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후원할 때 말하지 않는 3가지’라는 주제로 서울장애인복지시설협회 주최로 지난 18일 저녁 7시 모금콘서트가 스페이스 노아에서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모금뒷담화’라는 별칭으로 5회째 열렸다. 사회를 맡은 서경덕 홍보전문가 교수는 대학시절 성균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서는 환경생태공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그는 대학시설 학교 수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낭만을 꿈꾸던 대학이 학원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사회활동에 관심을 보였다. 1994년 서울 천도 600주년을 맞아 남산에 타임캡슐을 묻는 일에 열중하였다.

전국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공모하여 타임캡슐에 담을 내용을 정리하면서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다.

그 후 그는 외국 배낭여행을 하면서 한국인이 일본인으로 오인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래, 독도사랑 광고를 뉴욕타임즈 광고판에 실으면서 기업의 후원을 끌어내었고,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를 제작하면서 김장훈과 인연을 맺고 김장훈의 후원으로 독도사랑 광고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송혜교와의 만남으로 한글전도사가 되어 중국 상해임시정부 기념관의 한글 안내서와 미국 현대미술관의 한글 안내서 제공 등의 사업을 하였으며, MBC ‘무한도전’ 제작팀과의 만남으로 파타야 등의 비빔밥 홍보행사를 하기도 하였다.

세계 최대의 국기를 제작하여 기네스북에 도전하면서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 내었으며, 월드컵 경기에서는 잔디를 입힌 옷 환경이벤트를 정부에 건의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카라와 여러 아나운서 등과 힘을 합쳐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을 결성하였다. 언어개선운동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5대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고, 문화관광부의 최근 기획사업이기도 하다.

청소년의 욕설문화가 심히 우려되는 가운데 이 문제가 이제 사회갈등의 문제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KBS ‘국가대표’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그는 방송인으로서 자리를 굳혔다.

서경덕 교수는 전공과는 다른 길을 걷지만, 광고와 홍보, 애국심이 합쳐진 브랜드로 홍보방법을 잘 알며 기업후원을 만들어내는 귀재이기도 하다.

남다른 기획으로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시대적 이벤트를 잘 기획하면서 재원을 동원하는 능력이 탁월한 인물이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의 사회적 브랜드 홍보에 철저한 사람일지도 모르며, 환경생태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것을 보더라도 학문에 취미가 없거나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며, 연예인 기질이 탁월한 천재이다. 최근 천재의 개념은 지능지수가 아니라 정치나 예능적 재능을 포함하므로 그는 분명 천재임이 틀림 없다.

이런 경력을 가진 서경덕 교수가 ‘후원뒷담화’ 모금콘서트 사회를 맡은 것은 서울장애인시설협회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고, 소년의 집과 나눔의 집 홍보대사와 문화관광부의 여러 운동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모금콘서트라고 하면 모금을 위한 콘서트를 생각하기 쉬운데, 이 콘서트는 모금과 관련된 종사자를 초청하여 토크를 하는 것이며, 격식 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뒷담화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모금콘서트는 SBS 미디어홀딩스 브랜드전략팀에서 사회공헌을 담당하고 있는 이슬기 과장과 코웨이 홍보팀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구축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권상봉 과장이 초대되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후원단체를 선정할 때의 기준과 선정되지 않은 단체에게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성공한 캠페인과 실패한 캠페인 사례 등을 나눌 예정으로 기업의 후원을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서울장애인시설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하여 홍보하였다.

진행에 앞서 먼저 서경덕 교수는 이슬기 과장에게 최근에 인사발령으로 변화가 있었느냐고 묻자 이슬기 과장은 아래직원이 인사발령으로 다른 부서로 갔다고 말하며 SBS홀딩스의 모금에 대하여 소개를 하였다.

그 동안 SBS는 1625억원을 모금하였으며, 모금에 협력하는 단체를 정하고 있는데 공동모금회, 월드비전, 굿 피풀, 굿 네이버스, 초록우산, 밀알복지재단, 세이브 더 칠드런 등이다.

모금방송을 하여 시청자들에게서 모금을 한 것을 이 단체들의 기여도에 따라 배분을 한다고 하였다. 모금방송에서 600명의 전화상담원을 배치하여 모금을 하며, 후원한 분들에게 각 단체에서 감사의 전화를 하면 기부자 중에는 "나는 SBS에 기부를 하였는데, 왜 당신 단체에서 전화를 하느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였다.

저개발 국가의 모 단체는 원래 목사님이 사회봉사와 나눔활동을 하던 것을 방송은 특정 종교와 일하기는 어렵다고 하자, 바로 그렇다면 시민단체를 만들겠다고 하여 그 문제가 해결되어 사랑의 집짓기나 샘 파기 사업이 추진될 수 있었다고 하였다.

사업을 신청하는 사람이 자신들이 ‘주님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하여’ 등의 표현을 사업계획서에 기재하는 것은 신뢰를 주기보다 오히려 특정 종교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SBS가 아니라 왜 SBS 홀딩스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방송사가 여러 업무로 나뉘어져 있어 그런 것이고, 모금공동 주최자로 소규모 단체는 참여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신뢰성과 지속성, 기획의 기여도 등에서 작은 단체의 참여는 어렵다고 하였다.

제작비 후원이 전제로 되어 있느냐고 묻자 그것은 협찬이고 후원과는 구분이 되어 있으며, 아이템에 따라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여운을 남겻다.

딱딱한 설명보다는 친밀감 있는 이야기로 진행하려는 의도가 강하여 진행자와의 대화는 상당히 농담도 많이 하고 가끔은 비속어도 사용하여 의도적으로 청중들과도 친근하려고 노력하였다.

예를 들면, “어떤 단체는 사장이나 이사 라인을 타고 사업제안을 해 오는데, 그것도 오케이다. 나는 직원이니 거부하지 않는다” 등의 농을 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코웨이 사회공헌 권 과장도 마찬가지였다.

권 과장은 “상사가 좀 좋은 아이디어 없어?” 라고 하지만 사실 아이디어가 빈곤하다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해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도 사업 제안자들 뒷담화를 많이 한다고 하였다.

세 사람은 이미 아주 친근한 사이로 말을 놓는 정도로 보였다. 코웨이에서는 사업 제안을 받아보면 몇 장으로 요약을 해 놓고는 단체 소개도 없고, 연락처도 없는 제안서를 보내는 무성의한 단체도 있으며, 어떤 단체에서는 사업계획서를 우편으로 보내어 놓고 다음날 전화를 해서 읽어 보았느냐고 따지듯 묻는 사람도 있다고 하였다.

이런 사람들을 모아 말하지 못한 세 가지가 아니라 네 가지라고 하여 ‘싸가지’라고 농담을 하였다.

사업제안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것이 좋은지, 간단한 요약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 어느 정도 소통이 되어 간단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요약식은 곤란하며 상부에 보고를 위해 재작성해야 하는 수고를 위해 다시 전화로 일일이 확인하는 일을 만들게 된다고 하였다.

이슬기 과장은 제안서가 한글문서를 원하는지, 파워포인트 문서를 원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SBS는 공식문서로 파워포인트 사용)

권상봉 과장은 제출된 제안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채택은 되지 않았으나 기억나는 제안서가 있으면 찾아본다고 하였다.

제안의 내용은 기업의 사업과 관련된 것이거나 시대적 이슈를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권 과장은 말하였다. 그리고 담당자 연락처나 이름을 장애인단체에서는 알기 어렵다고 하자, “기업은 홍보가 사실 우선이므로 기자라고 하고 아랫사람에게 전화를 하면 절대 불친절할 수 없으며, 순진한 담당자는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 주는 실수를 할 것이다”라고 반농담을 하였다.

사업의 예를 들면 코웨이는 정수기 렌탈 사업을 하는 기업이므로 환경이나 물과 관련된 사업이면 좋고, 그렇다고 반드시 그러한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한다고 하였다. 시대적으로는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이 있으니 그와 연관된 사업이면 채택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슬기 과장은 특히 동계올림픽과 관련하여 방송사에서도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어 고민 중이라고 하였다. 사업제안 시기가 연말이나 다른 정해진 기간이 있는지를 묻자, 어린이날이나 연말처럼 정해진 것도 있지만 얼마든지 필요한 것이면 수정도 되는 것이므로 시기에 무관하게 제안 가능하다고 하였다.

코웨이는 정수기 렌탈 관련 사업 콜센터에 여성의 재취업 사업으로 추진하는 회사의 방침이 있어 그러한 사업과 관련된다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었다.

채택되지 않은 사업의 뒷담화라고 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기획과 제안서 작성의 기법을 말해주는 콘서트는 전혀 아니었고, 농담 속에 상식도 안 되는 기부요청자에 대한 예만 험담을 하여 깊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장애인단체 종사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은 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사와 단체장이 만나 식사도 하면서 잘 진행을 하다가 방송사에서 사업에 대하여 구체적 논의를 하자, 돈만 주면 되지 왜 간섭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여 결국 사업을 다른 단체와 하게 되었다는 것은 최근 기업들이 나눔문화에 참여하는 방식이 금전 지급보다 공동 주최라는 식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양락과 같이 상대방에게 농담을 이끌어 내는 서경덕 교수의 솜씨가 사람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흥미 있게 만들어 주었으나, 언어문화개선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좀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청중의 반응이 없는 것에 대하여 “모두 벙어리이십니까?”라는 질문은 장애인단체의 홍보대사로서 열심히는 활동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감수성은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설문조사] 2013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20명 선정, 천연비누세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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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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