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더듬는 사람이 있었는데, 친구 중 한 명이 "그 사람 참 답답하고 불편하다'고 하자, 다른 친구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그게 그 사람의 매력이야!"

마음이 닫히면 허물부터 보이지만, 마음이 열리면 허물도 매력으로 보인다.

한국인 세 명 중 한 명 꼴로 암에 걸린다는 보고서가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왜 받는가?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인간관계를 통해 받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한다. 특히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대부분 자기가 옳다는 기준이 있기 때문이라는 대체의학적 분석이 유력하다.

세종 때에 재상을 지낸 황희에 대한 일화가 있다. 자기 집 종들이 다투는 것을 보고 황희가 한 종에게 물어보니 그가 자기의 옳음을 이야가했다. 그러자, "자네 말이 옳네!" 했다. 그러니까 옆에서 다른 종이 "옳긴 뭐가 옳아요? 이러이러 해서 제가 더 옳아요!" 하자, "듣고 보니 그 말도 옳네" 했다. 그 때 황희의 부인이 화를 내면서 "정승이라는 양반이 그렇게 하면 되요? 둘 다 옳다는 건 말이 안 되죠!" 했다. 그러자 황희는 "부인의 그 말은 정말 옳은 말이요!" 했는데, 그 말에 부인도, 종들도 다 웃고 말았다고 한다.

세종대왕을 보필하여 나라의 정치적 안정을 이룬 명재상이 바로 황희 정승이었다.

조선왕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치명적인 약점은 당쟁이다. 한반도라는 좁은 땅에 단일민족이 살기 때문에 항상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 '남 잘 되는 꼴을 못 본다' 는 말처럼 한국인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남보다 더 잘해야 한다. 그런데 항상 더 잘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신, 남을 헐뜯고 무너뜨리기는 더 적은 노력으로도 가능하다.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헐뜯고 이전투구 하는건 매한가지이다. 그것은 한국인의 슬픈 운명인가, 역사의 업보인가. 언제까지 서로 물어뜯고 싸울 것인가.

지금도 지역간의, 여야간의, 세대간의 갈등이 여전히 심각하다. 타인을 넘어야 할 경쟁 상대로 인식할 뿐, 내 삶을 훨씬 풍성해주는 고맙고 반가운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

자신이 옳고 반듯한 기준을 버린다면 사람들은 한없이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다. 만날 때마다 반갑고, 떨어져 있으면 그립다. 반가운 사람, 그리운 사람으로 넘친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저 인간은 좀 그래, 저 인간은 너무 잘났어, 저 인간은 어떻고...' 주위에 그런 사람들로 가득하다면 행복할 수 없다. 만약 가족마저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산다면, 그 사람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다.

황희 정승처럼, 자신의 옳음에서 한 걸을 나와 보자. 그러면 약점을 가진 자들을 사랑할 수 있으며, 서로 보듬어주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기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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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선 칼럼리스트
선천적 뇌성마비장애인으로 대전보문장애인자립센터에서 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장애로 인하여 때로는 좌절도 하고, 어려움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체험 홈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났으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한 공간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생활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와 함께 자립생활을 위한 과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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