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 약이야기" 표지. ⓒ서인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에서는 소비자용 의약품 안전사용 교재로 청소년용으로 출판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하여 점자와 묵자가 같이 인쇄된 “내 몸속의 약이야기”를 출간했다.

이 교재는 점자에 익숙하지 않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하여 음성바코드도 우측 상단에 표기했다.

약은 ‘질병을 치료하고 증상을 경감시키며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질’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하고 있다.

처방된 약의 용법과 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약은 독이 된다. 우유의 유통기한은 판매 가능 기한이므로 실제 먹을 수 있는 기간은 더 길 수 있다. 그러나 약의 사용기한은 미개봉으로서 약효를 발휘하는 기간이므로 오히려 기한보다 실제 복용할 수 있는 기간은 더 짧다.

그리고 설명서에 있는 용량과 주의사항 부작용 등을 반드시 숙지하여야 한다. 또한 약은 음식에 따라 약물 흡수가 달라질 수 있고, 효능도 변할 수 있다.

우유의 경우 항진균제나 일부 항생제의 흡수를 방해하는 반면, 소염진통제와 같이 먹으면 위장장애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콜라 등의 탄산음료는 위장의 산도를 변화시켜 약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은 절대 마셔서는 안 된다. 술은 간에 영향을 주어 약의 효과를 방해하고, 독성을 만들기도 한다. 위장에 영향을 주어 점막염을 일으키며 출혈이나 설사를 유발하기도 하고, 뇌신경에 영향을 주어 큰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담배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혈관손상과 간효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피임약을 먹은 여성의 경우 혈전증(피의 응고)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리고 한약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약은 반드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이 약물에 오염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이 책은 이순신 장군이 말에서 떨어졌을 때 버드나무로 동여매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버드나무가 아스피린의 원료라며 소염, 진통효과가 있으나 사용하는 양에 따라 효능이 달라진다고 한다. 현재 저용량 아스피린 100mg은 혈전예방약으로 사용하고, 500mg은 해열진통제로 쓰고 있다.

부작용이란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말하는데, 감기약의 경우 수면제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콧물약의 부작용이라고 한다. ‘미녹시딜’은 원래 혈압약으로 사용되었으나, 복용 환자들에게서 털이 많아지는 부가적인 작용의 발견으로 현재는 탈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부작용은 계속 먹고 싶어지는 ‘의존성’, 사용할수록 양을 늘리는 ‘내성’, 사용을 중단하면 생기는 ‘금단증상’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약은 처방전이 없는 약이므로 불법판매되는 것이며, 전문가의 심사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절대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약은 이름, 효과, 용량과 용법, 부작용, 상호작용, 보관방법, 주의사항 등 7가지를 확인해야 하며, 온라인의학도서관, 드럭인포, 의약품 검색 김스, 팜케어, 의약품 속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홈페이지 등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은 간독성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아스피린 계통은 속쓰림 등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카페인이 함유된 복합제제는 불면이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로, 균을 죽이는 약은 존재하지 않으며, 증상을 도와 몸이 이기도록 할 뿐이며, 항생제를 같이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합성호르몬으로, 정해진 기간 동안 이 두 호르몬을 일정하게 체내에 공급해 난자의 배란을 막고 자궁경부의 환경을 바꾸어 자궁내막의 증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 수정이 되지 않도록 하는 약이다. 생리를 미룰 때는 경구용 피임약을 생리 예정일 일주일 전부터 미루고자 하는 날까지 하루 한 알씩 복용한다.

경구용 피임약의 부작용은 메스꺼움, 가슴 통증, 부정출혈, 두통 등이 대표적인데, 대부분 피임약을 복용하고 3개월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장기 복용 시에는 불임을 유발하거나 살이 찌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공부 잘 하는 약으로 ADHD(주의력결핍 행동장애) 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부 잘 하는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약은 두통, 식욕부진, 수면장애 뿐만 아니라 키가 크지 않는 성장지연, 강박증상, 환각 같은 심각한 부작용만 나타난다.

에너지 음료의 주성분은 카페인으로 일시적 효과는 있으나 오히려 심장이 더 두근거리거나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다음날 더 심하게 피곤을 느끼게 된다. 과량 복용 시에는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위산과다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다이어트약은 식욕억제제로 향정신성 의약품이며, 몸짱약으로 잘못 알려진 약은 스테로이드 약물로 남성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으로 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져 뇌졸중 등이 생길 수 있으며 간수치가 높아지고 코골이 및 수면장애의 위험도 높다.

청소년에게 약물 오남용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발간된 이 CORE을 장애인들을 위해서도 보급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렇다면 다음 기회에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장애인을 위한 약이야기를 발간하면 어떨까?

그리고 시각장애인이 약을 잘못 복용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약통에 점자를 표기하고 설명서를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들을 수 잇도록 서비스하면 어떨까?

미국에서는 시각장애인이 약을 구입할 경우 설명서를 녹음해 주고 약사는 1달러를 수고비로 받는다고 한다. 현재 의약품법에 점자표기는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으며, 이를 시행하는 제약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설명서는 글자가 너무 작아 제대로 읽기 어렵다. 글자 크기를 어느 정도 이상으로 하도록 하거나 음성바코드를 약통에 부착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한국장애인재단에서는 점자의 교정을 무료로 검수하여 오자를 수정하여 주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