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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는 ‘웹 접근성 품질인증’ 민간단체

법적 근거로 시행 앞둬…인증기관 지정 받아야

아직 관련 고시안 입법예고 없어 재정압박 우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11-13 13:48:23
한국정보화진흥원 웹접근성연구소 홈페이지 공지문. ⓒ서인환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정보화진흥원 웹접근성연구소 홈페이지 공지문. ⓒ서인환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웹접근성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하여 웹접근성 품질인증 업무를 종료하였다고 공지하였다.

그동안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주로 공공기관을 위주로 웹접근성 품질인증을 주관하여 왔는데, 이는 법적 근거는 없이 하나의 시책이나 프로그램으로 시행하여 왔던 것이었다.

웹접근성 품질인증 심사제도가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접근성 확보를 위하여 운동차원에서 장애인단체나 기업들도 웹접근성 품질인증 심사를 하여 왔는데, 이는 많은 웹사이트들의 품질인증을 위한 폭주 업무를 분산하고 사회에 확산하는 역할을 하여 왔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품질인증기관이 부실하거나 지나친 상업적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음성합성프로그램을 서버에 설치만 하면 된다며 프로그램 영업에 활용되기도 하고, 웹접근성을 자동으로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만 설치하면 된다며 잘못된 정보로 시장을 흐리는 결과도 있었다.

품질인증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보다 신뢰성 있게 웹접근성을 확보해 나가고자 5월 23일 국가정보화기본법을 개정하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부차원에서 웹접근성 품질인증 심사는 직접은 하지 않고, 민간단체 중에서 품질인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여 품질인증 기관을 지정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지정을 받지 않은 단체에서는 웹접근성 인증심사를 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동안 민간에서 부여한 웹접근성 품질마크는 1년간 유효한 것으로 유예했으며, 이 법은 6개월 후인 11월 23일부터 발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웹접근성 품질인증심사를 종료한다고 공지한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국가기관이기도 하고, 법 개정에 직간접으로 개입하였으나 법 개정에 따라 사업을 중지하는 것이다.

문제는 민간단체이다. 11월 23일부터는 정부에서 웹접근성 인증 기관으로 지정을 받기 전까지는 웹접근성 품질인증 심사를 하거나 웹접근성 마크를 부여할 수 없다.

문제는 현재 계약하여 심사가 진행 중인 경우 11월 22일 이전에 마크를 부여하지 않는한 불법이 되는 것으로, 이미 투입한 인력과 업무에 대하여 비용을 청구할 수도 없고, 오히려 계약 위반으로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웹접근성 품질인증을 시행하고 있는 민간단체들은 정부에서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있으므로 11월 23일 법이 발효되면 바로 웹접근성 품질인증 기관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아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하여 시행해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도 심사기관으로 지정만 받으면 연속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웹접근성 품질인증기관 선정에 대한 고시안조차 입법예고하지 않았고, 이러한 절차를 밟아 지정기관으로 선정되기까지는 최소한으로 앞으로도 6개월 이상 소용될 것이다.

따라서 관련기관들은 그동안 장애인을 10명 이상 고용하여 품질인증심사를 해 오다가 갑자기 업무를 6개월 이상 정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월 운영비가 2천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면 6개월간 최소한 1억 2천만원은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웹접근성 업무를 하는 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손해를 보아야 한다. 6개월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거나 어쩔 수 없이 부당해고라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민간단체들은 정부가 6개월간의 준비 기간 동안 속도를 내어 준비를 해주었다면 이러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원망한다.

그러나 정부는 고시안을 만드는 것도 용역을 주어 연구를 하여야 하고, 입법예고도 하여야 하고, 선정 절차도 밟아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정말 열심히 달려왔으며 손을 놓고 있은 것이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민간단체들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가 일어날까 흥망이 달린 문제이고, 만약 웹접근성 품질인증 심사기관으로 지정을 받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되므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상황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정보를 수집하려 하였다.

하지만 정부는 늘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대답만 하였을 뿐, 인정되지 않은 불법기관에게 누가 일을 용역하겠으며, 운영상 어려움은 정부는 알 바가 아니라는 무책임한 입장이다.

단체들의 입장은 이제 당분간 급여 줄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악덕기업인이 되는 것이고, 억대의 돈을 손해볼 능력도 없거니와 협력기관을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가 싶어 분통이 터질 것이다.

법의 통과 후 통상적으로 6개월 내지 1년 후 발효를 하도록 부칙으로 정하고, 그 동안 준비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 6개월이 통상적인 것이어서 실제 준비기간은 더 필요할 수 있다면 법을 제정할 당시 발효는 1년 후로 정했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법은 국회에서 한 것이므로 우리 소관이 아니라고 하지만 법은 정부안으로 발의된 것이므로 이는 맞지 않다.

정부가 우리가 민간단체의 영업적 어려움까지 고려해야 하느냐라든가, 사실 앞으로 인증심사 기관으로 선정된다는 법도 없지 않느냐는 말이나, 법이 그렇게 된 것을 몰랐느냐, 몰랐다면 모르는 사람 잘못이 아니냐는 등의 말을 하는건 민간단체들을 더욱 화나게 한다.

법은 지켜야 하는 것이고, 모르는 사람은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을 넘어 손해를 보게 되거나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홍보하여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도 아니어서 국민들은 법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중대한 국가정책에서 이해 당사자와 협의가 필요하고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된다거나, 이렇게 준비를 해 달라는 등 동반자로서 협력하여 웹접근성을 진전시켜 나가자는 등의 협의나 회의도 없었다.

곧 무슨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영업정지와 같은 날벼락이 떨어진 것과 같은 형국인 것이다.

사실 장애인단체가 정부의 위탁 업무나 사업지원을 받다 보면 이와 유사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사회적 기업으로 일하다가 다시 선정받기 위해 심사를 기다리면서 자부담 운영을 하다가 사회적 기업 선정에서 탈락할 경우 몇 달간의 손실을 막을 방법이 없다.

스스로 포기하고 미리 알아서 정리를 하는 사람은 덕이고, 그래도 장애인고용을 해 보겠다고 희망을 갖고 정해진 심사기간까지 버틴 사람은 망한다는 것이다.

국가 예산은 12월에 마무리되면서 사업 선정은 3월에 이루어지는 사업의 경우 최소 3개월은 자부담하면서 버티다가 재선정에서 탈락하는 경우 정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지만, 단체는 바로 그것으로 인하여 재정압박을 받고 모든 책임을 져야 하며, 담당자는 회원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어 버리는 구조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일을 해오고 있는 민간단체들을 위하여, 그리고 웹접근성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어렵게 마련한 웹접근성 개선비를 연내에 사용하지 못해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지 못함은 행정편의주의가 아닌가 한다.

아니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장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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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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