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기재부는 110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성적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8조에는 민간으로 평가단을 구성하여 전년도 평가를 6월말까지 발표하도록 되어 있다.

공공기관의 평가를 위하여 평가 당해 전년도에 평가기준을 담은 편람을 발간한다. 즉 2012년도의 평가기준은 2011년에 발표된다. 그리고 2012년도 평가 결과는 2013년 6월말까지 발표하게 된다.

공공기관의 분류를 보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되며, 세부적 분류로는 위탁집행형 기관으로 본다.

평가 대상으로는 공기업 27개, 준정부기관 중 기금관리형이 13개, 위탁집행형이 19개, 중소형이 50개이다.

이 기관 중 장애인관련 업무를 평가점수에 반영하여 평가받는 기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만이 아니라 사실상 모든 기관이라 할 수 있다. 100점 만점에 장애인 의무고용 준수가 0.4점, 장애인생산품 구매실적이 2.0점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장애인고용을 촉진하려면 의무고용 평가점수 배점을 더 높여야 할 것 같다. 정부권장정책 준수 총점이 5.0점인데, 그 안에는 온실가스(LED 포함) 방지, 청년실업, 국가유공자 취업, 전통온누리 상품권구매 등도 들어 있다.

위탁집행형 기관의 평가배점을 보면, 리더십 책임경영에서는 비계량이 10점, 계량이 13점이고, 경영효율에서는 비계량이 15점, 계량이 17점, 주요사업에서는 비계량이 25점, 계량이 20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공기관의 주요사업 평가에서 장애인관련 사업을 평가받는 기관과 내용을 보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장애인체육활성화 지원사업에서 생활체육활성화를 평가받게 되어 있으며(대한체육회 발표 실행자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취업촉진사업, 사업체 장애인 고용창출사업,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지도사업,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사업, 고용연구개발사업 실적을 평가하게 돼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문화확산사업에서 장애인 생활과학교실 운영횟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는 시청자권익보호활동지원사업에서 장애인방송수신기 보급률,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취약시설물 안전검검사업에서 장애인복지시설 안전점검실적,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지식기반인프라 활성화사업 중 취약계층 정보역량제고사업으로 사업실적 등을 평가한다.

생활체육평가에서는 질적 평가는 없이 참여자만 본다는 것과 방송수신기는 보급대수만 많으면 된다는 것, 정보화진흥원에서는 실적목표 대비 달성율만으로 모든 장애인 관련 사업들을 묶어서 본다는 것은 앞으로 수정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사업평가에서 장애인취업촉진사업은 비계량 점수로 6점이 배점되어 있는데, 이는 효율성과 노력 정도와 성과로 판단하며 장애인 취업촉진사업, 직업능력평가사업,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사업 등을 포함한다.

계량평가 5점은 실적의 폭표달성 정도로 평가한다. 다른 사업들도 비계량과 계량의 방법은 유사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평가 총점은 77.4점이다. 참고로 78점에서 82점이 C 등급이고, 그 이하는 D 등급이다. 경영평가를 받은 공공기관 총 110개 중 A등급은 15개, B등급은 40개, C등급은 39개, D등급은 9개, E등급은 7개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장애인공단은 하위 15%에 들어간다.

한국장애인공단의 2012년도 평가결과를 2011년 평가결과와 비교해 보면, 비계량지표에서 책임경영, 사회공헌, 조직인적자원관리, 재무예산관리, 보수 및 성과관리, 장애인직업능력 개발사업 등 6개 항목에서 점수가 상승되었으며, 리더십, 노사관리, 사업체장애인고용창출사업, 장애인고용의무이행지도사업 등은 현상 유지, 징애인고용촉진사업, 고용연구개발사업 등 2개 항목에서는 점수가 하락되었다.

계량지표에서는 총인건비, 장려금지급사업체 장애인고용성과, 중증장애인 훈련참여증가율, 직업능력개발 훈련생 국가자격 취득률 등에서는 만점을 받았다.

그리고 노동생산성, 계량관리업무비 등은 점수가 전년도 대비 상승하였으며, 국민체감도 대비 고객만족도, 정부권장정책 이행정도, 인력대비 취업실적에 대한 노동생산성, 재무예산성과, 구직등록장애인 취업성과, 보조공학 기기지원 근로자 고용유지성과, 장애인고용율 제고성과 등에서는 점수가 하락되었다.

부진한 성과들을 세부적으로 보면, 재무예산관리는 C등급을 받았는데, 공기업에 적합한 기준을 준정부 기관에 일괄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고득점이 어려운 지표라고 공단은 해명하고 있다.

그 증거로 유사기관 8개 중 대부분 등급이 낮다는 것이다. 평가기관 전체 중 공기업은 30%에 미치지 않고 있으며, 배점과 평가기준을 기관별 특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궁색한 해명이다.

고용연구개발사업은 C등급을 받았는데, 연구결과의 실용화 정도, 목표치 도전성 부족 등 함리적 성과목표 설정과 관련된 사항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고객만족도에서는 서비스의 전문성 대응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었으며, 대구·대전·광주 지사의 하락폭이 큰 점을 볼 때 지사신설 및 직제 개편에 따른 업무이관으로 인한 서비스의 연속성 단절이 영향을 준 것으로 공단은 판단하고 있다.

지사가 늘어나면서 충분한 신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여 다른 지사의 인력을 축소한 것에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지역별 만족도 편차가 크게 나타나 직원교육이나 서비스표준화가 필요해 보인다.

계량관리업무비에서는 총수입에서 관리업무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는 것으로, 낮을수록 점수가 높다.

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의 지원금 110억원의 삭감과 장려금 41억, 표준사업장 19억원의 미지출 등으로 총 예산인 분모는 줄어든 반면 지사의 임차료와 비정규직인건비 등 2.8억원의 증가 등으로 분자는 늘어난 결과이다.

총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결과이고, 기능올림픽 행사의 지원금을 신규 다른 사업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행사성 사업으로 예산이 늘어난 기회를 놓치고 삭감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특히 장려금이 41억원이 남았다는 것은 장애인 고용이 목표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표준사업장지원금이 남았다는 것은 더 지원할 수 있는 것을 사업을 축소했다는 것이므로 장애인고용감소의 피해는 장애인이 입은 것이 아닌가 한다.

노동생산성은 부가가치를 평균인원으로 나눈 값으로, 부가가치란 총수입에서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한 것으로 노동생산성은 1인당 얼마의 일을 했는가이다. 만점이 3억 5천 5백만원으로 공단은 3억 2천 2백만원을 달성하였는데, 전년도 대비 부가가치가 65억 축소된 결과이며, 관리업무비 증가가 요인이다. 이 평가방법이야말로 공기업의 기준이 아닌가 한다.

인력대비 취업실적은 취업알선업무자 1인당 119건이 목표였으나, 94건을 달성하였다. 전년도는 목표가 64건이었으며, 103건을 달성하였는데, 목표를 너무 낮게 잡았다는 고용노동부의 지적에 따라 목표를 대폭 상승시키면서 오히려 전년도보다 실적은 낮았다. 목표가 거의 배로 올라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인데도 말이다.

총 취업건수는 10,515명으로 사실은 전년도보다 6명만 축소된 것인데, 취업알선 직원이 10명 늘어나면서 평균이 낮아진 것이다.

구직등록장애인 취업성과에서는 구직등록수 대비 취업건수로 점수를 환산하는데, 2011년도에는 23%가 목표였으나, 38%를 달성하였고, 2012년도에는 45%가 목표였으나 41%밖에 달성하지 못하였다.

전년도는 목표는 너무 낮게 하여 점수가 높았던 것이고, 2012년도에는 2011년보다 취업률은 높아졌으나 너무 높게 목표를 잡았기 때문에 달성률이 낮았다.

공단은 비계량 점수는 B등급 평균과 차이가 없으며, 계량점수에서 B등급 평균보다 5퍼센트 낮으므로 분발해야 한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사실 계량평가에서 목표대비 달성율은 목표를 낮게 잡으면 유리해진다. 목표치가 합당한가에 대한 평가가 없다. 그렇다면 노동부는 목표를 크게 잡도록 종용하겠지만, 공단이 노동부의 반대를 설득하여 목표를 낮추면 점수가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평가를 위한 평가이고, 장애인고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공단이 안일해질 것이다.

공단이 C등급인 78점에 조금 모자랄 뿐이라는 위안은 하위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되지 못한다. 중간만 하면 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예산을 세워놓고 지원 사업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을 적게 했다는 것이다. 불용 처리된 예산은 장애인에게는 손해인 셈이다.

취업관련 인력이 오히려 늘었지만 취업실적은 전혀 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이다. 비정규직도 늘어나고 있어 무거운 공단에 추진력은 약해졌다는 것이 올바른 평가일 것이다.

2013년에는 목표를 조금 낮출 것이고, 그러면 달성율은 좋아져서 사실 특별한 성과 없이도 평점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12년도 평가 성적이 낮은 덕분일 것이다.

이런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다보면 성과가 나고, 그에 따라 점수가 오르기를 바란다. 목표 대비가 아닌 전년도 실적 증가분이 평가지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공단의 분투를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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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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