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作, 햄릿(Hamlet) 中 >

햄릿에 나오는 이 대사는 굉장히 고뇌에 찬 고민이고, 일생 최대의 난제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삶이라는 것 자체가 이런 고뇌의 연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경쟁의 과다, 하지만 정말 비좁은 틈새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치열함은 죽고 사는 문제와 동급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모든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은 위와 같은 고민조차 할 수도 없다. 남들이 죽느냐 사느냐의 두 가지 갈림길에서 허우적댈 때 선택지가 없는 장애인은 그냥 살아야 한다. (죽어서도 안되지만)죽을 수가 없다. 남들의 멸시와 조롱에도 굳건히 서야 한다.

장애인의 희로애락 역시 선택지가 없다. 희로애락이란 옆에서 지켜보고,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인데 그럴 사람이 많지 않다. 나 혼자 삭이고 풀어야 한다. 그러니 사실 비장애인들의 고민보다 몇 배는 클 수밖에 없다.

사람이 죽음을 떠올리는 순간은 다름 아닌 ‘타인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라는 심리 연구 결과가 있다. 자신의 가치가 무궁무진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으면 무가치한 사람으로 여긴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장애인이 무가치(無價値)할까? 절대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존재의 이유가 있다. 하다못해 무성히 자라서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잡초마저도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이유가 있어 존재하는 것이다.

장애인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남에게 끝없이 어필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일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도 어필의 일종이다. 비장애인은 주위에 장애인들에게 위로를 받았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받은 위로를 감사함으로 주어야 한다.

무엇이든 주려면 소통이 필요하고, 잦은 소통은 이내 친밀함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험한 세상 힘을 모아 동역해 나간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이 어디 있을까?

난 장애인들이 매일 마다 죽느냐 사느냐 보다 더한 고민을 하며 사는 것보다는 즐겁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살기 어려운데 그런 고민으로 매일을 산다면 안타깝지 않나? 물론 필자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 비장애인이 있다면 그것에 감사하며 살아가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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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30대의 철없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주관적인 옳고 그름이 뚜렷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분노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두 팔 벗고 나선다. 평범한 것과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항상 남들과는 다른 발상으로 인생을 살고픈 사람. 가족, 사람들과의 소통, 이동, 글, 게임, 사랑. 이 6가지는 절대 놓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최신 장애 이슈나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를 장애당사자주의적인 시각과 경험에 비춰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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