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경계가 사라진지 오래된 것 같다. 입추가 지났지만 폭염이 연일 절정으로 치달으며 도심을 마비시킨다. 남극 얼음 절반은 녹아내려 버렸고, 북극엔 북극곰이 살 곳도, 먹을 것도 없어 굶어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 때문에 전력 소모량은 기록을 갱신하며 경계태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에 걸 맞춰 도심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은 낮 밤을 가리지 않고 더위를 피해 야외로 쏟아져 나온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도심은 한가 하지만 더위에 습기까지 높아서 짜증나기 쉬운 날씨다. 더위를 피해 바다로 떠나면 더위쯤은 싹 날려버릴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 해변캠프가 개장했다. 강원도 양양 광진리 해수욕장에서 32일간 개장한 장애인 해변캠프는 20년 동안 청정지역 동해안 곳곳을 돌며 개최됐다.

매년 동해안 지역 해수욕장을 골고루 즐길 수 있으니 지루하지 않다. 동해 최북단인 명파리 해수욕장부터 봉수대 해수욕장, 망상해수욕장, 낙산해수욕장, 설악해수욕장, 초도리해수욕장. 기사문 해수욕장, 그리고 올해 양양군 광진리 해수욕장에서 둥지를 틀었다.

전국 어딜 가든 해수욕장 모래밭에 휠체어가 접근 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광진리 장애인 해변캠프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백사장이나 모래밭에 이동이도 가능하게 플라스틱 빠레트 보행로가 만들어져 바닷가 바로 앞까지 휠체어가 접근 할 수 있고, 수상 휠체어도 까지 준비돼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바닷물에 입수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도 걱정 안 해도 된다. 해변캠프엔 안전요원이 상주하면서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해수욕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장애인 해변캠프는 휴가비 걱정을 덜어준다. 이곳을 이용하는 모든 시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니 경제적으로 알뜰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에 가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숙박이다. 휴가 시즌 급 성수기를 맞은 해수욕장 주변 숙박시설은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린다.

하지만 장애인 해변캠프엔 숙박 걱정이 없다. 장애인도 캠핑을 체험할 수 있게 텐트동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텐트를 이용하기란 좀처럼 힘든 경험이다. 캠핑인구 300만이 넘는 요즘, 대세는 캠핑 여행이다.

이처럼 캠핑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에겐 그저 남의 이야기에 불구한 허구에 불하다.

그러나 장애인 해변캠프에선 캠핑여행의 진수를 즐길 수 있게 텐트동의 구성도 다양하다. 가족 텐트 동 부터 단체여행객 텐트 동은 물런 캠핑여행에 꼭 필요한 이불은 물런 베게 까지 제공한다. 물런 모두가 무료로 제공된다.

장애인해변캠프의 서비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취사시설까지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이용 가능한 취사시설엔 가스레인지에서 요리를 할 수 있는 솥, 식판, 수저 젓가락 까지 제공한다.

해변캠프를 이용하는 여행객은 자신들의 음식취향에 맞게 재료만 준비해가 직접 조리해서 먹으면 된다.

게다가 물놀이 용품인 튜브, 수상휠체어 ,구명조끼, 파라솔, 비치의자까지 모두 공짜이니 이 얼마나 저렴하고 알뜰한 휴가를 즐길 수 있는가.

시설 이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 화장실은 물런이고 해수욕 후 샤워장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특히 올핸 가족 샤워장이 새로 만들어져 가족과 함께 해변캠프를 찾은 여행객에게 편리를 제공한다.

그동안 장애인해변캠프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 에겐 이동의 여건이 맞지 않아 해변캠프를 이용 할 수 없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올해부터 서울시와 곰두리협회가 한국타어 후원으로 리프트 장착 대형 버스가 서울광장에서 매일 오전 10시 출발한다.

이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대중교통을 이용 할 수 없었던 장애인에게 해변캠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장애인 해변캠프에선 문화행사도 다양하다. 캠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곰두리여름해변축제”인 노래자랑은 물런이고 각종 이벤트가 진행돼 여행객에게 재미를 더 해준다.

광진리 해수욕장 주변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광진리 해수욕장 주변인 지경, 남애간 해안도로가 신설되면서 경관이 새롭게 조성했다. 해안 철조망 없이 시원하고 탁 트인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해바다 곳곳은 철조망 때문에 경관을 헤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광진리 해변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남애 해수욕장 까지 휠체어로 걸으면서 산책하기 좋은 코다.

남애 해수역장 에는 남애항도 있어 싱싱한 횟거리도 먹을 수 있다. 남애항은 작은 어촌이어서. 아침 일찍 항구에 배가 들어오면 갓 잡아 온 싱싱한 활어를 착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싱싱한 회를 맛보고 나서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바다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시원한 커피한잔에 여유를 가져본다.

일상의 번잡함속에 일그러졌던 몸도 맘도, 바다를 바라보면서 느긋하게 게으름을 피워보는 시간은, 여름휴가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휴가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다만 바라봐도 힐링 되며 마음이 회복된다. 바다를 바라보는 느긋한 여행은 그 어떤 시간보다 나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이다.

남애해변에서 주문진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에 포매호수가 있다. 포매호수는 왜가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철새들이 서식하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호수는 둘레를 따라 데크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호수를 걷기엔 더 없이 좋은 길이다. 여름햇살에 빛나는 은빛 잔잔히 일렁이고 그 위를 걷다보면 인기척을 느낀 철새들이 날아오르는 풍경은 장관 이다.

새들의 비상과 동시에 호수에서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한여름 캠프가 가져다준 초록빛 건강한 여름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매포 호수 산책코스를 돌고 주문진 항으로 발길을 돌린다. 주문진 항은 워낙에 유명한 곳이어서 여행객의 발길이 끈이질 않는다. 주문진 항 먹거리 중에 생선구이를 빼놀 수 없다.

인근 연안에서 잡아온 싱싱한 생선을 바로 구워 먹을 수 있을 뿐더러 저렴한 가격에 맛 은 고품격 이다. 주문진 생선 구에 골목에서 구수한 생선구이를 맛보고 나면 어시장을 둘러본다.

어시장엔 당일 잡아온 활어들로 팔딱 거린다. 이곳에서 실한 문어한마를 사면 즉석에서 대쳐주는 곳 까지 있다. 문어는 동해에선 보양식품이다. 피를 맑게 한다는 문어는 여름철 더위에 탁월한 스테미너 식품이라 찾는 사람이 문정성시를 이룬다.

데친 문어를 먹을 땐 초장보다 기름장에 찍어 먹어야 더욱 감칠맛 난다.

이처럼 장애인 해변캠프엔 여름의 낭만과 먹거리 즐길 거리 볼거리 풍성하다. 얼마 남지 않는 여름, 장애인 해변캠프에서 막바지 더위 사냥에 나서보자.

•문의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장애인 해변캠프 (사) 곰두리 봉사협회

http://www.komduri.or.kr / 02)952-4025

해변캠프 풍경. ⓒ전윤선

해변캠프 풍경. ⓒ전윤선

해변캠프 편의시설. ⓒ전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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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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