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에스캅은 지난 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새로운 아·태 장애인 10년’을 위한 장애인단체들의 세미나에 이어 정부고위급 회의와 장관급 회의를 가진 바 있다.
당시 주요 결정사항은 앞으로 아·태 지역의 장애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위하여 10년 간 국제협력을 통한 인천전략의 10개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과 국제장애인인천전략의 완전한 비준과 이행을 다짐하였다.
에스갑(ESCAP, 경제사회 이사회)에서는 인천송도 회의 이후 그 결정사항을 총회에 보고하고자 2013년 4월 25일부터 1주일간 태국 방콕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에스캅은 인천전략 이행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서로 협력하고, 계획 수립과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에스캅의 파트너로서 정부와 민간의 참여수를 동수로 하여 정부대표 15개국, 민간단체 15개 단체로 기획단 형식의 워킹그룹을 꾸리고자 하였다. 하지만 인천송도에서는 15개 국가는 정하였으나 15개 단체는 확정하지 못했다.
에스캅에서는 송도 회의에 반드시 참석한 단체일 것, 전국적 조직이거나 국제적 조직일 것, 대표성을 가지고 있을 것 등의 조건을 걸고 참여희망 단체를 모았는데, 19개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서로 양보하지 않아 파트너를 정하지 못한 것이다.
에스캅은 2013년 총회를 앞두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애인 시민사회단체들과 4월 23일 에스캅 본부(UNCC) 1층 F홀에서 조정회의를 열었다.
참여 희망단체 19개 단체 중 한 단체는 인도의 지방조직으로서 지난 해 자격 없음이 판명되었고, 18개 단체 중 WFDb(세계농맹중복장애인협회)를 제외하고는 17개 단체가 모두 참석하였다.
오전 9시 30분에 회의장에 모인 장애인단체들은 각자를 소개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아이코(에스캅 직원)가 지난 송도에서의 워킹그룹의 경과에 대하여 보고를 하였다. 11시가 되자 에스캅에서는 참여 희망단체들의 리스트와 자격요건에 대한 도표를 화면에 띄워놓고 정식으로 15개로 줄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였다.
에스캅 사무국에서는 15개 단체는 고정으로 참여하고, 참여하지 못한 단체는 옵서버로 하자고 하였다. 그리고 6개 단체로 3등분하여 교대로 참여하는 방식도 있다고 설명하였다. 참여조건이란 인천전략의 부속서의 조건을 충족하는 단체인가, 시민사회단체인가 등이다.
일본의 II(국제통합사회협협) 나가세 씨는 상호 양보와 협력을 강조하였고, 에스캅 사무국의 유웬화 씨는 파트너는 총회에서 회원인 각국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니 너무 첨예하게 대립한다고 답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인도에서 온 재활협회 대표 무카시 씨는 당사자 단체인 12개 단체는 풀맴버로 고정하고 3개 단체가 2년씩 돌아가면서 참여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는데, 인도네시아의 지역사회중심 재활 네트워크(CBR) 대표 굴람 씨에 의해 알파벳순으로 투표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참여를 요구하는 의욕이 너무 강하여 회의의 열기가 높아지자 아이코 씨는 워킹그룹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단지 새로운 아·태 장애인 10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열기를 식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유웬화 씨가 APCD(아태장애인 개발재단, 일본의 국제기금으로 운영되는 제2차 아·태 장애인 10년의 재원공여 역할을 하였음) 지원을 받는 ADF(아시아 장애인 포럼)는 신생으로 아직 독립적이지 못하고, 의존적 유사단체로 보아도 되지 않느냐고 언급하자, APCD의 사노 씨는 APCD가 인천전략에 공헌한 바가 많으며, ADF는 DPI와 오히려 협력적 단체라는 해명을 하였다. 나가세 씨는 먼저 장애인 당사자 단체인 12개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단체들을 심의하자고 하였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그 중 8개 단체는 에스캅 경제사회 이사국(ECOSOC) 민간단체 파트너로 등록된 단체임)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3개 단체 중 누가 옵서버로 빠져야 하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협상이 불꽃 튀게 이루어졌다.
AP-DPO United(한국 장애인단체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아·태 10년을 위해 결성한 아·태 장애인연합)는 처음에는 풀맴버 참여의 안정권이었으나, 박경석 대표가 과거의 15개 단체로 확정하고 신규 단체를 옵서버로 하자고 하자, 사노, 무카시, 굴람 등이 이를 지지하여 새로이 참여를 희망한 CBM(기독장애인협회), CADF(중앙아시아장애인포럼), AP-DPO United(아·태 장애인연합)이 참여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 위기를 맞았다.
기존 에스캅 교섭 단체 외에 신규로 참여를 희망하는 단체들이 일일이 호명되자, CBM은 옵서버로 남겠다고 하였고, AP-DPO United 대표로 참석한 이찬우 씨는 에스캅의 참여단체 조건을 충족하고 있음과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CADF 역시 풀맴버로서 참여하기를 희망하였다. 그러자 마라안 씨는 CBR과 Daisy가 옵서버로 남는 것을 제안하였다. Daisy는 정보기술협의체이므로 당자자는 아니라는 의미였다.
사노 씨가 CBR과 ANN이 옵서버로 남겠다고 정리하자 모든 것이 정리가 되었다. 두 단체는 APCD의 지원으로 운영되므로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ASEAN Autism Network(AAN, 아시아 자폐인 네트워크), CBM Central East Asia Regional Office(기독장애인선교회 중앙아시아 사무소), CBR Asia Pacific Network(지역사회 중심 재활 내트워크)가 옵서버로 남고, ASEAN DIsability Forum(ADF, 아시안 장애인포럼), Asia-Pacific Development Center on Disability(APCD, 아·태 장애인개발센터), Asia Pacific Disability Forum(APDF, 아·태 장애인포럼), Asia-Pacific DPO United(AP-DPO United, 아·태 장애인연합), Central-Asian Disability Forum(CADF, 중앙아시아 장애인포럼), DAISY Consortium(시각장애인 디지털 도서정보 시스템 콘소시엄), 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 Asia-Pacific(DPI-AP, 아·태 장애인연맹), Inclusion International Council Asia Pacific Region, 국제통합사회협회 아·태위원회), Pacific Disability Forum(태평양 장애인포럼), Rehabilitation International Asia Pacific(RI-AP, 아태 장애인재활협회), South Asian Disability Forum(SADF, 남아시아 장애인포럼), World Blind Union Asia-Pacific(WBUAP, 아태지역 세계맹인연합), World Federation of the Deaf(WFD, 세계 농아인재단), World Network of Users and survivors of Psychiatry(WMUSP, 세계정신장애인 네트워크), World Federation of the Deafblind Asia and the Pacfic(WFDb, 아·태지역 세계 맹농중복장애인협회) 등 15개 단체가 에스캅의 민간파트너가 되어 15개 정부 대표와 함께 앞으로 매년 아·태 장애인 10년에 관한 워킹그룹 회의를 하게 되었다.
이로써 AP-DPO United는 풀맴버로 에스캅 워킹그룹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총회 보고서의 공식문서에 기록되게 되었다.
난다 에스캅 사회개발국장은 독감으로 인하여 몸이 불편하여 회의 중간부터 참여하였으며, 폐회 인사를 통해 “합의를 이뤄내신 것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인천에서의 만남은 우리 모두에게 개척의 장이었으며, 우리 모두 인천전략의 로드맵을 진행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뉴욕에서 개최되는 장애개발 관련 고위급회의에서 인천전략의 결과물을 알릴 것입니다. 장애인의 장애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시는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이 모임이 바로 긴 여정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비전과 협력이 워킹그룹으로서의 분위기 조성과 인천전략 이행의 힘이 될 것입니다. 인천에서의 노력이 지금도 진척 중이며 AAN. CBM. CBR의 양보와 협력에 감사를 표합니다. 5년 후에는 워킹그룹 재구성시에 우선적으로 기회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정부에 이 결정을 전달하고 서명을 할 예정입니다. 여러분과 긴밀히 연락하고 아이디어를 들을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우리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각 단체의 대표로 오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이틀 후 있을 총회에서 뵙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