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하게도 오래 걸렸네.

사십년 넘게 살면서

밤기차는 처음 타봤어요.

어둠이 거쳐 가는 정동진 역사는

일출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저 꼬마 보세요.

초등학생인데도

벌써 일출보러 왔는데

난, 사십년 넘어서

밤기차도 처음 타보고

정동진 일출도 처음 보네

누가 들으면 북에 고향 두고 온

실향민인줄 알겠네요."

그토록 보고 싶다던

정동진의 일출은 끝내 보지 못했다

바다안개가 한치 앞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는 정동진에 왔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떨고 있었다.

"춥지도 않은데

왜이리. 떨리는지,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고 있어요."

A의 얼굴은 작은 떨림으로 경련이 일고 있었다.

평소에 A는 뇌병변 장애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고 있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은 그런 떨림이 아니었다.

그리고 안개가 덮어버린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문의: 휠체어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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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역. ⓒ전윤선

안개에 싸인 선쿠르즈. ⓒ전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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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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