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서며 연구의 방향 및 다양한 검증에 있어서 근거주의를 채택하게 되면서 장애인치과학은 그 기준에 맞는 연구를 계획하고 진행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다.

다른 대륙, 다른 나라의 장애인치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어떤 기준과 철학에 따라 장애인의 구강보건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치과학회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Disability and Oral Health) 제 22회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세계장애인치과학회는 2년에 한 번씩 유럽과 다른 대륙의 개최지를 번갈아 개최되고 있고 2024년 대한장애인치과학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세계학회를 유치하는 것을 학회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학회를 개최하는 것은 학회 활동을 하고 있는 치과의사 뿐만 아니라 많은 영역의 치과의사를 포함한 범 보건계의 관심을 사회적으로 증대하여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구축함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Medicine meets Disability’라는 주제로 치과의사를 포함한 범보건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장애인 환자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장을 마련하고 협업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다채로운 강연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여러 장애 유형 중에서도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그리고 뇌병변장애 환자들을 치료함에 있어 환자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의료윤리적인 면을 다뤘다.

개인적으로 학술대회를 통해 의료 인권의 사각지대 및 충분한 정보와 환자 스스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기본적인 면에 대한 성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좋은 계기였다.

최근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대한 치과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의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하는 장애인치과학의 성격과 유사한 노인치과학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됐고, 장애유형별, 연령별, 거주 상황 별 예방 및 치료 전개의 원칙과 전반적인 구강 보건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의 중요성이 많이 언급됐다.

통증을 정확하게 자각하지 못하거나 인식을 하여도 표현하기 어려운 장애 환자의 경우 장애유형별 나타나는 통증의 정도와 유형에 차이가 있으며, 뇌기질적인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 억제되거나 과장되는 통증의 양상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간도 가졌다. 또한 임플란트를 이용한 교합의 회복의 필요성 및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수술 전·후 관리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치과진료 협조가 어려운 중증 장애인을 위한 전신마취 진료를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대륙 별 전신마취 진료의 현황에 대한 세션이 마련됐다.

주최국인 독일의 연자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강연을 하지 못하여 북미 대륙의 미국과 아시아의 대만 연자가 사전에 예정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 받아 열띤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에 꾸준히 준비하고 항상 깨닫는 자세로 경험을 쌓아 ‘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지향하는 모델의 성공사례를 향후 국제무대에서 발표하는 연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도 들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이숙영 칼럼리스트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있는 단국대학교 죽전치과병원의 교수진이 장애인 구강관리를 위한 예방법을 제시하고, 분야 별로 흔한 치과 질환과 그 치료법에 관하여 서술할 예정이다. 또한 협조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치과진료를 위한 마취에 관련된 사항과 의료비 지원에 관한 내용도 함께 서술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