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제10차 세션 회의 개막식 장면 ⓒ이광원

지난호 칼럼에서 언급했던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제10차 세션 회의는 2주간의 일정으로 지난 2일에 개막됐다.

가장 먼저 진행된 2일 오전회의는 10시부터 13시까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이하 ‘OHCHR’) 회의장인 빨레 윌송(Palais Wilson)의 컨퍼런스 룸에서 열렸다.

개막식 행사는, 제일 먼저 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칠레 출신 마리아(Maria Soledad CISTERNAS REYES) 의장의 인사말과 함께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협약’)과 관련된 각 분야별 인사들의 발언을 청취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처음으로 OHCHR의 경제사회문화분과 담당자 맥카이버씨의 발언이 있었다.

맥카이버씨는 금번 유엔총회 중 9월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될 유엔의 ‘장애와 개발에 관한 고위급 회담(High-Level Meeting on Disability and Development)’에서 ‘포스트-2015’의 아젠다에 ‘장애포괄개발(Disability Inclusive Development)’을 적용시키기 위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란 것에 대해 설명했다.

OHCHR도 이 협상과정에 적극 개입할 것이며, 유엔총회에 제출할 문건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유엔 총회에서는 유엔의 조약기구 강화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월 24일에 유엔 조약기구 의장단 회의가 있었는데, ‘인권보호’, ‘독립성’, ‘조약기구 내의 비용절감’, ‘장애인의 접근성 강화’, ‘지속가능한 조약’, 이렇게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특히 유엔의 조약기구들이 각종 업무와 행사 등에 있어서 장애인의 접근성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은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에 따라 OHCHR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도움을 받아 접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위원회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위원회 의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위원회에서는 위원회의 자체 회의뿐만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회의에도 참석하여 장애인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활동을 소개했다.

예를 들면 다른 유엔기구들에게도 접근성 문제에 대한 자문을 제공해주고 있으며, 개발 이슈, 원주민 장애인, 노인 장애인, 보조기기 등, 유엔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나 국제노동기구(ILO :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이하 ‘IL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 United Nations International Children's Emergency Fund, 이하 ‘유니세프’)의 회의 등에도 참여하여 협약의 정신에 맞는 의견들을 개진해왔다고 한다.

‘포스트-2015’ 논의에도 개입하여 인권모델 및 사회적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9월 23일 ‘장애와 개발에 관한 고위급 회담’의 결과물에 장애여성, 장애아동, 원주민 장애인 등, 소외된 장애인들의 문제가 담길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이하 ‘WIPO’)의 담당자 우즈씨로부터는 지난 6월 27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채택된,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저작권 제한과 예외에 관한 국제 조약인 ‘시각장애인 등의 저작물 접근권 개선을 위한 마라케시 조약(Marrakesh Treaty to Facilitate Access to published Works for Persons who are Blind, Visually Impaired, or otherwise Print Disabled)’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 조약은 WIPO의 160개 회원국과 50여개의 NGO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채택되었는데, 이 조약의 대상자는 주로 시각장애인이지만, 그밖에 정신장애 등 여러 이유로 독서 능력이 저해된 장애인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 행사와 관련하여 지난 6월 18일에는, 각국 대표단들을 위해 호세 펠리시아노(José Feliciano) 등 유명 시각장애인 가수들이 조약의 체결을 기원하는 공연을 하기도 했고,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는 6월 19일에 영상을 통해 조약의 체결을 촉구했으며, 6월 28일 서명식 후에는 스티비 원더가 콘서트를 열어 조약 채택을 축하했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WIPO 담당자 우즈씨에 따르면, 스티비 원더는 3년 전에 열렸던 WIPO 총회에 직접 참석하여 조약의 체결을 부탁하면서, 조약 비준국에 가서 자신이 직접 공연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 조약을 비준함으로써, 국내 시각장애인 등의 접근권이 향상됨과 아울러, 스티비 원더의 멋진 축하공연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회의를 참관 중인 NGO 대표단들의 모습 ⓒ이석구

다음에는 유니세프에서 나온 하이디씨의 발언이 있었다. 지난 5월 30일 유니세프는 처음으로 장애아동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제공이 되고 있는데, 장애인을 위하여 다양한 접근성 방식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장애아동과 관련한 글로벌 파트너십이 작년에 출범하여 현재 250개 단체와 협력 중이며, 오는 9월 24일 뉴욕에서는 장애아동과 관련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유니세프는 위원회나 국제장애연맹(IDA : International Disability Alliance, 이하 ‘IDA’)과의 협력을 통하여, 다음 달에 장애아동이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 다음으로 ILO의 장애프로그램 소속 바바라씨가 발언했다. 특히 바바라씨는 과거 IDA에서 근무했던 사람으로, ILO 내에서 장애인과 관련된 법, 특히 장애인의 노동권 관련 문제들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말에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장애인의 노동권 관련 주제를 다루는 역량강화 관련 워크샵을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ILO에는 트레이닝 센터가 있어서 노동 관련 내용을 교육 중인데 온라인으로도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협약 제8조(인식 제고)와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언론 매체를 통하여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이디오피아나 중국 등과 협조하며 노력중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의료적 모델로부터 사회적모델로 바꾸는 일 해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적장애인들을 교육함으로써, 중국정부가 지적장애인의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채택하도록 노력 중이며, 각종 가이드북 만들어서 정보제공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다음 칼럼에서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제10차 세션 회의 개막식의 주요 내용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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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광원은 장애인 보조기구를 생산·판매하는 사회적기업 (주)이지무브의 경영본부장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NGO보고서연대의 운영위원을 지냈고,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설립된 (재)행복한재단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립생활(Independent Living) 패러다임이 소개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연구회 회장 등의 활동을 통하여 초창기에 자립생활을 전파했던 1세대 자립생활 리더 중의 한 사람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 한국추진연대’의 초안위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사무총장, 국회 정하균 의원 보좌관 등을 역임한 지체장애 1급의 척수장애인 당사자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장애인당사자가 ‘권한을 가진, 장애인복지서비스의 소비자’라는 세계적인 흐름의 관점 아래 우리가 같이 공감하고 토론해야할 얘깃거리를 다뤄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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