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다루는 질병 중 가장 대표적인 질병 두 가지가 바로 치아우식증과 치주병(치주질환)이다. 이 두 질환은 병이 생긴 부위가 각각 치아 자체 및 치아 주변으로 다르고, 따라서 치료법도 다르다.

대표적인 질병인 만큼 장애인 환자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며, 특히 치아우식증이 그렇다. 비장애인보다 치과치료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만큼 치아우식증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으로 고려된다.

치아우식증은 흔히 충치라고 부르며 치아 자체에 생기는 질환이다. 치아 겉을 둘러싸는 구조인 법랑질은 석회화되어 있어 단단하나 우식 유발 세균의 부산물이 만드는 산성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탈회가 되고 이것이 진행되면 치아 우식증이 된다.

법랑질에 국한된 치아 우식증은 엄밀하게 얘기하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단, 이는 환자의 우식에 대한 이환율을 따져 판단해야 한다. 대개 치아우식증의 치료 필요 여부는 우식으로 인해 치아 표면에 와동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법랑질보다 안쪽에 위치한 상아질까지 이환되었는지를 따져 결정하게 된다.

치아우식증의 주된 원인은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치면세균막이다. 치면세균막이란 구강 내 세균과 그 부산물, 음식물의 잔사가 치아에 끈적끈적하게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치면세균막은 칫솔질을 이용해 제거할 수 있다. 단, 음식 섭취 후에 다시 발생한다.

이 치면세균막을 제거하는 것이 치아우식증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치면세균막이 치아와 오래 접촉해 있을수록 치아우식증이 발생할 확률은 높아진다.

따라서 음식이 구강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간식 등을 지나치게 자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섭취 후에는 칫솔질을 통해 치면세균막을 제거해야 치아우식증을 예방할 수 있다.

올바른 칫솔질은 적절한 칫솔모와 치약을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보통 치아 2~3개 정도 크기의 칫솔이 추천된다. 사용에 따라 칫솔모의 탄력이 떨어지므로 정기적으로 교체해준다.

치약은 치아를 단단하게 해주는 성분인 불소가 함유된 것이 우식증 예방 차원에서 좋다. 칫솔질의 시간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나 치아의 모든 면을 수 회 닦는데 걸리는 시간을 3분 정도로 생각하여 3분간의 칫솔질을 많이 추천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시간을 채우는 것보다 구강 내 ‘모든 치아’의 ‘모든 면’을 여러 번 반복하여 다 닦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은 잇몸에서 시작해서 치아를 향해 돌려 닦는 회전법이 일반적이다. 또한 치아에만 치면세균막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혀에도 형성되고 혀에 있는 치면세균막이 치아로 옮겨 부착될 수 있으므로 혀도 닦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혀를 닦는 것은 입 냄새를 예방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칫솔을 이용해서 혀를 닦고 만약 구역질이나 불편감으로 칫솔로 닦는 것이 어렵다면 혀를 닦는 전용기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치아와 치아 사이는 매우 좁은 공간이므로 칫솔모가 미처 닿지 못하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보조하는 구강 위생 용품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치실과 치간칫솔이다.

치실과 치간칫솔 모두 치아 사이를 닦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좁은 치아 사이는 치실을 사용하고 치주병에 이환되어 잇몸이 내려가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긴 경우에는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음식물이 끼는 경우에도 두 가지 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이쑤시개 등의 사용은 가급적 피하도록 권유한다.

치실은 적당한 크기를 잘라 양손 가운데 손가락에 감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2,3cm의 간격을 두고 잡아 톱질하듯 치아 사이로 밀어 넣는다. 그 후 양쪽 치아면 각각에 대고 면을 치실로 긁어 올리듯 닦는다.

치간칫솔은 치아 사이 공간의 크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이즈가 있다. 보통 굵은모, 보통모, 미세모, 극미세모로 나누며 넓은 경우 굵은 모를, 좁은 경우 극미세모를 사용한다.

치약은 사용하지 않고 치간칫솔 머리 모양을 약간 구부려서 솔 부위를 치아 사이에 넣었다 뺐다 하며 닦는다. 사용자의 치아 사이 공간 크기에 맞는 치간칫솔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간칫솔이 들어가지 않는 정도의 잇몸 공간이라면 치실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아우식증 예방의 두 번째는 음식 조절이다.

앞서 말한 대로 치면세균막이 제거되었다고 하더라도 음식을 섭취하면 다시 형성된다. 탄수화물에 주로 설탕이 포함된 음식이 우식증을 유발하며 치아에 잘 달라붙는 형태라면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음식을 자주 먹거나 잠자기 직전에 먹는 경우에도 음식이 입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우식증을 발생시킬 기회가 많아진다. 단, 먹는 양이 많은 것과는 관련성이 적다. 조금씩 먹더라도 오래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음식이 치아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우식증이 생기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식사 및 간식을 섭취하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다. 섬유질이 많은 채소나 과일 등은 섭취하는 과정에서 치아의 세정을 돕는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도 마찬가지로 섭취 후 칫솔질을 하는 것이 좋다.

*칼럼니스트 한수진(hsj919@dankook.ac.kr) 님은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 통합진료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이숙영 칼럼리스트
경기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있는 단국대학교 죽전치과병원의 교수진이 장애인 구강관리를 위한 예방법을 제시하고, 분야 별로 흔한 치과 질환과 그 치료법에 관하여 서술할 예정이다. 또한 협조가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치과진료를 위한 마취에 관련된 사항과 의료비 지원에 관한 내용도 함께 서술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