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사를 하고 있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완배 회장. ⓒ서인환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제주 금호리조트에서 14개국 AP-DPO(아태 장애인연합) 회원단체 소속 대표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소외에서 참여로, 차별에서 권리로”란 주제로 2014년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정책교류 워크숍이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에스캅 난다 국장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 동안의 노력에 감사하며 이번 회의를 통해 에스캅이 추진하고 있는 인천전략의 로드맵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기대하며, 에스캅에 중요한 의견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회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김완배 회장은 “유네스코 7대 경관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제주에서 장애인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태장애인단체 대표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며 “여러분의 활동에 아낌 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인사하였다.

AP-DPO 의장인 필자는 “아름다운 제주의 경관처럼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는 조화로운 인간 사회를 만들자”며 “각국의 장애인 관련법들을 번역하여 제공하고 기술들도 나누자”고 제안하였다.

그 밖에 고현수 제주 인권포럼 대표, 고은실 제주장애인총연합회 회장 등이 축사를 하였다.

특별강의로 김대성 한국 DPI회장이 지난 4월에 일본 센다이에서 개최된 장애포괄 재난감소에 관한 아태지역 회의에 대해 보고를 하였다.

김대성 회장은 각국의 재난 사례를 설명하고, 장애인은 재난으로부터 비장애인에 비해 4배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구체적 행동으로서 장애 포괄적 재난대책 지침을 마련하고, 기술을 개발하도록 촉진하는 방안에 대한 회의내용을 전했다.

지난 해 워크샵에서는 인천전략의 목표 1인 소득보장과 목표 2인 정치참여 증진에 대해 논의하였는데, 이번 워크샵은 인천전략의 목표 3인 접근성 강화와 목표 4인 사회적 보호(복지증진)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호주 대표로 참석한 사만다는 시드니 도시의 접근성 강화를 위한 장애인단체들의 조치에 대해 강의를 하였다.

사만다는 “장애인 당사자는 전문가와 이용자로서 접근성 확보를 위한 교육과 편의시설 설치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며 “노변 상업적 설치물 제거를 법으로 제정하였고, 시드니 불꽃 축제에서 편의시설 설치를 주장하여 관철시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물리적 환경과 교통수단에서 접근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은 융통성 없는 절차와 관행, 편견이 문제이며, 장애인 당사자들도 행동에서 자심감 결여가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자립생활 향상을 위한 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필리핀 대표 칼민다는 자립에는 교육과 고용, 건강권, 접근권, 참여권의 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필리핀에서는 권리옹호 캠페인과 당사자에 의한 접근성의 점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전제에서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밝히고 해결책을 일일이 제시하면서 필리핀에서는 장애인의 사회적 보호를 위하여 고용촉진, 연금의 확대, 복지 서비스 증진, 안전망 구축이라는 4대 원칙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4일은 패널토의가 진행되었는데, 태국대표이자 AP-DPO 사무총장인 사왈락은 장애기준과 정의가 각국마다 달라 장애 인구가 1에서 18퍼센트로 엄청난 차이가 나는 현실부터 문제라고 하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장애는 신체적 손상에 불과하며, 사회구조적 문제, 태도의 문제, 접근 가능한 기술의 문제, 사회적 보호망의 부족 등이 실제적 장애라고 강조했다.

사왈락은 앞으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 장애 인구 중 80%가 노인이 될 것이라며, 왜 사회는 장애인을 낙인찍고 거부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국제협력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장애인에 대한 패러다임이 시혜에서 권리로 바뀌려면 권리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며, 역량강화 원칙과 파트너십 모델의 도입, 참여와 네트워킹이 행동으로 수반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장애인의 권리보장이 사회의 주요 아젠다로 이슈화가 되도록 하자고 결론지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한국의 국제협력 기구인 코이카를 소개하였다.

이찬우 사무총장은 개도국은 자국의 정부를 통해 지원을 요청할 수 있고, 한국의 장애인단체와 협력하여 한국에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며,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코이카의 지원으로 실시하고 있는 네팔에서의 접근성 강화와 인식개선 사업을 안내하였다.

인도 대표 라자브는 현재 표준수화도 마련되어 있지 못하고 수화통역사 제도도 없는 인도의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키 후이 캄보디아 대표는 자국의 경우 장애인구 데이터부터가 신뢰하기 어렵다며 캄보디아에서는 대인지뢰에 의한 장애인이 많으며, 자료에 따라 1.4%에서 15%까지 장애 인구가 다양하다고 하였다. 장애인연금법이나 편의증진법도 제정되고 권리협약도 비준하였으나 아직 국력이 이행에 미치지 못한 현실을 토로하였다.

리야나 유가이 키르키즈스탄 대표는 헌법에서 장애인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며 90%의 장애인이 실업자로 살고 있고 장애인에 대한 정부 계획이 실패하고 있지만 청년의 역량강화를 위해 현재 25개의 시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하였다.

AP-DPO 동북아 대표인 김효진은 한국의 웹접근성의 열약성과 활동보조인 24시간 서비스 투쟁과 고 오지석의 사망 등을 예로 들면서 부양의무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뉴욕시의 장애인 마크의 개편 운동이 처음에는 단속 대상이었으나 시민의 호응으로 결국 변경된 사례와 한국농아인협회의 동영상 캠페인을 사례로 소개하면서 홍보 강화와 시민의 관심 유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케이치로 타마루 일본 대표는 일본의 장애인기본법과 차별금지법을 제정한 국가장애인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소개하면서 국가정책조정위원회의 상설화와 당사자의 참여보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20만 정신장애인의 탈시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2020년 장애인올림픽을 위해 접근성 보장을 위한 행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당사자 조직에서 베리어 프리 지도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아드히카리 네팔 대표는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과 의료접근성, 장애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24일 오후에는 동북아, 서남아시아, 태평양 등 지역별로 그룹토의가 진행되었는데, 인천전략의 목표 3과 4에 대한 지표를 주제로 현재의 문제점과 지표가 달성되었을 때의 효과와 이를 이루기 위한 당사자의 행동 등을 논의하였으며, 그 방안으로는 인식개선, 홍보 강화, 법적 대응과 법의 개정운동 등이 안으로 도출되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중심이 된 아태여성장애인 연합의 워크숍도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국제 네트워킹과 구체적 협력방안이 논의되었다.

한편 AP-DPO는 총회를 개최하여 새 의장으로 김대성 한국 DPI 회장을 선출하였으며, 선승연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대행과 유영희 여장연 회장을 새로운 이사로 추가하였다.

유영희 회장을 이사로 영입한 이유로는 앞으로 AP-DPO에서 여성분과를 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신임 의장인 김대성 한국 DPI 회장은 인천전략의 로드맵에 따라 연도별 중점 추진 과제가 있고, 지표를 평가하기 위한 조사와 국가 보고가 이루어질 것이므로 민간보고서도 우리의 손으로 작성하여 에스캅에 제출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AP-DPO의 회원 단체의 증가와 국제협력의 강화를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자립생활 향상을 위한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칼민다 필리핀 대표.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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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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