담 인력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의 글로벌 재활상담 석사 과정은 미국 CORE의 아시아-태평양 재활교육 분과(Asian-Pacific Region of Rehabilitation Education)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이전 대학과는 달리 보다 전문적이며 국제 수준에 부합하는 재활인력을 교육하고 있다.

글로벌 재활상담 과정에는 나이지리아, 케냐, 탄자니아, 네팔 등과 같은 외국 학생들이 영어로 진행되는 전문재활상담 강의를 수강함으로써 글로벌 재활상담사가 갖추어야 할 문화적·사회적 다양성을 함양할 뿐 아니라 영어 구사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통해 글로벌 재활상담사의 언어적 소양도 기르고 있다.

이러한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의 재활상담 자격 및 재활교육과 관련된 전문적인 활동은 우리나라 재활 분야의 국제화와 전문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제는 장애인 재활 영역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국제적인 수준의 재활교육을 구성하여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재활전문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전문성 향상과 관련된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 재활 분야가 국제적이며 선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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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선 칼럼리스트
재활복지전문인력양성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장애인 재활·복지 분야의 제도 및 정책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미국의 장애인 재활서비스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장애계의 주요 이슈인 장애 등급제 폐지, 재활서비스 대상자 판정, 개별서비스 제공 방식과 서비스의 종류, 원스톱 서비스 체계의 구축 등과 관련해 미국에서 얻은 실무경력을 토대로 정책적인 의견을 내비칠 예정이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의 재활상담사로서 실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얻은 지식과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선진 장애인 재활서비스 제공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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