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대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Tripod Design의 나카가와 사토시 대표의 일화(逸話)를 소개하고자 한다.

“장애인들의 시(詩)를 모아 전시하고 있는 전시장에서 오른손이 마비되는 장애를 가진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의 소원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사인을 해보는 것'이라는 말에 너무도 놀란 기억이 생생하다. 그동안 나 자신이 너무도 쉽게 해 왔던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소원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필기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왼손잡이가 쓸 수 있는 펜을 만들었고, 그 다음으로 양손잡이용 펜을, 그리고 드디어 장애들 가지고 있던, 시(詩 )전시장에서 만나서 자신에게 계기를 마련해 주었던 그 분이 사용할 수 있는 펜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단계를 지나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힘들었던 우리 주변의 제품들을 장애를 가진 주변의 친구, 이웃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디자인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사고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사토시 대표는 줄 곧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의식 속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 때는 ‘장애인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는 듯하다. 이러한 잠재의식의 자연스러운 전환의 수단으로 적절한 것이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이라 생각한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장애의 유무, 노령, 임산부, 다문화인 등의 구분 없이 각 개인의 공통적인 욕구를 '보편적 접근과 그에 따른 이용과 만족'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논리로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그 의미가 더욱 크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존 살먼은 “우리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로부터 분리해서 다시 생각하고 있다. 장애(障碍)나 고령(高齡)의 문제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상황의 일부이고,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변화와도 같이 인간이 일생동안 체험하게 되는 것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장애 문제의 포함이 핵심이 아니며,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에서 장애의 유무가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거기로부터 이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령자들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신체의 여러 감각(촉각, 청각, 시각)의 기능들이 저하되며, 근력, 지구력, 민첩성, 기억력, 학습능력 또한 저하되어 환경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림은 밀고 당기는 형식의 도어록(Door lock)이다. 이것은 모든 감각은 살아 있지만 신체적 기능들의 저하로 환경의 변화에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고령자를 고려한 디자인 사례이다. 근력이 약해진 고령자도 쉽게 문을 열 수 있게 디자인된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점형 블록(정지하라는 의미) 외에 인도와 차도를 구분해주는 표시로 가로로 3선을 그어 시각장애인이 짚는 스틱(Stick)이 인지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시각 인지능력이 약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촉각적인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 유니버설 디자인의 사례이다.

청각장애인은 청각에 대한 인지가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여 시각적 수단 또는 촉각적인 수단의 디자인 접근 방법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그 사례로는 위의 그림을 볼 수 있다. 이 전광판은 시각, 음성 정보 외에 LED를 이용하여 실시간 정보, 긴급 상황을 안내하여 청각에 문제가 있는 장애인이게 여러 가지 정보를 알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지체 장애인들의 사용성과 눈높이를 고려하여 변형된 티켓 부스(Ticket Booth)의 사례이다.

이러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차별 없이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지체 장애인을 위하여 누구나 알기 쉽게 표현한 일본 국제복지기기전의 안내사인이다.

위의 그림은 안내 사인에 그래픽적인 요소와 텍스트를 활용하여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만든유니버설 디자인 사례이다.

외국인들 및 다문화인들은 영구적 혹은 일시적으로 우리나라의 글자를 알지 못하고 우리의 문화와 지역에도 낯설다. 외국인들에게 한글로만 된 사인은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이 우리나라에서 생활하고 편리하도록 사인시스템을 그림과 같이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래 그림은 픽토그램(Pictogram), 한국어, 영어, 일본어를 병행하여 외국인도 알아보기 쉽게 디자인되었다.

어린이들을 위해 직관적인 표현으로 정보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하며, 섣불리 조작하더라도 치명적인 사고를 초래하지 않게 설계되어야 한다.

유아 동반자를 위해서는 위의 그림과 같이 유아를 돌볼 수 있는 기저귀 가는 공간이나 수유 공간이 제공되어 있어야 한다.

원래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누구든지 이용 가능한 디자인’ 이라 정의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이용하기 편리한 디자인이 도출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창시자라 불리는 론 메이스 등이 액세서빌리티 디자인(Accessability Design) 개념에 어댑터빌리티(Adaptability: 변경이 쉬운 디자인 개념), 즉 처음부터 완벽하고 안전한 액세서빌리티 디자인(Accessability Design) 개념으로 디자인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부분만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으로 구성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용자의 편리에 따라 변형이 가능한 방식의 디자인을 취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미국에서는 현재 배리어 프리 디자인 (Barrier-free design)을 통상적으로 엑세서빌리티 디자인(accessibility Design)으로 일컫게 되었다.

이후 1988년의 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미국 장애인 차별금지법)가 제정되기 이전에 공정주택 수정법의 설계기준 항목에서는 엑세서빌리티 디자인(accessibility Design)개념의 도입이 눈에 띈다.

이것은 특별한 혜택의 측면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의 이용기준의 확립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후, ADA(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가 재정되고 장애인의 인권이 미국의 연방법(공민민법)측면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국에서의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보편적인 기준으로 확립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유사한 개념의 내용들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앞서 잠시 살펴 본 ‘Accessibility Design’개념으로 접근 가능한 디자인이라고도 하며, 어떤 기능에 제한을 지닌 대상자에게 초점을 맞춰 요구되는 사항들을 설계를 통해 구현함으로써,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그것을 이용 가능한 잠재 고객까지의 확장을 염두에 둔 개념이다.

두 번째는 ‘Design for all’ 개념으로 유럽에서 미국의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의 활동을 통한 목표와 밀접하게 관련된 용어로 흔히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 번째로 ‘Inclusive Design’ 개념은 ‘만인의 요구를 포용하는 포괄적 디자인’ 개념으로 설명되어지고 있는 내용으로, 영국의 몇 몇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네 번째 ‘Adaptable Design’ 개념은 ‘구조나 재료의 변경을 수반하지 않고 단시간내에 이용자의 필요에 부응하게 하는 것으로, 개개의 필요에 충족되도록 간편한 장착이나 분리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이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한 요건을 갖춤으로써 이용자의 폭을 넓힘을 목적으로 한 접근방식의 개념이다.

마지막으로 ‘Normalization’ 개념은 장애인을 위한 설비나 장치를 특별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정비해 나감으로써 사회의 표준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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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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