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 할 수 있다. 언어가 있었기에 사람은 문화를 일구어 낼 수 있고 언어로 구현한 문학은 문화예술을 만들어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한국 근대사 문학도 마찬가지다. 일제 식민지라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우리의 근대문학은 발전해왔고 오늘날 한류라는 한국문화의 풍성하고 우람한 집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었다. 개항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인천. 인천은 근대 문학이 한곳에 집합해 있다.

근대 문학관은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시가 힘을 합쳐 만든 전국 최초의 공공종합문학관이다. 이곳은 작년 시월 개관한 따끈따끈한 문학관이며 건물은 백년의 세월을 살아온 인천 개항의 근대역사의 건축물이다.

근대사 문학관은 몇 년 전 부터 인천시가 개인이 가지고 있던 문학관 건물을 사들면서 원형에 가깝게 리모델링해 백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중요한 건축물이다.

올해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역사과목이 채택돼 우리 역사를 학교에서 배울 수 있게 됐다. 교과서에 실린 역사 중엔 한국 근대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책속에 누워있는 활자로 공부하는 것 보다는 싱싱하게 살아있는 현장의 교실에서 더 선명하고 역동적인 근대 역사를 공부한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교과서가 채택되는 동안 많은 논쟁도 있었다. 논쟁이 됐던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고 논쟁의 쟁점 중엔 수탈을 수출로 기술했거나, 위안부가 일본군 부대를 따라다녔다고 서술해 친일왜곡 교과서라는 오명을 덮어쓰게 된 후 최종 본에는 “강제로 끌려 다녔다”로 바꿨고 ‘의병을 토벌했다’를 ‘학살당했다’로 고쳤다.

이처럼 왜곡된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면 그 당시를 살지 않았던 학생들은 왜곡된 역사관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하여 제대로 된 역사를 배워야한다.

인천 근대 문학관엔 어떤 문학들이 살아서 관람객에게 말을 걸고 있을까. 근대 문학관은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작은 전시로 구성돼 있다. 왕조의 몰락과 근대국가의 열망 속에서 신문학의 씨앗을 뿌린 근대 계몽기 때의 신소설과 역사전기물, 문명개화와 자주독립의 열망을 노래한 곡도 있다.

또한 근대문학에서 익히 알고 있는 유명 작가나 작품이 총 집합해 있다. 황순원, 이상, 한용운, 김동인, 김소월까지 당시 문학의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백 년 전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느껴졌다.

전시장 초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경부선철도 노래다. 당시의 경부선 철도 노래의 가사는 지금 쓰이는 글과는 많이 다르다. 가사 중간 중간 알 수 는 글들이 암호처럼 엮여있지만 멜로디는 경쾌하다.

“우렁타게 토-하난 긔뎍소리 에

남대문을 드 ㅇ 디고 ㅅ더 나나가 서

쉘니부난 바-람의 형새갓흐 니

나개가딘 새-라도 못사다르 했네.”

가사만 읽으면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그 옆에 바로 알 수 있게 암호 같은 당시의 한글을 풀이해 놨다. 만일 당시의 가사를 풀이해 놓지 않았다면 세대 차이를 실감했을 것이다. 아니 가사를 보는 순간 백 년 전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음을 느끼게 충분했다.

언어는 살아 움직이는 강물 같다. 끝없이 흐르면서 변화를 거듭하는 언어와 글은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는 문화를 만들어 낸다. 당시 나라를 빼앗긴 혼돈의 시기에도 언어와 글로 문화를 꽃피워 지금의 한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경부선 철도노래의 경쾌한 멜로디를 들으면서 자리를 이동했다.

구한말 많은 문인들의 작품을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게 나열해 있는 가운데 김소월의 일대기가 눈에 들어왔다. 김소월은 한국근대 문학의 큰 별이다. 소월의 시 중에 노래로 다시 탄생한 곡들이 문학관에 잔잔히 흐른다.

김소월의 시에 음을 붙여 만들어진 노래는 다양하다. 마야의 진달래꽃, 조용필의 산유화, 패티김의 못 잊어, 조영남의 제비, 가 있고 그 밖에도 초혼, 개여울, 부모, 먼 훗날, 등 듣기만 해도 이 노래가 김소월의 시였나? 할 정도로 미처 몰랐던 다양하게 곡이 일상에서 불려졌다.

김소월의 시로 곡을 붙인 노래 중에 시구 그대로 곡을 붙은 것도 있고 조금 편곡한 곡도 있다. 그중에 마야의 진달래 꽃 을 따라 불렀다. 파워풀 하면서 김소월의 시를 잘 표현한 마야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힘이 넘친다.

교과서에 갇혀 누워있는 활자로 근대역사를 배우는 것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근대사 역사를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 여행지 인천으로 떠나 봄직 하다. 처음부터 특별한 여행지는 없다. 그곳에서 추억을 만들었기에 특별한 여행지가 되기 때문이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이나 인천역 하차,

•먹거리

차이나타운

•장애인화장실

인천역, 문학관 내

•문의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근대 문학관. ⓒ전윤선

경성 철도노래. ⓒ전윤선

황순원 문학. ⓒ전윤선

심파, 이수이과 심순해 영상. ⓒ전윤선

문학관 내 화장실. ⓒ전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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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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