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연말 시행을 앞두고, 5월 20일 하위법안을 입법예고했다.

모법에서 하위법으로 위임한 사항은 발달장애인의 정의에서 이 법의 대상이 되는 범위, 실태조사의 방법, 대상, 내용, 후견인의 충족 조건, 의사소통의 지침개발 및 교육 등에 관한 사항,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해야 할 범죄의 범위, 발달장애인의 장기 격리의 사유 및 보호조치, 행동발달증진센터의 설치운영, 문화·예술·여가·체육 활동 지원에 필요한 사항, 발달장애인지원정보시스템의 운영, 서비스 제공기간의 취소 후 재지정 금지 기간, 업무의 위임 지정, 과태료에 관한 사항 등이다.

법 제34조에서 대통령이 정하는 자격을 가진 특수교사, 사회복지사, 변호사를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종사자로 한다는 조항은 대통령이 정하는 자격을 하위법에서 다룬다는 의미가 아니라 특수교사 등 자격을 대통령이 정한 자격으로 한다는 의미이므로, 이미 이러한 자격은 대통령이 이미 정해 놓은 것이므로 일종의 사족에 해당한다.

먼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장애인의 정의에서 발달장애인 외에 뇌병변장애인 중 뇌성마비로 인한 기능적 한계로 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시행령에서 추가하는 기대는 찾아볼 수 없다.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지적장애로 인정받아 중복장애로 등록되어야만 이 법의 대상이 된다.

모법 제2조 다항에서 발달이 나타나지 아니하거나 크게 지연되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로서 대통령으로 정하는 자도 법의 헤택을 누릴 수 있었으나, 하위법으로 위임된 이 대상은 언급이 없다. 부작위가 되는 셈이다. 이로 인하여 지적장애나 자폐장애가 아니면 지원대상이 될 수 없다.

법 제4조에서 발달장애인의 권리가 침해받지 아니하도록 권익옹호에 필요한 사항을 언급하고 있는데, 정보제공, 의사소통 지원, 사법절차에서의 편의제공 등은 각 항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나 권익옹호 서비스가 별도로 정해지지 않아 시행령에서 다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는 못미친 것이 아닌가 한다.

성년후견인의 사무비용의 지원에 대하여 시행규칙에서는 친족이 후견인이 되거나 성년후견의 경우에는 지원에서 제외하도록 정하였는데, 친족이라 하더라도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업무를 한다면 지원을 제외하는 것이 맞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원을 받으려면 친족을 피하도록 하는 역기능이 있을 수 있고, 의무부양제처럼 친족은 모두 당연히 무상으로 노력하라는 의미가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성년후견의 경우라면 아동의 후견만 지원되고 성년후견은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므로, 오히려 아동은 보호자가 있으므로 지원이 되지 않더라도 성인후견은 지원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법 제10조에서는 의사소통 지원을 다루고 있다. 교육부장관은 보조도구 및 지침개발과 교육, 전문인력 양성 등의 구체적 방안을 하위법에 위임하고 있는데, 하위법에서는 복지부장관과 협의하거나 통보하여야 하고, 특수교육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연수과정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등’이라 하였으므로 보다 폭넓은 내용을 다룰 수 있는데, 보급과 의사소통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시설 등을 다루지 않고 있으며, 교육기관에서조차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언급하지 않고 개발과 교육에만 국한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법 제12조에서는 사법절차상의 권리보장을 다루고 있는데, 하위법에서는 인식교육을 사법부가 하되 수사방법 등을 포함하여 교육하도록 하고 있다.

사법절차에서 현재 법률조력인, 진술조력인, 증인지원인 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신뢰관계에 있는 자의 동행만을 언급하고 있고,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만으로 한정하여 사법권의 모든 접근권을 보장하도록 다루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하위법의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현재 발달장애인은 형사소송에서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으로 판단할 경우, 정신장애인에 준한 감정을 하고 있어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판단하도록 안내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시행령 제10조의 보호조치는 격리를 장려하는 조항이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강제입원과 시설화를 최대한 방지할 추가적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가령 시설보호 이전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반드시 권익옹호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시설보호 심사를 받도록 한다거나, 시설로 가는 경우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그 정보를 관리하여 후에라도 보호자가 찹을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법제 18조 복지서비스에서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어 하위법에서 교육, 고용, 소득, 문화 외에 일상생활에서의 권익옹호 서비스를 포함할 수 있었는데, 자립생활을 위한 지원이 없는 점은 부족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서비스는 서비스 기관 연계로 정보를 제공하여 개별 맞춤형 서비스 계획을 수립 실시하도록 하였으나, 서비스의 질과 양이 충분하게 공급되도록 하는 방안이 빠져 있어 예산에 따라 서비스의 욕구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할 가능성이 보인다.

법 제19조의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의 계획에서 장애인의 면담을 통하여 계획을 수립하도록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데, 면담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평가의 방법이나, 도구, 고려사항 등이 충분히 언급되지 못한 듯하다.

법 제22조에서는 장애인 계좌관리의 점검 등을 다루고 있는데, 조치방법 등을 하위법에 위임하고 있다.

시행규칙에서는 현장조사, 관리인의 비용 지원 등을 다루고 있어 미네소타주의 법처럼 위법한 사용자에 대한 형사적 가중처벌 등이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경우 물론 형법에 의한 처벌이 가능하겠으나, 투자손실이나 개인적 사용 등의 엄격한 추가적 기준이 필요해 보이며, 이 법안에서는 관리자 교체 외에 고발 등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형사적 책임만 묻고 민사적 회수방안에 국가나 지자체가 대행하는 것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 사법적 조치 외에 행정적 조치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법 제38조 서비스 제공기관의 지정변경에 대하여 지정기관이 취소된 경우 2년 내에는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지정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시행령에서는 이를 취소 원인 유형과 무관하게 6개월로 정하여 2년 이내가 6개월로 모두 조정되고 말았다.

법 제9조 성년후견인의 이용 지원에서 하위법으로 후견인의 요건을 다루도록 되어 있는데 시행령에서는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시행규칙에서는 중앙지원센터가 필요한 경우 조사하고 변경을 요청할 수가 있어 필요한 경우가 무엇인지 별도로 임의적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법 제14조 발달장애인 대상 범죄 방지에서 범죄의 유형은 하위법인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으나, 방지방법은 범죄사실을 조사하여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고 있어 구체적 방지 방안이 없고, 방지가 아닌 사후대책 조사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만 되어 있다.

법 제17조 보호조치에서 7일 이상 격리조치가 필요한 경우는 시행령에서 잘 나열하고 있으나, 보호조치를 할 시설의 충분한 마련과 운영에 대하여는 언급이 없다.

행동발달 증진센터는 시행령에서 위탁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로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보다 기존 시설이나 병원에 위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문화·예술·여가·체육의 지원을 위하여 하위법에서 필요한 사항을 다루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시행령에서는 필요한 정책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의무만 주고 구체적 내용에서 정보제공, 접근성 확보, 생활체육 활성화, 우수 인력 양성만을 다루고 있어 충분한 기회제공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령으로 따로 정한다고 한 것을 정책을 강구하도록 한다는 말로 대신하기에는 너무나 애매하고, 의무에 소극적이고, 면피적 정책으로 제한되기 쉽고, 시범정책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권리보장을 위하여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성년후견제를 활성화하고, 자조단체를 활성화하며,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인권침해 등에 대하여 조사와 보호조치를 강구하며, 사법절차에서의 편의제공을 의무화하고, 사법권에서 전담제를 실시하여 전문성과 장애인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자기결정권은 선언적 조항에 가깝고 원칙만 언급할 뿐 권리보장을 위한 구체적 절차나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지원 서비스를 위하여 조기진단과 개인별 서비스 계획, 금전계좌 관리, 교육과 고용, 재활, 평생교육, 문화, 소득, 주거, 보호자 지원, 휴식지원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으나, 그러한 시책을 강구하라고만 하고 예산이 수반된 질과 양을 법으로 담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입장에서 법 취지의 핵심은 권익옹호 시스템 속에서의 돌봄 서비스 시행으로 자립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서비스의 연결고리와 관리 역할을 할 지원센터의 역할이 인권조사와 교육 등 매우 광범위한데 비해 그 역할을 실제로 추진할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수반되는 지를 법을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하여 권익옹호가 매우 중요한데, 자립생활계획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원에 대한 서비스의 인프라가 자립생활센터 같은 서비스 기관이 없고 활동보조 서비스처럼 바우처화되어 있지 않아 법적 행위에 한해 후견인 서비스로 대체되어서는 발달장애인의 권리가 완전히 보장되기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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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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