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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되어버린 나의 사랑 이야기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그에게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3-03 13:14:30
사람들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그냥 지나치며 살아간다.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야 “아! 그 때 참 행복했었지. 왜 그 땐 몰랐을까?”하고 뒤 늦은 후회를 한다.

자신이 스스로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지 지나치며 살아간다.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이며 행복인지 나는 잘 안다.

나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국민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는 뇌병변 1급의 중증장애인이다. 하루에 15시간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하는 활동보조인(나는 이모라고 부른다)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아가씨 활동보조인의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하루를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내 작은 보금자리인 임대 아파트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한 점은 많지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일상의 행복 중에 독서는 비타민과 같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독서를 즐겼다. 책은 나에게 좋은 친구이자 여행의 길동무이다.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하기도 하고, 때론 모진 시련을 이겨내고 성공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일상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든 일들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삶이 되어간다.

어릴 적 즐겨 읽은 책 하나가 생각난다. 작가는 잘 모르겠다. 제목이 "파랑새"였다.

주인공이 파랑새를 찾아서 여행을 떠났고 머나먼 여정 끝에 돌아와보니 결국 파랑새는 자기 집 앞마당에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동화를 읽고 행복은 내 주위에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기쁨으로 다가올 때 행복을 마음으로 느낀다. .

나는 뇌병변 1급의 중증여성장애인. 혼자서는 활동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상태라고 하면 알까? 혼자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도 혼자 타자치는 것은 가능하다. 좀 많이 느리긴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나를 여성으로 안본다. 그저 장애인으로 본다. 나는 사랑조차 사치로 여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회에서 장애는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 족쇄 같은 것이었다. 내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내게 기회가 되었던 체험홈 생활, 거기서 나는 사회생활을 배웠다.

2년의 세월이 지난 다음에야 지금의 아파트로 옮겨 자립생활을 하게 되었다. 어느 장애인복지센터에서 활동가로 근무하게 되었다. 근무를 같이 하던 동료가 나에게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었다.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어디 근사한 남자 없냐고 있음 소개시켜달라고 말했었다.

그 동료가 소개해준 사람이 지금 내 옆에 있는 그이다. 마지막 사치로 나는 사랑을 택했다.

어느 날 갑자기 차디차게 얼어붙은 내게 따스한 바람으로 찾아와 기대 쉴 수 있는 거대한 나무로 버텨 있는 그.

나의 아침은 늘 상쾌하다. 사랑스러운 나의 반쪽 그가 옆에서 곤히 자고 있고 그와 함께 아침을 열수 있기에. 아침잠 많은 나. 그는 늘 아침에 입맞춤으로 잠든 나를 깨운다. 행복한 미소로 아침을 열어간다.

그와 나는 사실혼 상태, 4년여째 동거 중이다. 우리에겐 생 후 30개월 된 아들도 있다. 평범한 여느 가정처럼 단란하게 살아간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첫사랑의 아픔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던 나에게 그는 신선한 바람처럼 다가왔다.

한 달에 한 번 장애인자립센터에서 열리는 자조모임에 잠시 다닌 적 있었다. 항상 바빴던 나는 그 날도 갈까 말까 망설이다 친구가 근사한 남자 소개시켜준다는 말에 마지못해 나갔었다.

별 기대 없이 나갔던 모임에, 운명을 바꾸게 할 상대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친구의 지목에 내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니 잔잔한 호수에 돌 던지듯 여린 파문이 내 미련한 마음에 다가왔다. 또 내 가슴에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그를 처음 본 내 느낌은 신선한 바람이었다.

자그마한 몸집, 하얀 얼굴, 동그란 뿔태안경, 모범생 같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투명한 유리 같고 아이 같은 그 미소가 얼어붙은 내 마음의 상처까지 순식간에 녹여버릴 만큼 따스한 햇살처럼 다가왔다.

첫눈에 반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한눈에 사로잡힌 내 마음이 무서울 정도로 이끌렸던 것이다. 내 가슴이 왜 이리 고장 난 것 같이 처음 본 그에게 가슴 떨림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사람에 대한 불신이 깊었던 내가 그를 보면서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두근거려 말도 제대로 걸 수도 없었다.

겨우 친구에게 부탁해 그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었고, 집에 가는 동안 그의 얼굴이 떠올라 행복했다. 집에 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그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물 한 컵을 들이켰다. 그렇게 사랑은 시작됐다.

가슴 떨리는 달콤 쌉싸름한 연애는 여인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일깨웠다. 그렇게 그는 나에게 보물이며 쉼터가 되었다.

3년여의 열애 끝에 동거를 시작했다. 지금, 그의 곁에 머물고 있다. 그가 나에게, 이 세상의 가장 귀하고 멋진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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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수영 (wkdal02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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